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땅투기 의혹이 블랙홀처럼 자리잡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여러 조직으로 분해해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어서 공백인 사장 자리를 메울 인물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스크리포트] 4월 기업 동향과 전망-공기업

▲ 한국토지주택공사(LH) 본사 입구에 놓인 기념비. <연합뉴스>


한국전력공사는 김종갑 사장 후임을 뽑기 위해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출신 인물이 사장후보로 거명된다.

발전공기업 5곳도 후임 사장을 찾는다. 노조는 낙하산인사가 아니라 발전사업을 잘 아는 전문가가 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스카이72를 골프장에서 내보내기 위해 강공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김 사장은 골프장 문제를 해결하면서 강력한 리더십을 확보해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해 나간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시간을 끌면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새 임대료를 챙길 기회가 날아가고 손해배상을 충분히 받기 쉽지 않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 

한국마사회는 고객만족도 조사를 조직적으로 조작했다는 감사원 감사결과가 나오며 신뢰도가 땅에 떨어졌다.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위기에 놓인 마사회는 온라인 마권발매가 절실한 상황인데 떨어진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해 강도 높은 개혁이 불가피해 보인다.  

◆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직원들의 신도시 땅투기 의혹으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지만 이를 이끌어갈 사장 자리가 4개월째 비어있다.

지난해 12월 변창흠 전 사장이 국토부 장관으로 취임하며 공석이 된 뒤 후임 사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토지주택공사는 1월5일까지 사장후보를 공모했으나 국토교통부가 후보 재추천을 요구해 다음 사장 선출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감에 따라 사장 공백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세용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은 토지주택공사 다음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다주택자와 땅부자라는 논란에 휩싸여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토지주택공사 직원들의 3기 신도시 사전투기 논란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커지고 있어 부동산문제가 없는 후보자를 찾아야하지만 이러한 조건을 갖춘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
    
◆ 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공사가 다음 사장을 뽑는 사장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전력 사장 재공모 결과 정승일 전 산업부 차관 등 복수 지원자가 등록했다. 한국전력 임원추천위원회는 서류심사 등의 절차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한전은 애초 3월26일까지 새 사장을 공모했지만 지원자가 1명에 그치자 공모 기간을 연장했다. 정 전 차관은 1차 공모 때 유일하게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한국전력 임원추천위원회는 복수의 사장후보자를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추천해야 한다. 이후 공공기관운영위원회가 사장후보를 추리면 산업부 장관의 제청을 거쳐 대통령이 최종 임명한다.

정 전 차관은 서울 출신으로 경성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33회에 합격해 1990년 동력자원부에서 공직을 시작했다. 

산업부 반도체전기과장, 에너지산업정책관, 자유무역협정정책관, 무역투자실장, 에너지자원실장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발전업계에서는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을 지낸 박원주 전 특허청장,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을 거친 한진현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 산업통상자원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일한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등도 후보로 거명됐는데 지원을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 한국수력원자력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1년 연임에 성공한 뒤 한수원의 미래 먹거리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 사장은 발전공기업 사장 가운데 유일하게 연임에 성공했다. 3월26일 열린 한수원 주주총회에서 연임안건이 의결됐다.

정 사장은 방사선 의학 관련 사업을 한수원의 새로운 성장동력의 하나로 만들기 위해 단기, 중기, 장기 등 3단계 계획을 세워 구체적 실행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수원은 방사선시장의 잠재력이 크다고 본다. 방사선기기와 의료분야의 기술개발로 해마다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아직 국내 기술 개발이 미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 한국남동발전, 한국남부발전, 한국중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발전공기업 5곳은 사장후보 면접을 마치고 공공기관운영위에 사장후보를 추천해 놓았다. 

한국남부발전 사장은 이승우 전 국가기술표준원장, 한국동서발전 사장에는 김영문 전 관세청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서부발전 사장으로는 박형덕 전 한국전력공사 부사장, 한국남동발전 사장으로는 김회천 전 한국전력 부사장이 유력한 인물로 거명된다.

한국중부발전 사장에는 내부출신 임원인 김신형 기획관리 부사장과 김호빈 기술안전 부사장의 이름이 유력후보로 오르내린다.

발전공기업 5곳의 노동조합은 일부 유력 사장후보가 발전분야에 전문성이 없다는 점에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 강원랜드

강원랜드 사장으로 이삼걸 전 행정안전부 2차관이 선임됐다.

이 사장은 24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들어선 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세제국 국장, 경상북도 행정부지사, 행정안전부 차관보와 제2차관을 지냈다. 21대 총선에서 낙선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보은인사’라는 곱지 않은 시선을 이겨내기 위해 강원랜드의 경영위기를 극복하는 데 성과를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원랜드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2000년 개장한 이후 첫 적자를 봤다. 카지노사업의 매출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비카지노사업의 매출을 크게 늘리지 못해 더 큰 위기를 맞았다.

이 사장은 강원랜드의 비카지노사업을 키워 강원랜드를 종합관광기업으로 키워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 인천국제공항공사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취임 초기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다.

김 사장은 첫 과제로 스카이72와 겪고 있는 골프장 문제를 점찍고 현재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는 스카이72를 몰아내기 위해 소송, 단수단전, 인천시 허가취소 요구 등 파상적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사장은 골프장 문제를 해결한 뒤 여세를 몰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면세점 공실 문제 등의 해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한국마사회

김우남 한국마사회 회장이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사건을 계기로 개혁의 칼을 뽑아들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이 내놓은 ‘한국마사회 기관정기감사’를 보면 마사회는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지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의를 열고 우호적 고객들을 배치해 조사원들이 이들을 조사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 회장은 코로나19로 사상 초유의 위기를 맞고 있는 마사회의 실적 개선을 위해 온라인 마권 판매를 이끌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는데 고객만족도 조사 조작사건으로 바닥에 떨어진 신뢰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개혁방안과 재발 방지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온라인 마권 판매와 관련해 여야 국회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지만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가 시기상조라며 난색을 보여 현재 온라인 마권 발매와 관련된 법안은 국회에 계류돼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곽보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