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사장이 수익성을 끌어올릴 방안으로 새로운 판매채널에 기대를 걸고 있다.

보장성보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보다 매출 규모 대비 순이익이 적은 만큼 영업채널의 경쟁력을 높여 이를 만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해상 수익성 고민 안아, 조용일 법인보험대리점에 기대 걸어

조용일 현대해상 대표이사 사장.


3일 현대해상에 따르면 조 사장은 4월1일 출범하는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 ‘마이금융파트너’를 통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수익성을 끌어올려 기업가치를 높인다는 방침을 세웠다.

보험시장에서 법인보험대리점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고 1200%룰 도입 등 정부 차원에서 판매채널 선진화제도를 마련하는 등 시장환경이 변화함에 따라 새로운 판매채널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과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법인보험대리점은 다른 보험사의 상품도 판매할 수 있는 만큼 판매채널의 영업력을 높여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통상적으로 설립 초기에는 적자가 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현대해상의 수익을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삼성화재와 DB손해보험은 자회사형 법인보험대리점을 통해 적지 않은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삼성화재금융서비스는 409억7천만 원, DB엠앤에스와 DB금융서비스는 각각 415억6100만 원, 183억9900만 원의 영업수익을 올렸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설계사 모집과 더불어 중소 GA를 인수합병 하는 방식으로 마이금융파트너의 규모를 꾸준히 늘려갈 것”이라며 “마이금융파트너 이외에도 전반적 판매채널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안을 마련해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마이금융파트너 출범 이외에도 손익 기반 영업목표 달성과 손해율·사업비 개선, 자산운용 이익률 제고 등을 통해 내실을 다지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조 사장이 장기인보험 등 보장성보험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하며 체질개선에 힘쓰고 있지만 실적 개선효과가 경쟁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나지 않고 있다. 수익성 개선을 위한 방안으로 마이금융파트너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장기보험 원수보험료는 9조490억 원으로 2019년보다 4.1% 증가했다. 원수보험료(매출)은 14조4104억 원으로 전년보다 7.4% 늘어났다. 

2020년 매출 1위는 삼성화재로 19조5485억 원, 2위는 현대해상, 3위는 DB손해보험 14조6982억 원, 4위는 KB손해보험 10조9751억 원, 5위는 9조1512억 원을 낸 메리츠화재다. 

현대해상은 보험사의 덩치를 보여주는 매출에서 손해보험업계 2위를 지켰다. 하지만 순이익 등 실적에서는 메리츠화재에 2년 연속 밀리며 4위권으로 내려앉았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별도기준 순이익은 7668억 원, DB손해보험은 5021억 원, 메리츠화재는 4334억 원 등으로 현대해상 3061억 원을 앞선다.

메리츠화재는 매출규모에서 현대해상보다 5조 원가량 적지만 순이익에선 오히려 1천억 원 이상 앞섰다.

지난해 현대해상의 순이익이 2019년보다 22% 늘었지만 DB손해보험이나 메리츠화재의 순이익은 40% 넘게 증가한 점을 고려하면 조 사장으로서는 수익성 개선이 절실한 셈이다.

더욱이 지난해 순이익 가운데 2천억 원은 현대해상 사옥 매각이익이 반영된 것이다. 보험상품을 팔고 투자 등을 통해 남긴 이익보다 부동산 매각에 따른 일회성이익이 더 많은 것이다. 매각이익을 빼면 현대해상의 순이익 규모는 더 줄었을 수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