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카드 각자대표이사로 김덕환 카드부문 대표가 오르면 카드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가 탄생한다.

김 대표가 국내외 다양한 금융회사에서 쌓은 마케팅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카드의 수익성을 높여 전문경영인체제를 뿌리내리게 할 지 주목된다.
 
현대카드 젊은 CEO 김덕환, 마케팅 솜씨로 전문경영인체제 길 닦나

▲ 김덕환 현대카드 카드부문 대표.


2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정태영 부회장과 함께 28일 현대카드 이사회를 통해 각자대표이사에 오르는 김덕환 대표는 현대자동차그룹 외부인사로 글로벌 감각과 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아 발탁된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1972년 10월 태어나 대표이사로 선임되는 시점에서도 만 48세다. 카드업계 최연소 최고경영자(CEO)로 파악된다.

김 대표 선임 뒤 정 부회장은 중장기 전략과 미래 신사업 발굴,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 등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집중하고 김 대표가 실질적으로 현대카드 운영을 맡게 된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새 각자대표이사는 인사와 재무, 영업, 리스크 관리 등 회사 관리와 운영 전반을 담당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11년 현대캐피탈에 입사한 뒤 2017년 현대카드로 자리를 옮겼는데 현대자동차그룹 외부출신이라는 한계를 넘고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를 맡게 됐다.

김 대표는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JP모건체이스의 카드마케팅 부서에서 근무를 시작해 신용카드업계에서 전문성과 경력을 쌓아왔다.

스코틀랜드왕립은행의 카드부문 마케팅 담당과 GE머니 카드마케팅 담당, 삼성카드 마케팅전략팀 부장 등을 거친 뒤 현대캐피탈에 입사했다. 

카드 마케팅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만큼 최근 신용카드 브랜드 재편을 시도하고 있는 현대카드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카드는 최근 젊은층 고객을 노린 전용 브랜드와 카드상품을 내놓고 카드 혜택도 고객 특성에 맞춰 개선하는 등 상품 라인업에 변화를 꾀하고 있다.

김 대표가 마케팅 경험을 토대로 이런 브랜드 개편이 성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주도하는 역할을 주로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정의선 회장 취임 뒤 세대교체가 활발하다. 현대카드에 각자대표체제를 도입한 것도 이런 맥락이라는 시선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 대표가 현대카드를 맡아 경영능력을 입증하면 현대카드에 전문경영인체제를 더욱 공고히 자리잡게 될 수도 있다.

김 대표는 신용카드업계의 악화되는 영업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이익을 낼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7월부터 이자제한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법정 최고금리가 연 24%에서 20%로 낮아진다. 이에 따라 고금리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으로 이익을 내던 신용카드사들의 수익성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여신금융협회 공시를 보면 전체 장기카드대출 이용회원 가운데 연 20% 이상 고금리 고객의 비중은 삼성카드가 22.55%로 주요 8개 신용카드사 가운데 가장 높았고 현대카드가 12.41%로 뒤를 이었다.

현대카드는 고금리 장기카드대출 이용회원의 비중이 카드업계 가운데 높은 편인 만큼 최고금리 인하에 따른 타격도 크게 받을 공산이 크다.

장기카드대출은 신용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으로 꼽힌다. 금융감독원 금융정보통계시스템을 보면 지난해 카드사의 총수익에서 장기카드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4.4%로 나타났다. 가맹점수수료 비중 26.1%에 약간 못 미친다.

최고금리 인하조치는 새로 체결된 대출계약에만 적용되는 것이 원칙이나 금융위원회가 기존 대출계약에도 소급적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는 점도 신용카드사들의 수익성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도 사실상 예고돼 있다. 올해 수수료율 산정 논의를 마치면 새로운 수수료율 체계는 내년부터 3년 동안 적용된다.

카드업계는 이미 가맹점 수수료 수익이 원가보다 더 낮아진 상황이라고 볼멘 소리를 하고 있으나 정치권은 코로나19 장기화 등 소상공인과 자영업자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우며 수수료율 인하를 압박하고 있어 신용카드사들의 수익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비즈니스포스트 박세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