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건설이 서울 공공재개발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건설은 재건축과 재개발 관련 경력직 모집에 나서며 도시정비사업 강화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서울 도시정비사업을 따내고 주택브랜드 '반도유보라'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 도시정비사업 인력 모아, 박현일 서울 공공재개발 수주 노려

박현일 반도건설 대표이사 사장.


18일 반도건설과 건설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15일 발표된 공공재개발은 소규모 단지가 많이 포함된 만큼 반도건설 같은 비수도권 지방 기반의 중소형 건설사들이 수주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공공재개발 후보지 8곳 가운데에는 영등포구 양평14구역 358가구, 관악구 봉천13구역 357가구, 동대문구 신설1구역 272가구, 종로구 신문로 2-12구역은 242가구 등 소규모 단지가 많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공공재개발에 관심이 있다"며 “2017년 수주했던 서울 서대문구 영천 반도유보라의 분양을 올해 5월 앞둔 가운데 중소규모 단지 위주 서울에서 도시정비사업을 펼쳐 브랜드 인지도를 키우려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0세대가 못 되는 소규모주택정비사업에도 공공재개발이 도입될 가능성이 있어 반도건설의 서울 도시정비사업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7일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0세대 미만 소규모 재건축사업에 공공참여 모델을 도입하는 '빈집 및 소규모 주택정비에 관한 특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천준호 의원은 “공공 소규모 재건축사업 대상지는 서울시에만 2070개 단지 6만384세대”라며 “분쟁, 절차 등 문제로 사업속도가 느린 대규모 재건축사업과 비교해 사업기간이 짧기 때문에 단기적으로 도심에 주택공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공공재개발과 공공재건축은 조합을 설립할 필요가 없다. 조합 안팎의 갈등이 없어 사업기간이 짧을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건설이 서울 도시정비사업에 나서는 데는 서울에서 이름을 알려 브랜드 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을 수 있다.

반도건설은 20일까지 재건축, 재개발 관련 경력직을 모집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에도 재개발, 재건축 관련 경력직 모집했는데 올해 상반기 다시 한번 모집하는 것이다.

반도건설은 지난해 6월 조직을 개편하면서 기존 주택사업과 더불어 도시정비, 임대주택사업 등 사업영역을 넓히겠다는 방침을 세우기도 했다.

반도건설 관계자는 "공공택지가 줄어들고 주택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꾸준하게 도시정비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며 "올해에만 특별히 도시정비사업을 더 강화하기 위해 관련 경력직을 추가로 모집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현일 반도건설 대표이사 사장은 2021년 신년사에서 "지난해 선전한 것은 도시정비, 공공사업, 개발사업 등을 통한 것"이라며 도시정비사업의 중요성을 짚었다.

박현일 사장은 2019년에 광고비를 크게 늘리는 등 주택 브랜드 강화에 힘썼지만 크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반도건설은 2019년 25억 원을 광고에 썼다. 2018년 7억 원보다 3배 넘게 늘렸지만 분양수익은 2255억 원을 나타내며 2018년 8801억 원보다 크게 줄었다.

박 사장은 2017년 취임한 뒤 계속해서 실적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넘기 위해 도시정비사업 강화라는 카드를 내세운 것으로 보인다. 

반도건설 실적을 살펴보면 2017년 매출액 1조 9304억 원, 영업이익 3530억 원을 낸 이후 2018년 매출액 1조 5663억 원, 영업이익 3029억 원에 이어 2019년 매출액 7951억, 영업이익 995억 원으로 계속 줄고 있다.

시공능력평가에서도 2018년 12위를 보인 뒤 2019년 13위, 2020년 14위 등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박 사장은 삼성물산 주택사업본부장 출신으로 목동 '트라팰리스',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이촌 '래미안 첼리투스'등 사업을 총괄하는 등 주택사업 경험이 풍부하다. 삼성물산의 대표 주상복합아파트인 타워팰리스를 기획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맡기도 했다.

그는 2015년 반도건설에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1년6개월만인 2017년 1월에 대표이사 사장에 올랐다. [비즈니스포스트 안정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