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이 두산 자회사 두산퓨얼셀아메리카를 흡수합병할까?

두산그룹은 수소사업에 미래를 걸 준비를 하면서 미국 수소시장을 바라보고 있는데 두산퓨얼셀이 두산퓨얼셀아메리카를 흡수합병하면 미국시장 진출에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집중, 두산 미국 자회사와 합병 가능성

▲ 유수경 두산퓨얼셀 대표이사.


23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두산그룹이 그룹 안의 수소연료전지사업 역량을 두산퓨얼셀로 모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두산그룹 내 수소연료전지사업 주체는 모두 4개로 두산퓨얼셀과 두산의 자회사 두산퓨얼셀아메리카, 두산 내 퓨얼셀파워BU(비즈니스유닛),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DMI)이다.

이 가운데 두산퓨얼셀이 두산퓨얼셀아메리카를 흡수합병할 가능성이 먼저 나온다. 두산퓨얼셀은 사업이 활발하고 두산퓨얼셀아메리카는 최근 사업이 좋아지고 있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두산그룹이 두산퓨얼셀을 중심으로 수소연료전지사업 구조를 재편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두산퓨얼셀아메리카가 두산퓨얼셀에 흡수합병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두산퓨얼셀이 두산퓨얼셀아메리카를 흡수합병한다면 주력 생산제품이 같아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데다 미국 진출을 위한 직접적 생산기지를 곧바로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두산퓨얼셀아메리카는 두산의 100% 자회사로 미국 코네티컷 공장에서 수소연료전지의 한 종류인 인산형 연료전지(PAFC)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두산퓨얼셀도 국내 수소연료전지시장에서 인산형 연료전지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두산그룹이 수소사업 모든 분야에 걸친 가치사슬(밸류체인) 전략을 수립하면서 주로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점도 두산퓨얼셀의 두산퓨얼셀아메리카 합병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두산은 20일 두산퓨얼셀, 두산중공업 등 계열사 전문인력을 모아 '수소태스크포스팀(TFT)'를 설립하며 "북미 수소시장에 주목하고 있다"며 "미국 각 주별 수소시장 분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수소 관련 산업의 세계시장 규모는 지난해 1250억 달러에서 2050년 1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정책에 힘입어 미국 수소시장의 성장이 가파를 것으로 예상됐다.

두산퓨얼셀아메리카도 미국 수소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하면서 순이익을 내는 등 실적이 개선되고 있다.

두산퓨얼셀아메리카는 지난해 매출 2424억 원, 순이익 89억 원을 거뒀다. 2019년보다 매출은 4.9% 늘었고 순이익을 내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산퓨얼셀은 두산퓨얼셀아메리카 합병 등을 포함해 해외시장 진출을 서두를 것으로 예상된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세계 수소연료전지시장은 개화 국면에 진입했다"며 "국내 1위 사업자 두산퓨얼셀은 사업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두산퓨얼셀은 2018년부터 3년 연속 국내 수소연료전지 수주 점유율 70% 이상을 보이며 시장의 선도기업 위치를 굳혀가고 있다.

이런 만큼 두산그룹 수소사업의 가치사슬을 마련하는 데 중심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퓨얼셀은 그룹의 수소사업 전략에 발맞춰 수소연료전지사업뿐 아니라 수소 생산사업으로도 적극적으로 발을 넓혀가고 있다.

두산퓨얼셀은 한국가스공사가 주도하는 국책사업에 참여해 액화석유가스(LPG) 등 가스를 원료로 전기와 열, 수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 '트라이젠(Tri-gen)'을 개발하고 있다. 이르면 2022년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산퓨얼셀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생산 시설 및 수소연료 공급시설 설치 및 운영을 사업목적으로 새로 추가하기도 했다.

두산퓨얼셀은 공격적 경영목표를 설정하며 두산그룹의 수소사업 선봉에 설 기반을 마련해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두산퓨얼셀은 2023년 매출 1조5천억 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난해 개별기준 매출 4618억 원을 보면 3년 만에 3배가 넘는 매출을 올리겠다는 것이다.

두산퓨얼셀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수소태스크포스팀을 통해 다양한 수소사업 확장 기회를 보고 있다"며 "두산퓨얼셀은 두산중공업이 보유한 글로벌 네트워크도 활용해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