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과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부사장이 나란히 해상 풍력발전에서 길을 찾고 있어 세아그룹 내 두 지주사 사이의 협업관계도 두터워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주성 부사장과 이태성 대표는 세아그룹 오너 3세이자 동갑내기 사촌형제로 선대의 형제경영에 이어 사촌경영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세아제강 세아베스틸 함께 풍력 바라봐, 이주성 이태성 사촌경영 굳건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부사장(왼쪽),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28일 세아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는 앞으로 해상 풍력발전사업에서 적극적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세아제강지주와 주력자회사인 세아제강에 이어 세아홀딩스의 주력 자회사인 세아베스틸도 미래 먹거리를 위해 특수강을 활용한 해상 풍력발전에 공급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주성 부사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세아제강지주와 세아제강은 올해부터 영국에 연간 16만 톤 규모의 모노파일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건설해 2022년부터 공장을 가동할 계획을 세워뒀다.

모노파일은 해상 풍력발전기의 기초골격이 되는 강철기둥을 말한다. 해상 풍력발전기는 바닷 속에 모노파일(강철기둥)을 세운 뒤 위에 선풍기 모양의 블레이드와 터빈을 올리는 방식으로 짓는다.

세아베스틸이 해양 풍력발전에 공급하는 특수강은 해상풍력 발전기의 날개부분에 쓰이는 것으로 세부적 사업분야는 약간 다르다.

아직까지는 각각의 사업 영역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사업이 안착하면 공동으로 마케팅을 나서거나 영업망을 활용할 여지는 충분하다.

특히 세아제강지주가 해상 풍력발전산업의 핵심인 유럽지역에 발 빠르게 진출하면서 세아베스틸도 중장기적으로 유럽 진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기존 사업뿐 아니라 해상풍력발전으로 사업범위를 넓혀 시너지를 강화할 여지가 커진 셈이다.

현재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는 각 계열사가 보유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LNG(액화천연가스)산업과 석유산업 등에서 마케팅과 영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세아제강에서는 탄소강 파이프, 세아창원특수강에서는 스텐레스강 파이프, 세아베스틸은 특수강 단조 제품군 등 LNG발전시설에 쓰이는 부품들을 패키지로 알리거나 국제 전시회에 세아그룹 이름으로 출품하는 방식이다.

이주성 부사장과 이태성 대표가 해상 풍력발전분야에서도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시장 전망과 달리 계열분리로 갈 가능성도 낮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 이주성 부사장은 2020년 1월 철강 신년인사회에서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계열분리 필요성을 전혀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태성 대표도 과거 세아그룹의 지속성장을 위해 계열분리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의사를 표시해왔는데 미래 먹거리에서도 협업할 가능성을 높이면서 굳건한 사촌경영체제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이주성 부사장과 이태성 대표는 1978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사촌형제로 이주성 부사장은 현재 세아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이태성 부사장은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의 아들이다.

선대인 이운형 전 세아그룹 회장과 이순형 세아그룹 회장은 형제경영을 이끌었고 현재는 세아그룹 양대 지주사를 사촌형제가 이끄는 사촌경영을 펼치고 있다.

앞서 이태성 대표는 2020년 3월 이주성 부사장이 대표로 있는 투자회사 에이팩인베스터스에 세아제강지주 지분을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전량 매각하면서 시장에서는 세아그룹 계열분리 가능성이 나왔다.

더욱이 세아그룹이 2020년 두 개의 지주사체제를 구축을 마무리하면서 앞으로 계열분리가 이뤄질 것이라는 시선에 힘이 실렸다.

세아그룹은 세아제강지주가 보유하고 있던 세아베스틸 지분 3.24%를 2020년 8월에 모두 처분하면서 세아제강지주와 세아홀딩스를 정점으로 하는 양대 지주사체제로 교통정리를 마쳤다.

세아그룹 관계자는 “해상 풍력발전 관련 사업이 아직까지 성장 초기에 있는 분야로 아직까지는 두 지주사 사이에 구체적 협업 사례는 없다”면서도 "세아제강지주가 해상 풍력발전 하부구조물을, 세아베스틸이 터빈 내부의 특수강소재시장을 각각 공략하고 있어 각자 사업을 확대하다 보면 상호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