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검토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면서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가 수혜를 볼까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는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 ‘스푸트니크V’의 위탁생산을 맡을 가능성이 큰 데 국내에 러시아 백신이 도입되면 이들이 맡을 위탁생산물량 규모가 커질 수 있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도입할까, 바이넥스 이수앱지스 수혜기업 꼽혀

▲ 이혁종 바이넥스 대표이사.


14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두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정부가 러시아의 코로나19 백신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시선이 늘고 있다. 

국내 하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600명을 넘나드는데 백신 공급에 차질이 우려되는 만큼 러시아 백신 도입을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부는 최근 글로벌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혈전이 생겼다는 사례가 알려지면서 아스트라제네카 접종을 잠정 보류했다가 12일부터 30세 이상을 대상으로 접종을 재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4개월 만에 열린 코로나19 점검회의에서 기존에 도입하는 백신 말고 면역효과와 안정성이 확인되는 다른 종류의 백신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을 관련 부처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도 효능이나 안전성 등 측면에서 국제사회의 인정을 받지 못했는데 유럽의약품청(EMA)이 러시아 백신을 두고 품목허가를 위한 절차를 밟으면서 러시아 백신을 향한 신뢰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는 러시아 백신의 국내 도입이 확정되면 한국코러스와 함께 더 많은 위탁생산물량을 맡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코러스는 지난해 11월 러시아 국부펀드와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는데 자체 증설로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주문량이 많아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를 포함한 국내 기관 및 기업 7곳에 물량을 재위탁하기로 했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 안동 동물세포실증지원센터는 스푸트니트V의 원액 생산을 담당하고 보령바이오파마, 종근당바이오, 큐라티스, 휴메딕스 등이 원액을 넘겨받아 완제품을 생산한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는 아직 한국코러스와 본계약을 맺기 전으로 러시아 백신 물량을 얼마나 맡을지는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하지만 러시아 백신의 국내 도입이 결정되면 이들이 배정받을 물량규모도 커질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는 스푸트니크V 생산물량이 늘어나면 이것도 한국코러스에 맡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바이오업계는 바라본다. 

한국은 코로나19 확산 정도가 다른 국가와 비교해 낮고 우수한 위탁생산 기술력을 갖춰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 강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러시아 백신 도입을 결정한다면 공급차질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이 큰 만큼 국내 기업들에 위탁생산을 맡기도록 러시아 국부펀드를 설득할 수도 있다. 
 
러시아 코로나19 백신 도입할까, 바이넥스 이수앱지스 수혜기업 꼽혀

▲ 이석주 이수앱지스 대표이사.


당장 백신 확보문제가 시급한 과제인데 국내에서 러시아 백신의 생산을 진행하게 되면 공급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는 러시아 백신 위탁생산이 실적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러시아 백신 도입 여부를 주시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넥스는 최근 합성의약품 임의제조 논란으로 당분간 합성의약품 제조가 불가능할 수도 있는 상황에 놓여 있다. 실적에 타격을 우려할 수 밖에 없는데 러시아 백신의 위탁생산 물량이 늘어나면 이를 어느 정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수앱지스도 흑자전환을 위해 러시아 백신의 위탁생산물량 확대를 바랄 것으로 보인다. 이수앱지스는 2009년 코스닥에 상장한 뒤 줄곧 영업적자를 내고 있다.  

바이넥스와 이수앱지스 모두 현재 한국코러스와 본계약을 두고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이수앱지스는 바이넥스보다 한 발 앞서 스푸트니크V의 기술을 넘겨받고 시험생산에 들어갔다. 이수앱지스는 러시아 가말레야 연구소와 시험생산을 진행한 뒤 독자적 시험생산을 진행할 것으로 파악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