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알짜배기회사’다."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은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확정 된 뒤 임직원에게 보낸 메일에서 기대를 아낌없이 나타냈다.

푸르덴셜생명이 국내 최고 수준의 건전성과 효율적 손해율 관리역량, 최정예 설계사 조직까지 모두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오늘Who]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 알짜, 윤종규 보험사 시너지 남아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설명


푸르덴셜생명은 KB금융지주 올해 1분기 실적에서 알짜배기 노릇을 해내며 윤 회장의 비은행 강화전략에 힘을 보탰다. 

윤 회장은 보험부문을 성장 핵심동력으로 점찍고 지난해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성사시켰는데 이제는 계열사 사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27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보험계열사가 그룹 안에서 존재감을 키우며 비은행계열사 성장을 이끌고 있다.

푸르덴셜생명, KB손해보험, KB생명보험으로 이어지는 '보험 3총사'가 윤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은행과 비은행의 균형성장 핵심축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분기 KB금융그룹 보험계열사의 순이익을 합치면 1794억 원(푸르덴셜생명 1121억 원, KB손해보험 688억 원, KB생명보험 -15억 원)으로 전체 KB금융그룹 순이익의 14.12% 비중을 차지한다.

2020년 1분기 831억 원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순이익 규모가 커졌으며 그룹 내 순이익 비중은 3%포인트가량 높아졌다. 

다만 KB생명보험은 최근 판매채널 다변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나선 영향으로 순손실을 냈다. KB생명보험 관계자는 "방카슈랑스와 보험법인대리점(GA) 영업이 활성화되면서 비용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KB손해보험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순이익이 줄였는데 최근 8천억 원 이내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며 지난 3년 동안의 실적 감소세를 끝내고 이익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기존 두 보험계열사의 실적 후퇴에도 KB금융지주 실적에서 차지하는 보험부문 비중은 오히려 높아졌다. 1분기 KB금융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고인 48.6%을 보였다. 윤 회장의 비은행 강화전략이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특히 지난해 8월 KB금융그룹에 편입된 푸르덴셜생명이 1천억 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면서 인수 당시 윤 회장이 보였던 기대가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2020년 4월 KB금융지주는 푸르덴셜생명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인수가격 조정이나 협상 등 통상적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한 점을 놓고 금융권 일각에서는 조급하다는 시선도 나왔다.

KB손해보험 노조는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윤 회장 개인의 연임을 위한 '성과 부풀리기'라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그러나 푸르덴셜생명이 KB금융그룹 비은행계열사 실적 증가에 크게 기여하고 있는 만큼 윤 회장의 당시 결단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윤 회장은 올해부터 지주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보험부문과 글로벌 총괄을 맡겼다.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는 보험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염두해 둔 행보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는 양종희 부회장이 선임됐다. 양 부회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 동안 KB손해보험을 이끌어왔다.

이사회 구성에서도 보험계열사 사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윤 회장의 의중이 읽힌다. 

푸르덴셜생명은 3월 말 주주총회에서 이창권 KB금융지주 전략총괄 및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새로 선임했다. 

이 부사장은 2020년 초 푸르덴셜생명 인수를 위해 구성된 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주역이다. 이후 실무협의회를 통해 인수 이후 통합작업(PMI)에도 참여했다.

이 부사장은 다른 KB금융그룹 보험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기 위한 조율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보인다. 

이 부사장은 전략분야를 중심으로 2015년부터 지주 핵심부서에서 근무해왔다. 2020년까지 지주 재무총괄(CFO)을 지냈던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과도 계속 발을 맞췄다.

이 부사장은 2월부터 KB손해보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기도 하다.

현재 KB손해보험은 푸르덴셜 사옥에 위치한 교차판매사업단을 통해 푸르덴셜생명의 강점인 설계사조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으며 향후 협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KB금융지주는 향후 푸르덴셜생명과 KB생명 통합작업도 염두해두고 있는 만큼 향후 이 부사장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