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이 올해는 금융지주 실적 경쟁에서 성과를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우리금융지주 지주사체제 전환 3년 차를 시작하며 그동안 부족했던 비은행계열사를 갖춰 실적 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다.
 
우리금융 금융지주 실적경쟁 가세, 손태승 올해는 비은행 성과 본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를 확보한 효과가 나타나며 실적 개선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해 비은행부문 부족해 순이익 기준으로 금융지주 가운데 5위로 밀려나는 등 실적 경쟁에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금융감독원 통계시스템을 살펴보면 우리금융지주는 출범 첫 해인 2019년 순이익 1조8722억 원을 거두며 NH농협금융지주(1조7796억 원)를 앞서며 중위권 진출을 노리고 있었다.

다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가 실적에 본격적으로 반영된 2020년 6월부터 NH농협금융지주에 4위 자리를 내줬다. 비은행 계열사가 부족한 약점이 고스란히 실적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올해는 그룹 계열사 사이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은 캐피털사를 품에 안고 시작하는 만큼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해 말 아주캐피탈을 자회사로 편입하며 올해 계열사 사이 시너지 창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아주캐피탈은 13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아주캐피탈 이름을 우리금융캐피탈로 변경하고 박경훈 우리금융지주 재무부문장을 신규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박 대표는 실무진 시절부터 신사업을 검토하고 추진해온 기획 전문가로 우리금융 비은행부문 강화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손 회장이 박 대표를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이사로 보내며 편입 첫 해부터 그룹 시너지 강화에 힘을 실은 것으로 풀이된다.

박 대표도 13일 취임사를 통해 주요 경영전략으로 그룹사들과 연계영업 강화를 통한 성장 가속화를 첫 손에 꼽았다.

우리금융캐피탈은 2018년부터 매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며 지난해 3분기 별도기준으로 순이익 808억 원을 냈다. 지분법에 따라 단순 수치상으로 반영해도 600억 원가량 순이익이 늘어나는 셈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이 그룹 계열사로 편입해 얻게 될 시너지를 고려해보면 실적 기여도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자동차금융부문과 기업금융에서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공산이 크다. 

우리금융그룹은 그룹 내 자동차금융사업을 통합한 플랫폼을 구축해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신차, 중고차, 수입차 등 다양한 자동차금융 상품을 보유한 우리금융캐피탈이 플랫폼 경쟁력을 등에 업고 영업 확대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캐피탈은 운영자금을 대출해주는 일반대출과 벤처캐피탈과 사모펀드 등에 투자하는 신기술금융, 투자금융을 기업금융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자회사인 아주저축은행을 통해 기업금융을 진행하고 있어 영업 확대에 한계가 있었지만 우리금융그룹 품에 안기며 우리은행과 우리종합금융 등이 주선하는 기업금융에 참여하는 등 영업기회가 넓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올해 우리금융캐피탈 외에도 증권사 등 비은행 계열사 확보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손 회장은 내부등급법 승인 등 비은행 계열사 인수합병에 걸림돌로 작용하던 것들을 일정부분 해결하며 올해 대략 6조 원가량의 자본여력도 확보해뒀다. 

우리금융지주는 경쟁 금융지주 가운데 증권사와 보험사를 유일하게 보유하지 않고 있어 비은행 계열사 확보를 통해 순이익을 개선할 여지가 더 남아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우리금융지주가 올해 실적을 크게 개선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지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13일 우리금융지주의 2021년 예상 순이익을 1조6천억 원으로 기존 추정치 대비 14.6% 높여잡았다.

정태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를 은행업 최선호주로 제시하며 "아주캐피탈 인수 등에 힘입어 올해 이익 증가율이 22.2%로 크게 높아질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의 약점이었던 낮은 비이자이익 비중은 비은행 자회사 인수를 통해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종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