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가 임기만료를 앞둔 5명의 사외이사를 모두 재추천하며 안정을 선택했다.

5일 KB금융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올해 말 다수 계열사 경영진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어 KB금융지주 사외이사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종규 KB금융 안정기조, 계열사 대표 인사권 쥔 사외이사 다 재추천

윤종규 KB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KB금융지주는 26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어 선우석호 홍익대 경영대학 초빙교수, 스튜어트 솔로몬 전 메트라이프생명보험 회장, 최명희 내부통제평가원 부원장, 정구환 남부제일 공동대표 변호사, 김경호 홍익대 경영대학 외래교수 등 사외이사 5명의 연임안건을 표결에 부친다.

모두가 무난히 연임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KB금융그룹은 2020년 연말 계열사 경영진 인사에서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선택하며 '윤종규 3기'를 시작했는데 사외이사 임명에서도 이런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2020년 신한금융그룹을 누르고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는 등 경영전반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고 코로나19에 따른 경영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말 인사에서 KB금융그룹 대부분 계열사 대표이사의 임기가 끝나 대대적 경영진 교체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번 사외이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계열사 대표를 뽑는 이사회 내 소위원회인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 구성을 살펴보면 5명 중 윤종규 회장과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모두 사외이사로 이뤄져있다. 다만 이사회 규정에 따라 현직인 허인 은행장은 은행장후보 추천위원회 의결에는 참여할 수 없다.

26일 주주총회에서 연장 여부가 결정되는 선우석호, 김경호 홍익대학교 경영대학 교수가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에 소속돼있다. 나머지 한명은 2022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권선주 전 은행장이다.

사외이사 퇴임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이상 대표이사후보 추천위 구성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KB금융그룹은 2020년 연말 경영진 인사에서 안정기조를 선택했기 때문에 올해 인사에서는 변화를 줄 가능성이 크다.

2021년 말 경영진 임기 만료를 앞둔 계열사는 KB국민은행, KB증권, KB국민카드, KB캐피탈 등 주요계열사를 비롯해 KB생명, KB자산운용, KB저축은행, KB인베스트먼트, KB데이타시스템 등 총 9곳이다. 13개 계열사 가운데 절반이 훌쩍 넘는다.

인사대상이 되는 계열사 대표가 많은 만큼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와 소속 사외이사의 역할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KB금융그룹은 최근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에 소속된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미흡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윤종규 회장은 지속해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사외이사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ESG의 한 축인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해나가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 

2월 금융감독원은 2018년 이뤄진 연말인사에서 KB금융지주 대표이사후보 추천위가 계열사 대표이사 선정 과정에서 독립적 기능을 수행하지 못했다며 경영유의 조치를 내렸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대표이사후보 추천위 출범 초기 미흡했던 사항은 그동안 많은 개선이 이뤄졌다"며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확보해 지배구조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2018년부터 KB금융지주 이사회는 기존 지배구조위원회를 회장후보 추천위원회(회추위)와 계열사 대표이사후보 추천위원회(대추위)로 분리했다. 

이전까지는 상시지배구조위원회가 회장과 계열사 대표이사 잠재후보자군을 관리하다가 인사시기가 되면 확대지배구조위원회를 열어 최종후보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회장과 대표이사를 뽑았는데 이를 바꾼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