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 뒤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혔던 노조와 신뢰관계 회복에 성공했다.

KB손해보험은 올해 도입된 금용소비자법 대응, 향후 보수적 회계처리 기준에 따른 건전성 확보 등 중대한 과제를 안고 있는데 김 사장이 소통을 통해 발빠르게 내부결속을 다져 발판을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늘Who] KB손해보험 노사갈등 일단락, 김기환 내부결속 발판 마련

▲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13일 KB손해보험 노조에 따르면 최근 회사 측과 교섭 끝에 안식휴가제도 도입과 인력충원, 복지포인트 지급 등 내용을 담은 최종 합의점을 도출했다.

KB손해보험 노조는 2020년 하반기부터 '신뢰가 무너졌다'고 주장하며 투쟁을 지속해왔는데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며 갈등이 일단락되고 있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은 포용적 리더십을 보여 노조와 원만한 관계 설정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앞서 노조는 2020년 9월 단체협상에서 추가상여 기준금액을 결정할 당시 회사가 중요한 정보를 고의적으로 숨겼으며 같은해 말 사업가형 지점장제를 도입하며 사실상 희망퇴직을 종용하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올해 KB손해보험의 새 수장이 된 김 사장은 이 문제와 관련해 신뢰회복을 강조하며 포용적 태도를 보여왔다.

김 사장은 1월 첫 출근 당시부터 노조의 출근저지 투쟁을 맞닥뜨렸다. 당시 그는 "관련 문제와 관련한 보고를 받았고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며 적극적으로 교섭을 이어왔다.

그동안 KB손해보험은 노조 측 주장에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는데 김 사장이 취임 직후부터 소통행보로 방향을 튼 것이다.

이번 합의에 따라 KB손해보험에는 2024년부터 안식휴가제도가 도입된다. 적용대상은 호봉제와 직무급제 적용을 받는 직원이며 근속 10년, 20년, 30년을 기준으로 각각 10일, 15일, 20일의 안식휴가를 받게 된다.

이 밖에 상반기 내에 신입과 경력 및 현장직군 등 60여 명을 채용하기로 약속했으며 향후 임금피크제도 정률제 교섭도 열기로 했다.

KB손해보험은 올해부터 시작되는 금융소비자보호법과 2023년부터 실행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등 대비해야 할 과제가 많다. 김 사장이 내부갈등을 빠르게 수습해냈다는 점은 변화된 환경에 대응능력을 키우는 청신호로 읽힌다.

KB손해보험은 3월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에 앞서 임직원과 설계사를 위한 교육을 마치고 법 시행 초기인 만큼 규제당국과 소통하며 금융소비자 보호시스템이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체계전반을 강화하고 있다.

자산 건전성을 끌어올려 새로운 회계기준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안으로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8천억 원 이내에서 후순위채를 발행하기로 결정하기도 했다.

김 사장은 2018년부터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오다가 올해부터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KB금융지주 홍보부장, KB국민은행 인사부장 등을 지냈고 2016년부터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총괄 임원을 역임했다.

취임사에서 김 사장은 "KB손해보험이 보유한 최초, 유일, 1등 DNA 등 자긍심을 되살려 평범한 보험사가 아닌 보험 그 이상의 보험으로 당당히 1등에 도전하는 KB손해보험이 되자"며 3가지 전략방향으로 고객 최우선, 차별화된 경쟁력, KB금융그룹의 보험부문 3사(KB손해보험, 푸르덴셜생명, KB생명보험)와 협력모델 구축을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