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이 부산항과 신남방국가의 물류거점을 연결하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따라 아세안 국가와 교역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세안 지역에 물류거점을 확보해 부산항의 신규 물동량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부산항공공사 아세안 항만물류 투자 활발, 남기찬 신남방정책 발맞춰

▲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25일 부산항만공사에 따르면 최근 이사회를 통해 인도네시아 자바지역의 보세창고 건립·운영 사업에 관한 계획안을 의결한 뒤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바지역 보세창고 건립·운영 사업은 인도네시아 동부자바에 위치한 프로볼링고항에 수입수속이 끝나지 않은 화물을 보관하는 창고(보세창고)를 세워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말한다.

동부자바는 인도네시아에서 수도 자카르타에 이어서 두 번째로 지역내총생산(GRDP)이 높은 지역으로 항만과 조선업이 발달해 한국회사들도 많이 진출해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인도네시아 물류회사 PK,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와 함께 2월 현지법인을 세운 뒤 12월에 창고 건립을 마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합작법인이 보세창고를 운영하는 것뿐만 아니라 내륙운송과 항만하역에도 참여하고 냉동창고, 신규 항만 개발·운영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남 사장은 인도네시아를 포함해 베트남과 인도, 태국 등 신남방국가 4곳을 대상으로 항만물류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의 신남방정책에 따라 이들 신남방 국가들과 교역량이 증가하면서 부산항의 성장을 이끌 잠재력이 크다고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7년 11월 아세안 국가들과의 협력 수준을 미국, 중국, 일본 등 한반도 주변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신남방정책을 발표해 추진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부산항은 기존에 중국, 일본, 미국 등으로 물동량이 높았는데 최근에 한국회사들이 동남아에 진출하고 동남아 국가들도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면서 부산항을 경유하는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항만공사는 베트남 남부의 항만 인프라에 투자하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애초 컨테이너 야적장(CY)을 건설하려는 계획을 세웠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사업 변동성이 커지면서 사업방향을 수정했다.

부산항만공사는 인도에서는 현지 민간 항만회사인 아다니그룹과 협력해 항만물류시설에 투자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다니그룹이 운영하는 문드라항 등에 지분 참여하거나 물류센터를 공동개발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부산항만공사는 태국에서는 태국 공공기관과 함께 한국과 태국 사이의 물동량을 늘리고 한국 기업에 도움이 될만한 사업을 발굴하고 있다.

남 사장은 신년사에서 “글로벌 물류거점 확보 및 해외사업에 더욱 매진해 가시적 성과를 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 사장은 1959년에 태어나 한국해양대학교를 졸업한 뒤 웨일즈대학교 대학원에서 공학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해양대학교 물류시스템 공학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8년 8월 부산항만공사 사장에 올랐다. 

남 사장은 교수로 재직하면서 부산항만공사 항만위원과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 등을 역임해 해운항만물류분야 전문가로 이론과 실무를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