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올해 한국판 뉴딜분야에 자금공급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IBK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IBK투자증권의 역할 강화는 기업은행이 한국판 뉴딜 관련된 기업에 더 원활하게 자금을 공급하는 동시에 비은행계열사를 키워내겠다는 목표도 이뤄낼 수 있는 효과적 방법으로 꼽힌다.
 
IBK기업은행 한국판 뉴딜지원 힘실어, 윤종원 IBK투자증권 적극 활용

윤종원 IBK기업은행장.


8일 기업은행에 따르면 윤종원 행장은 올해 한국판 뉴딜업종 중소기업과 신생기업을 중심으로 자금공급을 늘려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중점적으로 추진한다.

정부 한국판 뉴딜에 핵심인 친환경과 디지털 등 주요산업 특성상 중소기업과 신생기업 비중이 큰 만큼 유망한 기업의 성장을 지원해 국가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적이다.

윤 행장은 기업은행이 자금을 공급하는 과정에서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해 시너지를 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앞세우고 있다.

IBK투자증권이 기업공개와 회사채 발행 등 기업금융 분야에서 기업은행에 부족한 경험과 역량, 전문인력 등을 갖추고 있는 만큼 협업을 통해 업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윤 행장은 최근 서면간담회를 통해 "IBK투자증권 등 자회사의 강점을 활용해 기업은행의 혁신금융분야 실행력을 키우고 한국판 뉴딜분야에서 잠재력 있는 기업 육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은 최근 IBK투자증권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2천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출자하며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보였다.

IBK투자증권은 새로 확보한 자금을 한국판 뉴딜 관련된 중소기업 지분투자와 기업공개 지원, 사모펀드를 활용한 투자 등에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IBK투자증권 관계자는 "기업은행과 협력을 강화해 신생기업 및 중소기업 대상 지원체계를 강화하고 이를 통해 투자수익도 거둘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중소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대상 기업을 선정한 뒤 중장기적으로 상장 등을 통한 투자수익을 거두는 중소기업 특화 증권업무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IBK투자증권이 올해 추가로 자금지원을 받은 만큼 기업은행 전체 순이익에 기여하는 폭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윤 행장은 이를 통해 기업은행의 사업체질을 혁신금융분야 중심으로 바꿔내고 비은행자회사를 육성하겠다는 두 가지 목표를 모두 이뤄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정부는 한국판 뉴딜 추진을 앞두고 윤 행장을 기업은행에 임명하며 기업은행이 국책은행 본연의 역할을 강화할 수 있도록 대대적 변화를 주도해달라는 과제를 안겼다.

기업은행이 일반 시중은행과 차별화한 영업방식을 갖춰내고 중소기업 및 신생기업 자금지원에 더 집중하도록 만들어달라는 것이다.

한국판 뉴딜분야에 투자를 늘리는 일은 자연히 이런 목표를 이뤄내는 방법이 될 수 있다.

IBK투자증권이 유망한 신생기업 및 중소기업에 투자한 뒤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이나 상장 등을 통해 투자수익을 거둔다면 이를 중요한 새 성장동력으로 삼게 될 수도 있다.

IBK투자증권은 아직 자산규모와 고객 수 등 측면에서 대형증권사 및 다른 중소형증권사와 맞경쟁을 노리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한국판 뉴딜분야에 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분야 노하우를 활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어 경쟁사 대비 확실한 경쟁우위를 갖출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윤 행장은 금리 하락과 코로나19 금융지원 확대로 당분간 기업은행 수익성 개선에 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BK투자증권을 포함한 비은행자회사 육성에 더 힘을 실을 것으로 전망된다.

IBK투자증권은 지난해 증시 호조와 주식거래 활성화에 따른 수수료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영업이익 805억 원을 내 2019년보다 30.5% 늘어낫다.

기업은행과 협업을 통해 한국판 뉴딜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낸다면 성장에 더욱 탄력이 붙을 수 있다.

윤 행장은 서면간담회에서 "앞으로 5년 동안 5조 원 규모를 직접 투자하는 등 업종과 분야를 막론하고 한국판 뉴딜을 선도하는 잠재력 있는 기업을 선별해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