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김희석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등 하나금융지주에서 비은행 외부출신 대표이사들이 전문성을 발휘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이들이 조만간 이뤄질 하나금융 사장단 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을지 주목된다. 이들의 성과에 힘입어 하나금융에서 외부출신의 수혈이 더욱 활발하게 이뤄질지에도 시선이 몰린다.
 
하나금융 외부출신 대표 성과 거둬, 이진국 김희석 김동환 재신임받나

▲ (왼쪽부터) 이진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 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김희석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 김동환 하나벤처스 대표이사.


19일 하나금융지주에 따르면 현재 계열사 대표이사 14명 가운데 이진국 부회장을 비롯해 김희석 대표, 김동환 대표,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이사 등이 4명이 외부출신 대표이사다. 오 대표를 뺀 나머지 3명이 금융투자 관련 계열사를 담당하고 있다.

증권,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털 등에서 전문성이 그만큼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나머지 계열사 10곳 가운데 핀크를 뺀 계열사 9곳의 대표이사는 은행(하나은행, 외환은행) 출신이다.

금융지주나 은행에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이 계열사 대표이사에 포진돼 있는 금융권에서 은행 경력이 없는 외부 출신이 지주 안에서 자리 잡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비은행부문 강화, 한국판 뉴딜 지원 등으로 금융투자 관련 계열사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하나금융지주 안에서 이진국 부회장, 김희석 대표, 김동환 대표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이 부회장은 신한금융 출신으로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을 뿐 아니라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도 올랐다.

하나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지주보다 순혈주의 색채가 옅다고 비춰지는 것도 외부출신인 이 부회장이 지주 안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 부회장은 2016년 3월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18년 3월과 2019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며 5년째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김희석 대표는 2019년 3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영입됐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해외투자실장, 한화생명 최고투자책임자(CIO), NH농협금융지주 최고투자책임자(CIO) 부사장 등을 거친 대체투자분야 전문가다.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한국판 뉴딜에 5년에 걸쳐 10조 원을 지원한다는 계획을 내놨는데 은행의 대출지원 등을 제외하면 3조6천억 원을 맡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의 역할이 크다.

김동환 대표는 하나금융지주의 한국판 뉴딜 지원 프로젝트에서 첫 단추를 꿰는 역할을 맡고 있다. 혁신기업을 향한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려면 투자대상을 발굴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김동환 대표는 골드만삭스, 신한금융투자, 소프트뱅크벤처스 등을 거치며 벤처투자에 전문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벤처스에서 경영총괄뿐 아니라 투자기업을 발굴하는 데도 직접 참여하고 있다.

이 부회장 등은 실적으로 능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대표이사에 오른 첫 해인 2016년을 제외하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순이익 증가를 이끌었다. 2020년도 최대실적 경신이 확실하다.

2020년 3분기까지 하나금융지주 전체 순이익에서 비은행 계열사의 비중이 30%를 웃돈 것도 하나금융투자의 역할이 컸다.

김희석 대표가 이끈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2020년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47억 원 거뒀다. 2019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

하나벤처스는 2018년 10월 설립돼 같은 해 12월 공식출범했다.

김동환 대표는 2020년 상반기 순이익 13억 원을 거두는 등 출범한 지 만 2년도 되지 않아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자체 운용수익을 통해 독자생존을 할 기반을 갖춰가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계열사 14곳 가운데 하나생명, 하나손해보험, 하나펀드서비스를 뺀 11곳의 대표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 끝난다. 이 부회장, 김희석 대표, 김동환 대표도 재신임 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가 금융투자 관련 계열사를 넘어 여신금융, 디지털 등 다른 부문 계열사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깜짝 영입할지 시선이 몰리는 것도 이 부회장 등 외부 출신들이 성과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두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