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등 5대 금융지주사가 금융시장에서 영향력을 대폭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5대 금융지주는 일제히 1분기에 사상 최대 분기 순이익을 내며 코로나19 사태 영향을 극복하고 성장세를 보였다.
 
5대 금융지주의 금융시장 영향력 막강, 비은행 매물찾기 경쟁 더 치열

▲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왼쪽)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금융지주사들이 은행계열사로 안정적 이익기반을 갖추고 비은행계열사 육성에도 좋은 성과를 본 만큼 막강한 자본력을 앞세워 인수합병과 투자 등으로 몸집을 더 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3일 증권사 분석을 종합하면 올해 국내 5대 금융지주사는 1분기와 같은 실적 증가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해 나갈 가능성이 크다.

그룹 차원의 비은행부문 육성 성과가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고 증시 호황과 정부 대출규제에 따른 수혜가 각각 증권과 은행계열사 성장에 힘을 보탤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은행 가계대출 증가율은 사상 최대수준을 보였다”며 “올해는 정부 대출규제를 계기로 금리를 높일 수 있어 수익성 확보에 긍정적”이라고 바라봤다.

국내 주요 금융지주사는 1분기에 모두 사상 최대 순이익을 낸 데 힘입어 올해 연간으로도 역대 최대실적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금리 하락으로 영업환경이 불리해졌지만 대출수요가 급증해 악영향을 만회했고 비은행계열사 실적이 대부분 크게 늘어나며 전체 순이익 증가를 견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KB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 총합은 지난해 1분기보다 약 3배로 늘었다. 신한금융지주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같은 기간 84%, 하나금융지주는 153%, 우리금융지주는 463%, NH농협금융지주는 339% 늘었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증가세는 대출 만기연장조치에 따른 충당금 감소와 일회성비용 절감 등 영향이 포함된 만큼 중장기적으로 성장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은행부문 실적비중을 키우는 것은 안정적 이익구조를 확보하는 데 효과적 방법인 만큼 주요 금융지주사에서 비은행계열사 육성전략에 더 힘을 실을 가능성이 크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1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을 통해 이익 증가로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만큼 인수합병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인수합병을 위한 내부 유보자금을 꾸준히 유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하나금융지주는 충분한 자본력을 확보한 만큼 인수합병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는 증권사와 보험사 등 매물을 적극적으로 찾으며 인수기회를 노린다고 밝혔고 NH농협지주도 카드사 등 비은행부문 인수합병을 추진할 수 있다는 전망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코로나19 사태에도 1분기까지 가파른 실적 증가세를 보인 것은 결국 비은행계열사 인수합병으로 외형을 키운 성과가 실적에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푸르덴셜생명을, 신한금융지주는 오렌지라이프 잔여지분을 인수했고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해보험, 우리금융지주는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변화가 이뤄졌다.

올해는 금융지주사들이 실적 증가에 힘입어 더 막강한 자본력을 확보한 만큼 비은행계열사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더 치열한 인수합병 경쟁에 불을 붙일 수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지방금융지주들도 대형금융지주사들과 비슷한 실적 흐름을 보인 만큼 인수합병시장에서 맞경쟁을 노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결국 증권과 보험, 카드, 저축은행, 여신금융 등 비은행부문 금융업에서 중장기적으로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차지하는 영향력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생명과 미래에셋증권 등 업권별로 확실하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금융회사를 제외한 중소형 보험사와 증권사, 카드사 등이 금융지주 계열사와 경쟁하기는 갈수록 어려워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주요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들어 그룹 차원의 협업체계를 강화해 금융상품 판매나 투자금융 등 분야에서 여러 비은행계열사들이 힘을 모아 시너지를 내도록 하는 전략에 힘을 싣고 있다.

계열사들끼리 디지털플랫폼을 공유해 비대면 금융채널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사례도 많다.

결국 이런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비금융지주 계열 금융회사들은 더 불리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였다. 
 
5대 금융지주의 금융시장 영향력 막강, 비은행 매물찾기 경쟁 더 치열

▲ (왼쪽부터)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병환 NH농협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현재 손해보험업황이 악화하며 중소형보험사들이 대부분 경영난에 내몰리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에 대거 매물로 등장해 금융지주사들의 인수대상으로 고려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카드업계와 캐피털업계, 증권업계에서도 이른 시일에 수수료 및 대출금리 등 규제 강화와 증시 침체 등이 중소형금융회사들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져 비슷한 변화를 보일 가능성이 거론된다.

결국 금융지주사들의 비은행 인수합병 경쟁이 치열해지고 금융시장 환경은 악화하면서 대형금융지주사들의 영향력이 은행을 넘어 비은행부문까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금융지주사 회장들도 단기간에 경영성과를 낼 수 있는 방법이 결국 인수합병에 있다고 판단하는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기회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대형금융지주사들은 지금 인수합병 이외에 마땅한 성장전략을 내놓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한 금융지주사는 실무자들이 모두 매물 찾기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