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6월7일로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김형 사장은 지난해 대우건설 실적 개선을 이끌어내면서 연임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김형 사장 연임을 놓고 대우건설 최대주주인 KDB인베스트먼트는 어떤 선택을 할 지, 대우건설 매각설이 미칠 영향은 없을 지를 살펴본다.

■ 방송 : CEO톡톡
■ 진행 : 곽보현 부국장
■ 출연 : 감병근 기자

곽보현(이하 곽) : 인물 중심 기업 분석 CEO톡톡. 안녕하십니까. 곽보현입니다. 

이번 시간에는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임기 동안 거둔 성과를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할 수 있을 지 살펴보겠습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감병근(이하 감) : 안녕하세요.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입니다.

김형 대우건설 변화 이끈 공로로 연임 가능성 커져, 변수는 없나

곽: 김 사장은 6월7일로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해 대우건설 실적이 좋았고 앞으로 실적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점을 보면 김 사장이 대우건설을 임기 동안 상당히 잘 이끈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현재 상황이라면 연임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감: 그렇습니다. 대우건설 실적이 지난해 4분기를 기점으로 최근 급격히 좋아지면서 김 사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시선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들은 평균적으로 대우건설이 올해 매출 약 9조7천억 원, 영업이익 약 6800억 원을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는데요. 이는 지난해보다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24%가량 늘어나는 것입니다.

더 중요한 것은 이러한 추세가 앞으로 3년가량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는 시선이 많다는 점입니다. 

김 사장이 임기 동안 대우건설 체질을 완전히 바꾼 성과가 드러나기 시작한 만큼 연임을 노려볼 만한 환경이 마련됐다고 볼 수 있습니다. 

곽: 김 사장이 대표로 있는 동안 대우건설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겁니까? 

대우건설은 사실 지난해 3분기까지만 하더라도 실적 감소와 시공능력평가 순위 하락 등으로 매각이 어려울 것이라는 시선이 많았거든요. 

감: 김 사장은 임기 초반부터 수익성이 높은 데다 대우건설이 장점이 있는 주택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지난해부터는 분양이 급격히 늘어나며 실적도 함께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대우건설은 지난해 3만4700세대를 분양해 건설사 분양 1위를 차지한 데 이어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를 분양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습니다. 

국내에서 2년 연속 3만 세대 이상의 주택을 분양한 건설사는 아직 없습니다. 그만큼 대우건설의 최근 분양 흐름이 좋다는 뜻입니다. 

곽: 그렇군요. 주택사업 중에서도 분양은 계약금, 중도금, 잔금이 순차적으로 현금으로 입금되는 특성이 있잖아요. 

안정성과 수익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정도 분양물량이라면 대우건설 실적이 좋아질 수밖에 없겠군요. 김 사장이 이러한 점을 잘 알고 준비를 해뒀다 이렇게 봐야겠네요.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KDB인베스트먼트는 어떤 역할을 했습니까? 김 사장이 아무리 최고경영자라지만 최대주주의 동의를 얻지 않고는 이런 변화를 추진하기가 어려웠을 것 같거든요. 

감: KDB인베스트먼트는 김 사장이 이끄는 대우건설의 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지지해줬을 가능성이 큽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을 넘겨받았을 때부터 대우건설의 핵심역량에 집중해 회사를 바꿔내겠다고 말해왔거든요. 

지금 상황을 보면 대우건설이 부실했던 여러 사업을 털어내고 핵심역량을 갖춘 주택사업 중심으로 체질개선을 이뤄낸 상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곽: 결국 KDB인베스트먼트와 김 사장이 좋은 호흡을 보이며 대우건설의 최근 변화를 끌어냈다는 말인데요. 

현재 상황을 살펴보면 KDB인베스트먼트도 김 사장의 연임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닙니까?

현재 매각설이 나오는 상황에서 후임을 찾는 것도 여의치 않을 것 같은데요. 

감: 아무래도 그렇게 바라보는 시선이 많은 것 같습니다. 

KDB인베스트먼트는 대우건설 매각시기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언제든지 잠재적 매수자와 협상테이블을 차릴 준비를 해둬야 합니다. 

최근에는 잠잠했던 매각설이 수면 위로 떠 오르며 올해 안에 대우건설 매각이 이뤄질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고요. 

이렇게 되면 아무래도 김 사장 후임으로 올 새 대표는 임기 3년을 보장받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대우건설의 주인이 바뀌면 KDB인베스트먼트가 세운 대표 대신 새 주인이 새로운 대표를 세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곽: 그렇다면 KDB인베스트먼트로서는 김 사장을 일단 연임시키는 것이 여러모로 가장 안전한 선택일 수 있다는 말이 되겠군요. 

능력과 호흡이 검증된 데다 임기 보장 등을 내걸지 않더라도 김 사장이 기존에 맡은 일을 끝까지 책임지는 차원에서 매각 때까지 회사를 이끌어줄 가능성이 크니까요. 

그렇다면 김 사장 연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만한 요소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아무래도 매각설이 수그러들며 대우건설 매각을 이른 시점에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 벌어질 때가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겠네요. 

감: 네 만약 매각을 다시 기약할 수 없는 쪽으로 상황이 흘러가면 KDB인베스트먼트도 대우건설을 더 매력적 매물로 만들어 줄 수 있는 재무 전문가를 대표로 앉힐 가능성이 있습니다. 

김 사장은 그동안 매물로서 대우건설의 매력을 크게 높였지만 장기간 대우건설을 더 이끌어야 한다고 봤을 때는 건설현장 전문가라는 점이 약점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입니다. 

김 사장은 현대건설, 삼성물산의 각종 토목현장에서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대표적 현장 전문가로 구분됩니다. 

이 때문에 만약 김 사장이 교체된다면 재무 전문가인 정항기 대우건설 부사장 등 내부 재무 전문가가 승진해 대표를 맡을 수 있다는 시선도 일각에서 나옵니다.  

김형 연임의 최대 변수 대우건설 매각시점, 올해는 이전과 무엇이 다른가

곽: 김 사장 연임의 최대 변수 중 하나가 대우건설 매각시점이 될 수 있다는 말이군요. 

사실 대우건설은 2011년부터 여러 매각설에 휘말렸지만 실제 매각으로 이어지지는 못했거든요.

올해는 실적 등을 살펴보면 어느 때보다 매각이 이뤄지기 좋은 시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사례들을 되짚어보면 올해 매각 추진도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 아닐까요?  

감: 물론 매각이 올해 반드시 이뤄진다고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우건설 매각에 가장 근접했던 2018년과 비교해보면 올해는 상황이 아주 다릅니다. 

대우건설이 매각에 실패했던 핵심적 요인은 재무구조가 불안정하고 또 불투명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습니다.  

2018년 당시 호반건설은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지위까지 얻었지만 결국 인수를 포기했습니다. 

2017년 4분기에 해외사업에서 손실 3천억 원가량을 한꺼번에 털어낸 점이 문제가 됐죠.

하지만 김 사장이 이끈 이후 대우건설은 해외사업 부실을 대부분 정리했고 고질적 약점으로 지적됐던 재무구조도 크게 개선했습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부채비율이 247.6%로 1년 전보다 40%포인트 이상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주택사업 실적이 매우 우수하다는 점을 살피면 재무구조는 점점 더 안정될 가능성도 큽니다. 

곽: 그렇군요. 실적과 재무구조의 개선 말고 대우건설의 매각 기대감을 높일 만한 요인은 또 없습니까? 이미 그런 것들은 우리가 충분히 살펴봤잖아요.  

감: 과거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건설을 팔기에 적합한 시점을 올해쯤으로 봤던 점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회장은 호반건설로 대우건설 매각이 무산된 뒤 2019년 국감에 나와서 2년 뒤인 올해를 매각 적기라고 발언한 적이 있었거든요. 

이런 점을 살펴보면 산업은행과 KDB인베스트먼트 내부에서는 올해 정도면 대우건설을 매물로써 가다듬은 뒤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실제로 실적과 재무구조가 이런 점을 잘 보여주고 있고요. 매각설은 이 뒤에 자연스럽게 따라 나온 것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곽: 최근 건설주가 주택공급 기대감에 크게 상승하고 있는 점이 매각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없을까요? 

대우건설의 체질 개선 못지않게 주가의 변동도 매각시기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감: 주가의 움직임도 매각시점에 큰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습니다. 

산업은행은 2011년 대우건설을 금호아시아나그룹으부터 주당 1만8천 원에 인수했습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6년 대우그룹이 해체되자 대우건설을 인수했는데요. 이후 무리한 차입으로 승자의 저주에 빠지면서 다시 산업은행에 이를 넘겼습니다. 

최근 대우건설 주가는 670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1월 주가가 352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올랐지만 아직도 산업은행이 인수했을 때 1만8천 원과 격차는 큽니다. 

다만 정부의 주택공급 확대 기대감으로 건설주가 지난해 연말부터 강세를 보인 점, 매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KDB인베스트먼트가 올해 주가 흐름을 살펴 대우건설 매각에 적극적 태도를 보일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호반건설은 2018년 대우건설을 주당 7700원, 1조6천억 원가량에 인수하려 했었습니다.  

곽: 대우건설 주가가 올해 계속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대우건설 매각에도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군요.

대우건설 매각은 10년 넘게 이뤄지지 못했지만 올해는 여러 정황을 살펴봤을 때 성사될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우건설 매각설이 힘을 얻을수록 김형 사장의 연임 가능성도 함께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대우건설과 김형 사장이 과연 운명공동체로서 새 주인을 맞게 될지 끝까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CEO톡톡 김형 사장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시청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