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장기화하고 있는 스카이72와 갈등을 놓고 골프장 영업중단과 시민공원으로 개방이라는 강공책으로 밀어붙이고 있다. 

25일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4월부터 골프장 영업을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을 놓고 스카이72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그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인천공항공사 스카이72 갈등해결 타협은 없다, 김경욱 강공책 밀어

김경욱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스카이72가 반발하고 있지만 4월1일자로 골프장 영업을 중단시키겠다는 방침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골프장을 운영하는 스카이72골프앤리조트는 지난해 9월부터 ‘인천국제공항 신불지역 및 제5활주로 예정지역’에 있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의 대중제 골프장 운영권을 두고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스카이72는 2002년 인천국제공항공사와 골프장사업 계약을 체결한 뒤 2005년부터 '스카이72골프장'이라는 이름으로 골프장을 운영해 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스카이72가 체결한 최초 임대계약에는 ‘제5활주로 건설이 예정된 2020년 12월31일까지 토지를 임대한다’는 내용이 들어갔다. 

그러나 스카이72가 제5활주로 건설이 예정된 날짜를 계약조건으로 잡은 만큼 제5활주로 건설일정이 변경됐으니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갈등이 시작됐다. 

인천국제공항의 제5활주로 착공시점은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다. 국토교통부와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애초에 제5활주로 착공시점을 2021년으로 잡았지만 코로나19 위기와 동남권 신공항 건설 등으로 구체적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계약기간이 2020년 말로 명시돼 있으며 기존 사업자의 계약기간을 연장하면 특혜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 지난해 말 경쟁입찰을 통해 올해 1월부터 골프장을 운영할 새 사업자로 KMH신라레저를 이미 선정했다.

다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KMH신라레저와 계약에서 ‘기존 사업자의 임대시설 인수·인계 및 법적 분쟁 소요기간 등에 따라 변경될 수 있다’는 단서조항을 달아 KMH신라레저와 추가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요소를 사전에 차단했다. 

스카이72는 법원에 인천국제공항공사의 다음 사업자 선정 입찰을 중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기각된 바 있다.

문제는 골프장 시설 소유권이다. 

스카이72는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부지를 임대한 뒤 1500억 원 이상을 들여 인천공항 골프장의 클럽하우스와 부대·조경시설 등을 조성해 골프장을 운영해 왔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다음 사업자까지 선정했지만 스카이72는 골프장 시설 소유권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끝날 때까지 골프장을 나가지 않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스카이72의 계약기간이 끝나면 골프장 시설도 인천국제공항공사에 귀속되거나 혹은 철거해야 한다는 내용이 계약서에 들어간 점을 들어 시설 귀속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스카이72는 골프장 시설의 소유권을 스카이72가 들고 있다며 골프장 시설과 관련해 청구권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태도를 지키고 있다. 

2002년 계약에 명시된 ‘귀속’에는 유상 또는 무상인지 여부가 따로 명시되지 않아 민법상 임차인의 권리에 따라 매수청구권 행사를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1월 토지사용기간 만료에 따른 토지 인도 및 건물소유권 이전을 청구하는 소송을 인천지방법원에 냈다.

스카이72는 "골프장 운영에 필요한 클럽하우스, 잔디, 수목 등 지상시설 전부는 스카이72의 소유"라며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스카이72로부터 소유권을 이전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법적 판결 뿐이다"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스카이72와 법적 분쟁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몇 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권익위원회는 지난해 10월 스카이72가 제기한 고충민원을 심의한 뒤 “스카이72 골프장의 임대 운영사업은 건물 등과 관련한 소유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장기간 복잡한 법률관계가 형성되고 분쟁이 오래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원만히 처리하는 방안의 검토를 요청한다”는 결론을 내놨다. 

하지만 2월 초 취임한 김 사장이 인천국제공항에 산적한 과제 가운데 하나인 스카이72와의 갈등을 놓고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예상보다 빠르게 문제가 해결될 수도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민사소송이 걸려있기 때문에 강제로 골프장 운영중단을 집행할 수는 없다”면서도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골프장 영업중단을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골프장을 국민들에게 공원으로 개방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스카이72가 골프장 영업을 강행한다면 이를 향한 국민들의 시선 또한 곱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은 24일 인천국제공항공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존 골프장 운영자인 스카이72측에 4월1일부터 영업을 하지 말라고 통보했다"며 "4월부터 골프장 부지를 국민들의 산책공간으로 무료로 개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진행중인 법적 분쟁이 종료되거나 합의가 이뤄지기 전에는 새 사업자도 영업하지 않겠다"며 "4월 이후에도 골프장을 찾는 손님이 있다면 내가 직접 나가 이용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스카이72는 이러한 인천국제공항사의 방침과 관련해 보도자료를 내고 “영업중단 요청을 받아들인 적이 없고 영업은 계속한다”며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영업중단 요청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