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공매도계약을 전산시스템으로 관리해 대차거래의 투명성을 강화한다.

이 사장은 8일 비대면 방식으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무차입 공매도를 방지하고자 하는 정부의 공매도제도 개선정책을 지원할 수 있도록 대차거래 계약 확정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3월에 열 수 있도록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예탁결제원 사장 이명호 "공매도계약 3월부터 전산시스템으로 관리"

이명호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8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어 지난해 업무 성과와 올해 주요 추진사업 등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대차거래 계약 확정시스템은 주식 대여자와 차입자가 대차거래 계약을 맺은 뒤 계약 확정일시를 포함한 대차거래 정보를 보관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기존에 메신저, 전화, 이메일 등으로 이뤄지던 대차거래 계약을 전산화해 대차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목적에서 마련됐다.

예탁결제원은 차입공매도 목적의 대차거래 정보보고 및 보관의무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 자본시장법의 시행에 발맞춰 대차거래 절차를 전산시스템에서 관리해 거래내역 조작 가능성 등을 원천적으로 차단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예탁결제원은 계약 체결 뒤 차입자로부터 해당 계약의 원본을 제출받아 보관하는 부가서비스도 제공한다.

대차거래 계약 확정시스템은 3월8일 국내투자자에게 먼저 제공되고 외국인투자자에게는 하반기부터 지원된다.

이 사장은 사모펀드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예탁결제원은 6월부터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전자등록 또는 예탁되지 않은 비시장성자산에 표준코드를 부여해 관리한다.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은 1조5천억 원 규모의 피해가 발생한 옵티머스펀드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코드가 없었던 투자처에도 표준코드를 만들어 펀드가 어떤 곳에 투자했는지 파악하기 위해 마련됐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옵티머스펀드의 사무관리회사인 예탁결제원에 펀드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를 내렸다.

이 사장은 “사모펀드시장 투명성 제고정책을 지원하기 위한 비시장성자산 표준코드 관리시스템, 펀드자산 잔고대사(잔액이 일치하는지 확인하는 절차) 지원시스템과 모험자본 투자시장의 후선업무를 혁신하기 위한 벤처넷시스템까지 성공적으로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