KTB투자증권이 개인투자자를 사로잡아 위탁매매(브로커리지) 수수료수익과 신용공여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11일 KTB투자증권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개인투자자들의 주식결제대금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데다 대형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잔고가 한도에 이른 상황에서 KTB투자증권도 리테일부문 실적을 끌어올릴 기회를 찾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기업금융 중심 KTB투자증권이 삼성전자 주식 주며 개미 모으는 까닭

▲ 이창근 KTB투자증권 각자대표이사 사장.


KTB투자증권은 롯데카드와 협업해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증정하는 이벤트를 6월30일까지 열고 있다.

KTB투자증권 주식계좌를 보유한 고객이 롯데카드 이벤트 대상카드로 10만 원 이상 이용한 뒤 응모하면 본인 계좌로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준다.

KTB투자증권은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성장한 중소형증권사다.기업금융에 특화돼 있고 고객 접점을 위한 지점도 많지 않다.

일반적으로 대형증권사나 개인 주식거래 고객을 중심으로 한 토스증권 등에서 국내 주식증정 이벤트를 주로 진행한다. 현재 주식증정 이벤트를 열고 있는 증권사는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으로 계좌를 개설하면 국내 주식 가운데 무작위로 1주를 준다. 토스증권도 3월 모바일트레이딩(MTS) 시작을 기념해 가입 고객에게 국내 주식을 무작위로 1주 지급했다.

KTB투자증권의 이번 이벤트는 참여고객에게 삼성전자 주식 1주를 지급한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끌고 있다. 삼성전자 보통주는 8만 원이 넘기 때문이다. 10일 삼성전자 보통주 1주 가격은 8만3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TB투자증권은 지난해에도 주식증정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삼성중공업 등 국내 주식 1주를 무작위로 증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삼성중공업 주식 1주는 10일 종가 기준으로 6030원이었으며 2020년 8천 원 안으로 거래됐다.

KTB투자증권은 개인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해외주식시장을 열 계획도 세우고 있다.

KTB투자증권 관계자는 "3명으로 구성된 작은 팀이기는 하지만 해외주식운영팀을 만들었다"며 "올해 안에 해외주식 거래서비스를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KTB투자증권의 리테일 영업 강화는 인력충원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2020년 10월에 2021년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진행했는데 2019~2020년 공개채용 때와 달리 본사관리 부문에서 리테일 영업지원 직무를 채용했다.

최근 주식시장이 활황세를 지속하면서 KTB투자증권도 개인투자자 고객 확보에도 눈을 돌리는 것으로 보인다. 위탁매매 수수료수익 증가, 신용공여를 통한 수익 증가 등이 더해지면 실적에 큰 보탬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예탁결제원이 4월22일 발표한 '2021년 1분기 증권결제대금 현황'을 보면 1분기 위탁매매와 관련한 주식결제대금은 2조7천억 원으로 2020년 4분기와 비교해 42.6%, 2020년 1분기와 비교해 5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KTB투자증권은 2020년 다른 증권사들과 비교해 위탁매매 수수료수익 대폭 늘지 않았다. KTB투자증권의 2020년 수탁수수료 수익은 159억8400만 원으로 2019년 대비 46%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감독원이 올해 3월15일 내놓은 ‘2020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증권사들의 전체 수탁수수료 수익은 주식거래대금 증가에 힘입어 104.8% 늘어났다.

KTB투자증권은 수탁수수료 외에 신용공여를 통한 수익도 창출할 수 있다. 신용공여란 투자자가 주식거래를 위해 증권사의 빚을 지는 것이다. 증권사들은 고객에게 주식매수자금을 빌려주고 4~10%의 대출이자를 받을 수 있다.

증권사는 신용공여를 할 수 있는 액수가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돼있는데 최근 대형증권사들의 신용공여 잔고가 최고치에 이르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이 KTB투자증권 등 중소형증권사로 향할 여지가 있는 셈이다.

KTB투자증권은 4월 유진저축은행 관련 지분을 인수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용공여 확대를 통해 리테일 수익 확대를 꾀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제기됐다.

저축은행을 인수하면 스탁론을 통해 신용공여를 확대할 수 있다. 스탁론은 저축은행 등의 금융기관이 증권사 고객에게 증권계좌나 예수금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주식 연계신용대출이다.

KTB투자증권의 신용공여 서비스 금리는 7일 이내 5.9%, 8일~15일 6.9%, 16~30일 7.8%, 31~60일 8.1% 등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진선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