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21 공격적 가격인하, 화웨이 빈자리 잡고 애플 견제

▲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S21울트라(왼쪽)와 갤럭시S21.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가격 인하 카드를 꺼내들었다.

삼성전자는 한때 강력한 경쟁자였던 화웨이의 빈자리를 두고 다른 중국 스마트폰기업과 점유율을 다퉈야 한다. 5G시장에 막 진출한 애플도 위협적이다. 더욱 낮은 가격 경쟁력이 필요하다.

15일 삼성전자가 공개한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S21 시리즈는 이전 제품 갤럭시S20 시리즈와 비교해 각 모델별 가격이 평균적으로 20만 원가량 인하됐다.

특히 갤럭시S21 기본모델은 삼성전자 프리미엄 5G스마트폰 가운데 처음으로 100만 원 미만 가격이 매겨졌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공격적 가격 인하정책을 펴는 것은 화웨이의 스마트폰사업 좌초에 따른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분석된다.

화웨이는 삼성전자와 함께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 2위를 다퉈 왔지만 최근 미국 정부의 제재로 반도체 등 스마트폰 생산에 필요한 부품을 충분히 공급받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 

모바일업계에서는 화웨이 스마트폰사업이 올해부터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 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021년 화웨이 스마트폰 생산량은 4500만 대로 예상됐다. 지난해 생산량 1억7천만 대의 4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하는 것이다.

화웨이는 그동안 삼성전자와 비슷한 가격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스마트폰 제품군을 운영해온 것으로 파악된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을 앞세워 화웨이 공백에 따른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차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왕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21은 소비자에게 가장 중요한 폼팩터(제품 형태) 차원에서 변화가 없는 새 모델이지만 가격 측면에서 상당히 저렴해졌다”며 “중화권 업체들의 공백 잠식에 상당히 효과적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다만 화웨이 부재의 수혜가 삼성전자에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진영에서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저렴한 가격과 준수한 하드웨어 성능을 겸비한 중국 스마트폰기업들이 화웨이의 뒤를 이어 스마트폰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삼성전자 갤럭시S21 공격적 가격인하, 화웨이 빈자리 잡고 애플 견제

▲ 2020년 10월 세계 5G스마트폰 판매량 상위 10개 모델의 점유율. <카운터포인트>

삼성전자는 최근 5G스마트폰 대열에 합류한 애플도 견제해야 한다.

애플은 지난해 10월 아이폰 최초로 5G통신을 지원하는 아이폰12 시리즈를 내놨다. 시장 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가장 먼저 선보인 아이폰12 기본모델과 아이폰12프로는 출시 2주 만에 앞서 나온 갤럭시노트20 시리즈를 밀어내고 세계 5G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아이폰12 시리즈는 첫 5G아이폰이면서도 합리적 가격을 내세워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256GB 기준 아이폰12프로 가격은 149만 원으로 아이폰11프로와 비교해 11만 원 내려갔다 또 가장 저렴한 아이폰12미니 가격은 95만 원으로 책정됐다.

애플은 아이폰12에 이어 올해 아이폰13을 선보여 5G아이폰의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트렌드포스는 2021년 전체 스마트폰에서 5G스마트폰 비율이 37% 수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5G스마트폰 점유율 전망치는 애플 35%, 오포 14%, 삼성전자 13% 등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로서는 최신 스마트폰의 가격을 낮춰 5G스마트폰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필요성이 커진 셈이다.

고의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객 충성도가 가장 높은 애플마저도 5G지원에 따른 원가 상승요인에도 불구하고 아이폰12프로 시리즈에선 가격 인하기조를 보였다”며 “이를 고려하면 삼성전자도 전작의 고가정책을 그대로 유지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