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이 효성중공업의 친환경에너지기업으로 변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조 회장은 국내외 친환경에너지시장 성장에 발맞춰 수소에 더해 해상풍력으로도 밟을 넓히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늘Who] 효성중공업 친환경 변신, 조현준 수소에 해상풍력도 더해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9일 풍력업계와 증권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효성중공업이 이르면 상반기 안으로 중국의 풍력터빈 제조기업 골드윈드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할 것으로 예상된다.

골드윈드는 중국 1위, 세계 2위의 풍력터빈 제조기업으로 효성중공업은 합작법인을 통해 풍력터빈을 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효성중공업은 올해 초 골드윈드와 업무협약을 맺고 지분 절반씩을 확보한 합작법인을 통해 8MW(메가와트)급 고정식 해상풍력사업을 추진하기로 했었다.

조현준 회장은 효성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사업전략에 깊숙이 관여해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데 8MW급 이상의 대형 풍력터빈의 기술확보가 쉽지 않은 점 고려해 대형터빈 시장진출을 노리며 골드윈드와 협력을 계획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국내외 해상 풍력발전시장 급성장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해상 풍력발전사업을 새 성장동력으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껏 국산 풍력발전 터빈분야는 규모의 경제를 이루지 못해 해외제품보다 비싸고 기술수준도 뒤쳐져 있다"며 "골드윈드는 대형 해상풍력 터빈기술을 지니고 있고 원가 경쟁력도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전남 신안군에 48조5천억 원을 투자해 2030년까지 8.2GW(기가와트) 규모의 해상 풍력발전단지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월5일 전남 신암군 임자대교에서 열린 '세계 최대 풍력단지 48조 투자 협약식'에 참석해 "정부는 2030년까지 5대 해상 풍력발전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의지를 보였다.

효성중공업은 이 사업에 풍력터빈 제조기업으로 두산중공업, 유니슨과 함께 참여한다. 이를 위해 골드윈드와 세울 합작법인을 통해 400MW급 풍력터빈 공장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에 따르면 세계 해상풍력발전 설치량은 2020년 6.6GW에서 2030년 31.9GW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국내뿐 아니라 세계 풍력발전시장도 빠르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효성중공업은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전력발전사업에도 우수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효성중공업은 2월 녹색에너지연구원과 중압 직류송배전시스템(MVDC) 공급계약을 맺었다. 신재생에너지는 중압규모 전기로 발전돼 신재생에너지산업 확대를 위해서는 중압 직류송배전시스템 기술이 필요하다.

3월에는 영국 전력 투자개발회사 다우닝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공급계약을 체결하며 유럽 에너지저장장치시장에 진출했다. 효성중공업은 이 계약으로 에너지저장장치시스템 전체의 설계와 공급, 설치, 10년 동안의 유지보수를 모두 담당한다.

에너지저장장치는 발전량이 일정하지 않은 신재생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필수적 설비로 미래 전력·에너지산업의 핵심설비로 주목받고 있다.

조 회장은 다우닝과 계약을 맺으며 보도자료를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중심으로 세계 전력시장이 재편되고 있어 친환경에너지에 기반을 둔 전력사업을 통해 고객의 가치를 높이겠다"고 말하며 신재생에너지시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효성중공업 관계자는 "현재 해상풍력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관련 실적을 쌓아가는 단계"라며 "신재생에너지 관련 사업들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효성중공업의 수소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효성중공업은 현재 전국의 수소충전소 55개 가운데 22개를 시공해 국내 기업 가운데 수소충전소사업에서 가장 앞서있다고 평가된다.

효성중공업은 독일 화학기업 린데그룹과 손잡고 2023년 초까지 울산 용연공장에 매년 1만3천 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설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전국 120여 곳에 수소충전소를 갖춰 액화수소 생산과 운송, 충전시설의 설치와 운영을 아우르는 가치사슬(밸류체인)을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조 회장은 2월5일 린데그룹과 합작법인 투자계약을 맺으며 "수소경제 활성화의 핵심인 수소에너지의 생산부터 유통과 판매시템을 갖추게 됐다”며 “수소분야 선두기업으로서 위상을 확고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효성중공업은 수소, 풍력사업 등 다양한 성장성을 보유한 신사업이 부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