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산업과 비나텍이 정부의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지원정책에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9일 증권업계와 기업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선순환체계를 마련다는 계획에 따라 관련 기업이 사업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진산업 비나텍,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생태계 조성정책에 기회 커져

▲ 서중호 아진산업 대표이사(왼쪽)와 성도경 비나텍 대표이사.


정부는 4월28일 ‘탄소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 발족식을 열었다. 이 단체는 탄소소재산업분야 수요 확대와 새 시장 창출을 위한 협력 협의체로 산업지원과 활성화정책에 반영될 단계적 계획을 수립하게 된다. 

얼리이언스는 수요산업 개척을 통한 시장 창출, 정책 발굴을 통한 진흥계획 수립, 전후방사업분야 실증지원 등을 위한 논의를 진행한다. 이를 위해 △얼라이언스 전체회의 △수요산업 진흥 워킹그룹 △유망품목 워킹그룹 △탄소중립 워킹그룹도 운영한다. 

탄소소재 융복합산업은 탄소소재를 기초로 부품·중간재를 생산하고 수요산업에 적용해 제품의 성능을 높이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산업이다.

탄소소재는 탄소로 이루어진 소재로 초경량, 고강도 등 우수한 물성을 보유하여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할 것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소재다. 탄소결합 형태와 소재 특성에 따라 △탄소섬유 △인조흑연 △활성탄소 △카본블랙 △탄소나노튜브 △그래핀 등 6가지로 분류된다.

이에 앞서 정부는 2월24일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종합발전전략을 발표하며 한국탄소산업진흥원 개원식을 개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법정위원회인 운영준비회를 통해 탄소산업진흥원 설립을 준비했다.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은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전담 지원기관으로 ‘글로벌 톱3 탄소소재산업 강국 도약’을 목표로 세웠다.

정부는 탄소소재 적용으로 고부가가치 창출이 예상되는 모빌리티, 에너지·환경, 라이프케어, 방산·우주, 건설·사회간접자본(SOC) 등 5개 산업을 핵심 수요산업으로 설정하고 각 수요산업별 맞춤형 지원정책을 내놨다.

정부는 이를 통해 △탄소소재 융복합 얼라이언스를 중심으로 업종별 사업모델을 발굴해 수요를 창출하고 △기존시장 확대를 위한 실증을 지원하며 △신규시장 창출을 위한 유망기업 육성하고 △산업기반 조성을 위한 플랫폼을 고도화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글로벌시장 조사업체들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살펴보면 세계 탄소소재시장은 2019년 52조 원에서 2030년에 17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탄소소재 응용부품시장은 같은 기간 동안 310조 원에서 1055조 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정부의 탄소소재 융복합산업 지원정책과 함께 연평균 10%가 넘는 시장 성장에 힘입어 아진산업과 비나텍이 사업기회를 더욱 잡을 것으로 보인다.

아진산업은 1978년에 설립돼 자동차 차체부품을 시작으로 지능형 자동차 전장제품과 정보기술(IT)부품 등 품목을 늘리며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이다. 주요 고객사는 현대자동차그룹이다.

완성차업체가 최근 고강도, 경량화, 모듈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아진산업은 이에 발맞춰 다양한 기술을 개발해 대응하고 있다. 2015년 탄소섬유 복합소재를 적용한 경량 자동차부품을 개발한 데 이어 2016년 탄소복합재료를 적용한 차체 충격흡수 빔 개발에도 성공했다.

아진산업의 탄소복합재 성형기술이 적용된 자동차부품은 기존보다 30% 가볍고 강도는 20% 높다.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매출이 발생했다. 

문선규 NICE평가정보 연구원은 "자동차부품시장은 경량화와 친환경화 기조에 따라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며 ”아진산업은 그동안 축적한 융복합소재 기반 차체부품 경량화 및 전기차 효율 향상시스템기술을 통해 경쟁사보다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비나텍은 1999년 설립돼 탄소소재를 활용한 슈퍼커패시터와 연료전지스택의 소재 및 부품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복합탄소소재와 탄소나노섬유 관련 국책 연구과제에도 참여했으며 다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슈퍼커패시터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 전력을 공급하는 에너지저장장치다. 빠른 충·방전속도와 긴 수명, 높은 출력 등 장점을 보유하고 있어 태양광과 풍력, 전장 부품, 데이터센터 등에 적용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높은 출력을 낼 수 있어 스마트팩토리,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등 짧은 시간에 높은 출력을 요구하는 제품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소차에도 출력 확보를 위해 기존 배터리를 대체해 슈퍼커패시터의 탑재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