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고삐를 죄며 현대자동차를 새로운 배터리 고객회사로 추가할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삼성SDI는 아직까지 현대차에 전기차배터리를 공급하고 있지 않는데 전고체배터리 개발에서 두 회사 사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공급으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삼성SDI 현대차에 배터리 공급하나, 전영현 전고체배터리로 협력 다져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


14일 삼성SDI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전 사장은 현대자동차와 함께 ‘선행배터리연구소’ 설립을 논의하면서 전고체배터리 개발에서 협력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전 사장의 이런 움직임은 지난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의 만남에 이은 후속작업으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과 정 회장은 2020년 5월 삼성SDI 천안 사업장에서 전고체 배터리의 개발현황 및 방향성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이 삼성SDI와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협력하려는 것은 삼성의 관련 기술력이 국내에서 가장 앞서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전고체배터리는 배터리 내부에 있는 액체 전해질을 고체로 대체한 것을 말한다.

현재 상용화된 리튬이온 배터리는 발열과 화재에 약점을 보이는 반면 전고체배터리는 고체 상태 전해질을 이용해 안전성과 수명이 높아 차세대 배터리로 꼽힌다.

삼성SDI가 선행배터리연구소를 통해 전고체배터리 상용화를 이뤄낸다면 현대차 납품도 자연스레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고체기술 특허 점유율에서 삼성은 4.9%를 차지해 일본 토요타(15.4%)에 이어 세계 2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SDI는 현재 자체 개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일본 연구소 등과 협력해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은 2020년 3월 1회 충전으로 800km이상 주행할 수 있고 1천 회 이상 충방전이 가능한 전고체배터리 연구결과를 공개하기도 했다.

전 사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전고체배터리를 개발을 빠르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전 사장은 "시장의 경쟁 지형을 바꿀 수 있는 ‘게임체인저’인 전고체배터리 개발과 양산기술 확보에 많은 투자와 노력을 이어갈 것이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경쟁하는 국내 배터리업체와 비교해 리튬이온배터리 설비투자에 보수적으로 평가됐지만 새로운 시장에서 선도적 지위를 얻기 위해 앞으로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 사장은 삼성전자 등 그룹 계열사들과 협업을 진행하며 차세대 배터리인 전고체배터리 사업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전 사장이 이처럼 전고체배터리 개발에 고삐를 죄는 것은 리튬이온 전지의 화재 위험성에 대비하려는 차원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선진국은 보상규정이 엄격해 배터리 업체들은 높은 성장세에서도 화재 등에 대비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 부담이 있다.

실제 삼성SDI의 배터리가 탑재된 BMW와 포드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차량은 2020년 9월 말 배터리 화재위험 때문에 리콜되기도 했다.

게다가 파우치형 각형 등 리튬이온배터리에서 국내외 업체들 사이에 주도권 싸움이 치열해서 차세대 배터리에서 확실한 경쟁력을 확보할 필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주요업체들이 전고체배터리 양산을 위해 개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SDI는 2027년까지 전고체배터리 양산하기로 해 국내에서 가장 빠른 상용화를 목표로 설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SDI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지원이 이뤄지고 있고 상호협력을 진행하면서 전고체배터리사업을 연구하고 있다”며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