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진흥원이 12년 만에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분리될까? 

게임진흥원 설립을 뼈대로 하는 법률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발의되면서 게임진흥원 부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진흥원 부활 계속 두드리는 의원 조승래, 새 장관 황희는 부정적

▲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하지만 정부가 예산을 이유로 망설이고 있고 주무부처를 이끄는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게임진흥원 설립을 두고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부활이 쉽지 않다는 시선도 나온다. 

7일 국회와 게임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게임진흥원의 부활을 통해 국내 게임산업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월8일 한국게임진흥원을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분리해 별도로 설치하자는 내용을 담은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조승래 의원실 관계자는 “게임업계와 전문가 사이에서는 게임진흥원의 설립이 국내 게임산업의 육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는 시선이 많다”며 “이들의 의견을 수렴해 게임진흥원을 설립하자는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말했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새로 설립되는 게임진흥원은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게임분야를 이관해 전담하게 된다. 

게임진흥원은 게임산업 관련 정책기획과 창업지원, 올바른 게임문화 조성, e스포츠 활성화 및 국제교류 증진, 인디게임 지원 등의 업무를 맡게 된다. 

조 의원은 법률 개정안 발의하며 "게임은 다양한 콘텐츠와 기술이 접목되는 종합예술분야로 4차산업혁명시대를 이끌어 갈 성장동력인 만큼 적극적 진흥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게임업계는 원래 게임규제기구인 게임물관리위원회의 기능을 통합한 게임진흥원이 설립되면 규제에만 치중해 게임산업의 진흥이라는 본래 목적을 잃을 수 있다며 게임진흥원 설립을 두고 우려를 보였다.

그러자 조승래 의원이 이런 의견을 대폭 수용해 게임물관리위원회 등 규제기관을 별도로 유지하고 게임진흥원은 게임산업의 진흥만 맡기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내놓으면서 게임업계도 게임진흥원의 설립을 반기고 있다.

게임진흥원은 1999년 설립된 게임종합지원센터를 전신으로 한다. 2001년 한국게임산업개발원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하지만 2006년 도박성게임인 '바다이야기 사태‘로 2007년 1월 게임산업진흥원으로 이름을 바꾼 뒤 2009년 문화산업 지원사업을 합치는 '문화산업진흥 기본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지금의 한국콘텐츠진흥원에 통합돼 사라졌다.

조승래 의원은 2017년에 열렸던 문체부 국정감사에서 게임진흥원 설립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놓는 등 지속적으로 게임진흥원 설립을 위한 불씨를 지펴왔다. 

게임에 호의적 태도를 보였던 박양우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게임진흥원 설립에 힘을 실어왔다. 

박 전 장관이 문체부를 이끌었던 2019년에 문체부가 내놓은 게임법 전부개정안에는 게임진흥원을 설립하는 내용이 포함되기도 했다.

게임진흥원을 위한 논의가 다시 시작됐지만 기획재정부는 게임진흥원의 설치에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콘텐츠진흥원에서 따로 게임진흥원이 떨어져 나오면 관련 인력과 예산이 추가로 필요한 만큼 예산 증액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최근 취임한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게임진흥원 분리를 두고 부정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게임진흥원 설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시선도 나온다. 

황 장관은 장관에 취임하기 전 인사청문회 질의서를 통해 게임진흥원 설립을 두고 부정적 의견을 내놨다. 

그는 답변서를 통해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콘텐츠산업을 전반적으로 진흥하는 방향이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는 "향후 게임진흥원과 관련해 별도 신설을 두고 논의가 있으면 폭넓게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덧붙였다. 

조승래 의원실 관계자는 “기관을 하나 새로 만드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예산 및 인력 확충, 콘텐츠진흥원의 기능 축소 등 현실적 부분들과 관련해 정부부처를 설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