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에 이어 폴란드에서도 신규원전사업 수주활동에 나선다.

한수원은 국내에서 사실상 신규원전사업이 진행되지 않자 원전 수요가 이어지는 동유럽에서 차세대 한국형 원자로를 앞세워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한수원 체코 이어 폴란드에서도 원전 수주활동, 동유럽에 화력집중

정재훈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17일 한수원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에서 현지 언론인을 대상으로 한수원의 원전 기술력을 알리는 미디어 브리핑을 열면서 폴란드에서 원전사업의 기회를 잡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은 이번 행사에서 폴란드에 차세대 한국형 원전 ‘APR-1400’의 강점을 알렸다.

APR-1400은 한수원 등이 1992년부터 10년 동안 2300억 원을 들여 독자적으로 개발한 3세대 원자로다.

이 원전모델은 국내에서 울산 신고리원전 3호기와 5, 6호기에 적용됐고 한국이 처음 수출한 원전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원전에도 채택됐다.

APR-1400은 기존 한국형 원전모델보다 발전용량을 1천MW에서 1400MW로 늘리고 설계수명도 기존 40년에서 최대 60년까지 연장했다.

APR1400은 2017년 유럽 사업자요건 인증을 받고 2019년에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의 설계인증을 얻으면서 기술력과 안전성을 인정받았다고 한수원은 설명한다.

한수원은 APR1400을 통해 폴란드에서 원전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폴란드가 유럽연합(EU)의 온실가스 배출감소 정책에 대응하고 전력의 안정적 공급을 위해 신규원전 건설을 구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란드는 약 44조 원을 들여 6~9GW 규모의 원전 6기를 2040년까지 차례로 건설한다는 계획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신규원전 입찰은 올해 또는 내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수원은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국내에서 신규원전사업이 어려워지자 해외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특히 동유럽의 많은 국가가 원전을 운영하고 있어 노후원전의 시설 개선과 신규원전 건설 수요가 많다는 점에 주목해 동유럽에서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수원은 체코, 불가리아, 우크라이나 등 동유럽에서 신규원전 수주를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체코에서 정치적 사정으로 원전 입찰일정이 미뤄지고 불가리아에서는 원전사업이 무산되면서 한수원은 신규원전사업 수주가 한층 절실해지고 있다.

한수원이 폴란드에서 한국형 차세대 원전의 홍보행사를 연 것도 신규원전사업 수주기회를 한층 넓히려는 맥락에서 이뤄진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아직 폴란드에서 구체적 사업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며 “한수원이 우수한 원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알려 폴란드에서 관심을 둘 수 있도록 환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