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그룹의 새 성장동력으로 ‘미래 모빌리티’를 꼽으면서 한화시스템의 모빌리티사업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은 ‘에어택시’와 ‘저궤도 위성안테나’를 중심으로 한화그룹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모빌리티사업 힘실어, 김승연도 성장동력 꼽아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


7일 한화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김승연 회장은 매년 신년사와 창립기념사를 통해 한화그룹 사업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는데 모빌리티사업을 한화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것은 2021년이 처음이다.

김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래 성장동력을 계속 확보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사업역량과 리더십을 확대해야 한다”며 “미래 모빌리티, 항공우주, 그린수소 에너지, 디지털 금융솔루션 등 신규사업에서 미래 성장기회를 선점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화그룹은 전통적으로 방산과 화학, 금융 중심의 사업구조를 지니고 있고 2010년 이후에도 신사업으로 태양광과 수소 등 친환경사업을 추진했다.

모빌리티는 항공우주, 그린수소, 디지털 금융 등과 달리 한화그룹이 그동안 힘줘 온 방산, 친환경, 금융사업과 다소 거리가 먼데 김 회장이 직접 미래사업으로 꼽은 만큼 앞으로 힘이 실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미래 모빌리티사업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이동수단을 중심에 두는데 한화그룹이 수소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부분이 많을 것으로 분석된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대표이사 사장은 한화그룹의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중심에 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시스템은 한화그룹에서 미래 모빌리티와 가장 관련 깊은 사업을 하는 계열사로 김연철 사장은 현재 도심항공 모빌리티(UAM)로 불리는 에어택시와 우주 인터넷시대를 열 저궤도 위성안테나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에어택시와 저궤도 위성안테나는 미래 모빌리티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업으로 꼽힌다.

에어택시는 하늘을 나는 자동차로 상용화하면 도심 이동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저궤도 위성안테나는 인공위성을 통해 지구 안 어디서든 고품질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기술이다. 항공기, 초고속 기차, 선박 등은 물론 자율주행차의 텔레메틱스(차량용 무선인터넷서비스) 기술과 접목할 수 있어 미래 모빌리티시대에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에어택시와 저궤도 위성안테나사업은 한화시스템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방산, 통신, 레이다 기술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뿐더러 에어택시에 저궤도 위성안테나를 탑재하는 방식 등으로 두 사업 자체의 시너지도 가능하다.

김 사장은 사실상 한화그룹 미래 모빌리티사업의 초석을 놓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시스템은 김 사장이 대표를 맡은 뒤부터 미래 모빌리티사업 투자를 본격화했다.

김 사장은 연세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1986년부터 한화그룹에서 30년 넘게 기계분야에서 한 우물을 판 기계사업 전문가다. 한화 기계부문 대표, 한화정밀기계 대표, 한화테크윈 대표 등을 거쳐 2019년 9월 한화시스템 대표에 발탁됐다.

김 사장은 한화시스템 상장이라는 무거운 과제를 안고 있었는데 2019년 11월 상장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한 뒤 미래 모빌리티사업 진출에 속도를 냈다.

지난해 초 지분투자를 마무리하며 미국 에어택시기업 오버에어의 개인용 비행체(PAV) ‘버터플라이’ 개발사업에 합류했고 6월에는 영국의 위성안테나업체 ‘페이저솔루션’을 인수해 저궤도 위성안테나사업에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330억 원을 들여 미국 위성안테나업체 ‘카이메타’의 지분 9.11%를 취득하며 위성안테나사업을 더욱 강화했다.
 
김연철 한화시스템 모빌리티사업 힘실어, 김승연도 성장동력 꼽아

▲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주최한 도심항공 모빌리티(UAM) 실증 및 시연비행 행사 ‘도시, 하늘을 열다’에서 공개한 에어택시 '버터플라이'. <한화시스템>


김승연 회장이 신년사에서 ‘글로벌 리더’로 나아가자고 강조한 K방산은 김연철 사장이 미래 모빌리티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한화시스템은 2018년 방산업체인 한화시스템과 ICT업체인 한화S&C의 합병으로 출범한 국내 유일의 방산 및 ICT서비스 융합업체다. 방산전자분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정부의 대형 국방사업을 꾸준히 수주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이 지난해 12월 공식적으로 밝힌 신규수주 규모만도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전투체계 개발사업, 방공지휘통제경보체계 공급사업 등 8600억 원에 육박한다.

한화그룹 계열사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는 점도 한화시스템의 미래 모빌리티 투자를 든든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한화시스템은 그룹 내 ICT서비스사업을 도맡아하고 있는데 김승연 회장은 지난해 신년사에서 한화그룹의 디지털 전환을 제1과제로 꼽은 데 이어 올해 신년사에서도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시대에 맞춰 혁신적 디지털 전환을 추진할 것을 강조했다.

이동헌 대신증권 연구원은 “한화시스템은 방산사업에 힘입어 올해도 실적 증가세를 이어갈 수 있다”며 “에어택시와 저궤도 위성안테나사업 역시 한화시스템의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김연철 사장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주최한 도심항공 모빌리티 시연행사 ‘도시, 하늘을 열다’에 팀코리아 대표로 참가해 “도심항공 모빌리티 인프라 구축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며 “방산전자와 IT첨단 기술력을 기반으로 미래교통 환경기반을 마련하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