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들어 4개월 만에 수주목표 65%에 도달하며 올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정 사장은 임기 첫해 일감 확보에 청신호를 밝혔는데 앞으로 고부가 LNG선(액화천연가스 운반선과 추진선) 수주에 더 집중해 내년 흑자전환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수주목표 달성 보여, 정진택 LNG선 수주로 내년 흑자 원해

정진택 삼성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선사 셀시우스 쉬핑(Celsius Shipping)이 발주를 검토하고 있는 LNG운반선 4척 수주에 가장 유력한 조선사가 삼성중공업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삼성중공업이 유력한 조선사로 꼽히는 이유는 2018년 삼성중공업이 셀시우스 쉬핑으로부터 LNG운반선 4척을 수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이번에 셀시우스 쉬핑이 발주할 LNG운반선 4척의 선박 건조가격은 모두 7억4천만 달러(8300억 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정 사장이 올해 안에 셀시우스 쉬핑의 LNG운반선 4척을 수주하게 된다면 임기 첫해부터 수주목표 달성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1월부터 4월까지 모두 42척, 51억 달러 규모의 신규수주를 따내 올해 수주목표 78억 달러의 65%가 넘는 일감을 이미 확보했다.

조선업 특성상 연초보다 연말로 갈수록 선박 발주가 더 활발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주목표 달성 가능성이 매우 큰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중공업 수주잔고도 1분기 기준 254억 달러로 최근 5년 동안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 수주잔고는 2019년 말 기준 230억 달러, 2020년 말 기준 222억 달러였다.

세계 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와 경기부양책 효과로 조선업시황 전망이 밝아 삼성중공업은 앞으로도 순조로운 일감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선박 발주량은 지난해 1900만 CGT(표준화물서 환산톤수)보다 25% 늘어난 2400만 CG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19년의 2900만 CGT를 어느 정도 회복하는 수준이다.

삼성중공업은 2019년 당시 수주목표의 91%에 해당하는 71억 달러의 신규수주를 거두며 양호한 수준의 일감을 확보했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코로나19에 따른 조선업 침체 여파로 신규수주가 55억 달러에 그쳐 수주목표(84억 달러) 달성률이 65%에 머물렀다.

올해 정 사장은 일감 확보라는 선결과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고부가 LNG선 수주를 더욱 늘려 흑자전환에 기틀을 마련하는 데 더욱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 대표에 올해 오른 정 사장의 가장 큰 과제는 흑자경영으로 전환이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 연속 영업적자를 거뒀다.

삼성중공업은 조선3사 가운데 해양플랜트 의존도가 가장 높은데 6년 연속 적자의 원인으로 해양플랜트의 건조나 인도일정 지연과 관련한 비용이 늘어난 점이 꼽힌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이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수주 부진과 저가수주 영향으로 올해도 영업손실 600억~2천억 원가량을 볼 것으로 바라본다. 하지만 올해 고부가 LNG선박을 중심으로 수주를 늘린다면 내년 영업이익 달성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친환경 신기술 및 신제품의 연구개발에 더욱 집중해 시장을 선점해야 한다"고 말하며 친환경선박인 LNG선 수주 확보를 중요 과제로 꼽았다.

삼성중공업은 특히 LNG추진선 수주 경쟁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LNG를 연료로 활용할 수 있는 추진엔진을 탑재한 LNG추진선은 동급의 석유연료추진선보다 가격이 비싸고 선박 건조가격에 설계비용 프리미엄까지 붙어 고부가선박으로 꼽힌다.

삼성중공업은 지금껏 세계 선박시장에서 발주된 모든 LNG추진선 31%에 해당하는 36척을 수주해 LNG추진선 수주시장 점유율 1위에 올라있다.

3월 초에는 아시아 지역 선사와 1만5천 TEU(20피트 컨테이너선 적재량단위)급 초대형 LNG추진방식 컨테이너선 5척의 건조계약을 맺으며 LNG선 수주경쟁력을 확인했다.

정 사장은 수익성 높은 일감 확보를 위해 전통적 고부가선박으로 꼽히는 LNG운반선 수주에도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세계에서 발주된 LNG운반선의 36%를 차지하는 19척을 수주했다.

카타르 국영 석유회사 카타르페트롤리엄이 추진하고 있는 노스필드 가스전 프로젝트의 LNG운반선 100여 척이 올해 하반기 발주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6월 카타르페트롤리엄은 국내 조선3사와 선발 발주 체결 이전에 건조공간을 미리 예약해 두는 건조슬롯 예약계약을 맺었다.

삼성중공업은 발주시기에 맞춰 LNG운반선 일감 확보가 가능한 셈인데 조선3사의 균등수주를 가정하면 삼성중공업은 LNG운반선 33척가량을 추가로 수주할 수 있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들어 세계 선박 발주환경이 호전되면서 우수한 수주실적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를 바탕으로 수주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며 "최근 LNG 관련 엔지니어링 역량 강화, 실증설비 구축 등 기술 개발에 힘써 온 노력의 결과도 가시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