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면서 허리띠를 더 졸라매고 있다. 

강원랜드는 실적 감소를 방어하기 위해 비용을 줄이면서 코로나19 진정만 바라보고 있다. 
 
강원랜드 코로나19 길어져 허리띠 더 졸라매, 백신 접종만 바라봐

▲ 문태곤 강원랜드 사장.


22일 증권업계의 분석을 종합하면 강원랜드는 적어도 상반기까지는 좋지 않은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의 효과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카지노사업장의 온전한 개장을 장담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강원랜드 카지노사업장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문을 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하루 확진자가 1천여 명이 넘는 날이 이어지면서 정부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을 지속하고 있어 카지노사업장이 온전하게 영업을 재개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남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강원랜드는 올해 하반기 이후 백신 접종 등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상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강원랜드의 카지노 일반영업장은 143일만 문을 열었다. 

이 가운데 방문객을 온전히 받아 영업한 날은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전인 1월과 2월 중 53일뿐이다. 나머지 90일은 제한적으로 방문객을 받아 운영했다. 

강원랜드는 아직 지난해 실적을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처음으로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강원랜드 지난해 매출 4622억 원, 영업손실 4295억 원 낸 것으로 추산된다. 매출은 2019년 보다 69.6% 줄고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하는 것이다. 

2019년 강원랜드는 매출 1조5200억 원, 영업이익 5010억 원을 냈다. 

강원랜드는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하자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강원랜드 카지노사업장에서 일하는 직원 1958명은 지난해 12월29일부터 무급휴업에 들어갔다. 

정부의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이 이어지자 유급휴업 상태였던 직원들을 무급휴업으로 전환한 것이다. 

카지노사업장 직원 2천여 명은 지난해 2월부터 카지노사업장이 문을 닫자 유급휴업에 들어갔다. 유급휴업 직원들에게는 3개월 평균임금의 70%가 지급됐다. 

강원랜드 관계자는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휴업은 회사의 귀책사유로 보기 어려워 휴업수당이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유급휴업에서 무급휴업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카지노사업은 인건비와 같은 고정비 비중이 높아 매출이 감소하면 실적이 큰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3분기까지 강원랜드의 매출은 3472억 원으로 1년 전 같은기간과 비교하면 70%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지출한 인건비는 332억 원으로 매출의 10%에 이른다. 1년 전 같은 기간 매출 대비 인건비는 2%에 불과했다. 

다만 강원랜드는 완전 무급휴업을 적용하면 직원들의 생계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판단해 이달 31일까지 유급휴업 때보다 적은 금액인 기본급의 70%를 한시적으로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2주 단위로 ‘직원 생계지원 대책마련 위원회’에서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강원랜드는 이밖에 자체개발한 슬롯머신을 카지노사업장에 설치해 비용을 줄이고 있다. 

강원랜드는 12일 자체개발한 슬롯머신 ‘KL사베리’ 100대를 설치했다.

강원랜드는 약 7년을 주기로 1대당 약 4500만 원을 들여 해외에서 슬롯머신을 사온다. 하지만 이번에는 자체개발한 슬롯머신을 공급함으로써 비용을 아낄 수 있게 됐다.  

강원랜드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적자를 냈지만 비용 감소 등에 나서고 있는 만큼 온전히 영업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에는 실적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해를 넘겨 이어지면서 카지노나 경마, 경륜, 경정 등이 문을 열지 못해 위기가 심각한 상황”이라며 “비용을 줄이면서 코로나19 백신 보급만 바라볼 수밖에 없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지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