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디지털플랫폼기업으로 사업체질 전환에 박차를 가하면서 조직 내부의 IT 인력을 키우는 데 힘을 싣고 있다.

구 사장은 5G시대 KT의 미래를 통신사업이 아닌 지능형 플랫폼사업에서 보고 있는 만큼 이를 이끌어갈 수 있는 인적 구조를 갖추는 것은 핵심과제로 여겨진다.
 
[오늘Who] 디지털플랫폼 KT 인력 너무 올드해, 구현모 IT인력 갈증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


15일 KT에 따르면 현재 KT 본사 소속 직원 2만3천여 명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커스터머부문 인력이다. 

다만 KT는 커스터머부문 인력을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커스터머부문은 통신영업 등 B2C(기업과 소비자 사이 거래)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이다.

반면 KT가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우려는 인공지능분야 전문인력은 현재 400여 명 남짓에 머무는데 인공지능분야 인력을 2022년까지 1천명 이상으로 육성해가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구 사장은 올해 미디어, 금융, B2B(기업 사이 거래) 등을 앞세워 디지털플랫폼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뒀는데 내부 인력구성은 아직 사업구조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KT는 현재도 매출의 40%를 통신이 아닌 미디어, B2B, 인공지능·디지털 전환 등 부문에서 내고 있고 2025년까지는 이런 비통신분야 매출비중을 5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뒀다.

그런데 이런 플랫폼, B2B사업의 핵심이 되는 인공지능 등 IT기술 분야 인력은 단편적 비중으로 봐도 크게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시장의 시선을 구 사장도 2020년 10월 KT 경영진 기자간담회에서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구 사장은 “KT는 ‘올드한 회사’라는 시선이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KT는 회사 인력의 평균연령이 47세인데 내일 모레 50인 사람들을 데리고 어떻게 변화를 이끌어내겠냐는 우려가 있더라”고 말했다.

다만 구 사장은 "KT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사업 관련 개발과 컨설팅 인력이 1500여 명이고 20대와 30대 인력도 4500여 명"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구 사장이 미디어, 금융 등 각 분야 플랫폼사업에서 부딪히게 될 경쟁자들의 인적 구성을 보면 갈 길이 멀다.

미디어콘텐츠, 핀테크사업 등에서 입지를 굳히며 대표적 플랫폼기업으로 불리는 네이버, 카카오의 경우 회사 인력의 60%를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분야의 개발자, 연구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4차산업혁명시대 모든 산업분야에서 데이터와 소프트웨어가 중심이 되면서 구 사장이 신사업으로 꼽고 있는 디지털헬스케어, 모빌리티 등 분야에서도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등 기술력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구 사장이 5G 인프라와 수천만 통신 가입자 기반, 데이터 강점을 살려 디지털 전환시대 KT에 새로운 도약의 기회를 만들어내려면 인공지능 등 IT 기술에 역량을 갖춘 인력구조를 만드는 일이 필수적이다.

구 사장이 올해 들어 KT 인력의 인공지능 역량 강화 등에 더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IT분야에 신규인력 확보에 집중적으로 나서는가 하면 기존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등 분야 인재양성 프로그램도 강화하고 있다.

KT는 2021년 한 해 동안 IT설계와 ICT 인프라기술, 소프트웨어 개발 등 분야에서 신입과 경력직 직원 300명을 채용한다. 이는 2020년 채용상황과 비교해 20% 늘어난 것이다.

KT 조직의 아래에서부터도 인공지능, 빅데이터, 클라우드 분야 경쟁력을 쌓아 5G와 디지털전환 신사업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구 사장은 올해 1월 배순민 네이버 클로바 인공지능리더를 KT융합기술원에 신설되는 인공지능2XL 연구소장으로 영입하는 등 외부 인재 확보에도 나섰다. 

KT는 배순민 소장 외에도 로보틱스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학 교수를 자문으로 영입했고 한보형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딥러닝 및 인공지능 영상인식기술 자문에 위촉했다.

KT 관계자는 “회사의 방향성이 KT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는 물론 모든 업무 프로세스에도 인공지능을 도입하겠다고 정하고 있는 만큼 내부 인재 육성과 외부 전문인력 영입 등 모든 분야에서 다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인공지능분야 전문 연구원 등을 내부에서 양성하는 것은 한계가 있겠지만 직원들이 업무에 적용된 인공지능기술을 이해하고 코딩 등의 기본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