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이 부동산 공시가격과 통계의 신뢰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는다.

그동안 부동산원은 공시가격 산정 과정에서 오류가 나타나고 시세와 동떨어진 통계 발표 등으로 정치권과 부동산업계로부터 많은 비판을 받았다.
 
부동산원 맡은 손태락, 부동산 공시가격과 통계 신뢰도 높이기 부담

▲ 손태락 한국부동산원 원장.


2일 부동산원 안팎에 따르면 손 원장이 부동산원을 맡아 부동산 공시가격과 통계의 정확성을 높이는 작업에 속도를 낼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손 원장은 취임사에서 “부동산원의 위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부동산 공시가격의 대국민 신뢰도와 부동산 통계의 정확성 및 적시성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정보통신기술과 지리정보체계기술(GIS)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공시가격 산정시스템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부동산 공시가격과 관련해 해마다 정정공시가 증가하면서 부동산원의 신뢰도에 금이 갔기 때문이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부동산원으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도별로 공시가격이 정정된 공시 세대 수는 2016년 1346세대, 2017년 1045세대, 2018년 5740세대 2019년 5313세대 등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1건의 공시가격 이의신청에 569세대가 함께 정정되기도 했고 2019년에는 3건의 이의신청에 349세대가 함께 정정되는 사례가 있었다.

공시가격 정정은 부동산원이 층, 방향, 전망 등에 따른 가격 차등요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손 원장은 이러한 공시가격 산정 과정의 오류 발생을 줄이고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대량산정모형의 도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대량산정모형은 표준이 되는 주택 가격을 정한 뒤 층수와 면적 등 다양한 변수를 입력해 자동으로 가격이 산출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부동산원은 공시가격 산정에 대량산정모형의 단계적 도입을 목표로 지난해부터 2022년까지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손 원장은 주택통계의 표본 확대를 통해 조사·분석체계를 고도화하겠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원의 부동산 통계는 실제 주택시장 동향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심지어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통계 품질진단 보고서’를 통해 부동산원의 주택가격 표본 수가 너무 적어 보완이 필요하다면서 부동산원에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부동산원은 올해부터 공시가격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부동산 통계 조사 표본을 최대 50% 늘리고 관련 예산도 대폭 올린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손 원장이 2월26일 취임한 뒤 현재 업무보고를 받고 있어 부동산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구체적 방안이 나오기까지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 원장은 1962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경북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행정고시 31회에 합격해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장과 주택토지실장, 국토도시실장 등을 두루 거쳐 부동산분야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