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이 앞으로 온라인사업 강화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사장은 한섬 대표로 있을 때 온라인몰 ‘한섬닷컴’의 성공을 이끈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백화점의 온라인몰 ‘더현대닷컴’과 ‘현대식품관 투홈’을 키운다.
 
[오늘Who] 현대백화점 다음은 온라인몰, 김형종 한섬닷컴 성공 소환

▲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이사 사장.


30일 현대백화점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3월 문을 연 더현대서울의 초반 흥행몰이에 성공한 김 사장은 다음 과제로 온라인사업의 강화를 꼽고 있다.

김 사장은 3월 현대백화점 주주총회에서 “현재 백화점업계의 온라인정책은 백화점 상품을 대폭 할인해 경쟁적으로 판매함으로써 수익성 악화를 초래하는 비효율적 전략이다”며 “온·오프라인을 연계해 시너지를 내는 데 초점을 두고 볼륨화보다 차별화된 온라인몰로 육성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최근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국내 유통산업의 주도권과 고객 관심사가 온라인으로 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백화점이 지닌 강점과 앞으로 강화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냉정하게 분석하고 있다”고 온라인사업의 중요성을 들었다.

현대백화점은 그동안 유통 경쟁사들과 비교해 온라인사업 확대에 소극적 모습을 보여줬다.

경쟁사인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온라인사업 강화를 위해 각각 온라인몰 ‘롯데온’과 ‘SSG닷컴’을 중심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롯데쇼핑은 3월 중고나라 지분을 인수하는 과정에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했고 SSG닷컴은 온라인패션 플랫폼 W컨셉을 2650억 원에 인수했다.

게다가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은 모두 이커머스기업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도 뛰어들었다.

김 사장은 인수합병으로 규모를 키우는 경쟁사와 달리 현대백화점이 보유한 ‘더현대닷컴’과 ‘현대식품관 투홈’을 강화해 온라인시장을 공략할 방침을 세우고 있다.

더현대닷컴은 2016년 백화점 상품만을 판매하는 고급 온라인몰로 문을 열었는데 아직 경쟁사의 온라인 플랫폼과 비교해 존재감이 부족하다.

김 사장은 온라인몰 ‘한섬닷컴’의 성공방정식을 더현대닷컴에도 적용해 차별화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계열사인 한섬 대표를 맡았는데 온라인몰 한섬닷컴의 매출을 5년 만에 17배 가까이 키우는 성과를 냈다. 더한섬닷컴은 론칭 첫해인 2015년 매출이 60억 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에는 1100억 원까지 성장했다.

김 사장은 한섬 브랜드의 제품 가격을 온라인몰에서도 백화점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고급 브랜드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소비자들에게 ‘언제 어디서 사도 손해보지 않는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한 정책이었다.

대신 오프라인 매장에 나가지 않고도 집에서 옷을 입어보고 무료 반품할 수 있는 ‘앳홈’ 피팅 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충성고객을 확보했다.

김 사장은 더현대닷컴에서도 고급화정책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가격으로 승부를 보는 이커머스업체가 많은 만큼 백화점의 온라인몰은 가격이 아닌 제품의 품질이나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더현대닷컴은 올해 2월 한 번의 결제로 같은 상품을 여러 명에게 각각 보낼 수 있는 선물하기서비스를 선보였고 온라인에서 결제한 상품을 매장에서 찾아갈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았다. 

식품부문에서도 고급화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2020년 식품 온라인몰 ‘현대식품관 투홈’을 론칭했다. 현대식품관 투홈은 현대백화점 식품관에서 파는 신선식품과 F&B(델리, 베이커리 등)를 온라인으로 옮겨놓은 것으로 프리미엄 식품을 중심으로 상품이 구성돼 있다.

김 사장은 패션이나 생활용품은 더현대닷컴, 식품은 현대식품관 투홈으로 플랫폼을 이원화해 각각의 전문성을 살리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이 뒤늦게 온라인시장에 뛰어든 만큼 남들과 다른 전략을 고민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백화점은 온라인사업 강화의 일환으로 ‘H포인트페이’ 상표권을 등록하는 등 간편결제시스템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간펼결제는 현재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며 “더현대닷컴과 현대식품과 투홈을 따로 운영하는 것은 전문몰을 운영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함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