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이 내부출신으로는 두 번째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오른다.

관료출신이 회장에 오를 것이란 전망과 달리 10년 만에 처음으로 내부승진을 통해 NH농협금융그룹을 이끌게 됐다.
 
[오늘Who]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손병환, 10년 만의 내부승진 파격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 은행장의 NH농협금융지주 회장 내정을 놓고 이례적이며 파격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손 은행장은 올해 3월 NH농협은행장에 취임해 임기를 1년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금융지주 회장으로 내정됐다. 

이에 앞서 손 은행장은 1년 임기 뒤 1년 연임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은행장으로서 2년 임기를 보장받았다.

NH농협은행의 중장기 경영전략을 힘 있게 추진할 것으로 전망됐던 만큼 NH농협은행 내부에서도 손 은행장의 금융지주 회장 선임은 예상하지 못했다는 말이 나온다.

손 은행장은 실질적으로 내부승진을 통해 금융지주 회장에 오른 첫 사례이기도 하다.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이후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관료출신이 외부에서 영입됐다. 이번에도 관료출신 회장이 나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졌다.

내년이면 NH농협금융지주가 출범한 지 10년째를 맞이하는 만큼 내부승진 인사가 회장에 올라 금융지주의 전문성을 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농협금융 안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관료출신의 우세를 점치는 시선이 많았다.

NH농협금융지주는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정책자금을 집행하는 창구 역할을 맡고 있고 핵심계열사인 NH농협은행은 농협법에 따라 설립된 특수은행이다.

더불어 농림축산식품부의 자금지원을 받는 농협중앙회가 NH농협금융지주의 지분 100%를 보유해 정부의 입김이 세다는 점에서 주로 고위관료출신이 후보군으로 거명됐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회장 선임절차를 밟을 때 후보군을 공개하는 것과 달리 NH협금융지주는 ‘관피아’ 논란에도 불구하고 이번에 손 은행장이 단독으로 추천되기 전까지 후보군을 전혀 공개하지 않았다. NH농협금융지주가 ‘깜깜이’ 인사를 추진하면서 관료출신 인사 내정 가능성에 힘이 실렸다.

최근 은행연합회 등 금융협회장 인사나 유관기관 대표 인사에서 관료출신들이 선임되면서 관피아 논란이 불거지자 NH농협금융지주가 논란을 피하기 위해 후보군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손 은행장은 지주 회장으로 깜짝 발탁되면서 관료출신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선임되는 관행을 깬 셈이다.

NH농협금융 관계자는 “농협금융은 2012년 출범 이후 줄곧 관료출신의 금융 전문가를 영입해 협동조합 금융그룹으로서 성공적 행보를 보여 왔다”며 “신용사업부문이 분리된 지 10년이 되는 시점에서 농협금융 내부를 잘 아는 손 은행장은 농협금융의 도약을 이끌 최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손 은행장은 1990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해 30년 동안 농협에서 일했다. 농협중앙회 조직·인사제도혁신단 팀장, 기획조정실 팀장을 거쳐 NH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장, NH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 경영기획부문장 등을 지냈다.

NH농협금융지주는 이날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손 은행장을 NH농협금융지주 회장후보로 단독추천했다.

NH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는 김광수 전 회장이 은행연합회장으로 선임돼 자리를 옮기면서 20여 일 동안 비어 있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