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KB금융지주 재무총괄 부사장이 KB금융그룹을 이끌 차세대 리더로 떠올랐다. 

김 부사장은 지주에서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위험관리책임자(CRO) 등 요직을 도맡아 왔는데 앞으로 KB손해보험 대표를 맡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후계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오늘Who] KB손해보험 맡은 김기환, KB금융 차세대 리더로 떠올라

▲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내정자가 KB손해보험에서 보여줄 경영성과에 따라 KB금융그룹 차세대 리더로 한발 앞서나갈지 주목된다.  

KB손해보험은 그룹에서 3번째로 자산규모가 큰 핵심 계열사다. 이번 인사를 두고 그동안 지주 차원의 조력자 역할을 해왔던 김 내정자가 경영능력을 입증해 입지를 넓힐 기회를 얻었다는 시선이 나온다.

김 내정자는 KB금융지주와 KB국민은행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다.

인사, 홍보, 재무, 위험관리 등 그룹 전반의 업무를 수행하며 KB금융그룹의 경영전반을 익힌 '멀티 플레이어'다. 여기에 주요 계열사 경영까지 맡게 되면서 차세대 리더 행보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요직으로 꼽히는 최고재무책임자를 2년 동안 맡았던 점도 주목된다. 앞서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과 허인 은행장도 각각 KB금융지주, KB국민은행에서 최고재무책임자를 역임한 바 있다. 

손해보험업 경험은 없지만 그룹 전반의 재무상태를 포괄하는 최고재무책임자 자리에서 KB손해보험이 추구해 온 '내실경영'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18년에는 KB손해보험 기타비상무이사에 오르기도 했다.

김 내정자는 2019년 상반기 실적발표회에서 KB손해보험의 실적을 따로 소개하며 “KB손해보험은 단기 실적과 외형 성장보다는 미래가치를 키워나가는 가치경영을 펴고 있다”며 “자동차보험에서 온라인을 강화해 점유율을 늘리고 신계약 가치 증대를 위해 연만기 상품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것이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KB손해보험 사장의 임기는 2021년부터 2년이다. 통상적으로 KB금융그룹 계열사 대표들이 한차례 연임해 2+1 임기를 수행한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김 내정자의 임기는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임기 3년과 맞물린다. 

KB손해보험 경영성과에 따라 김 내정자가 '다음'을 노려볼 수도 있다는 뜻이다. 현재 '포스트 윤종규'로 분류되는 양종희 KB금융지주 부회장 내정자,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이사 사장은 모두 1961년생이다. 김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이들의 뒤를 이을 리더그룹으로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KB손해보험은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위주의 경영전략을 펼치고 있다.

순이익이나 매출보다는 보험 계약의 질적 가치를 판단하는 내재가치(EV)를 공개하고 있는 점도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내재가치는 보험사가 보유한 순자산가치와 보유계약가치를 더한 값으로 보험사의 장기 성장성을 가늠하는 지표다.

3분기 기준으로 KB손해보험의 내재가치는 6조6070억 원으로 2019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2% 증가했다.

이런 경영방침은 그룹 차원의 중장기 전략인 만큼 김 내정자 역시 비슷한 경영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17년 이후 지속해서 순이익이 감소하고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에 더해 2023년 도입되는 새 국제 회계기준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대비도 해야한다.

김 내정자는 1963년 태어나 우신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허인 은행장과 같은 장기신용은행 출신이다. 

KB금융지주 홍보부장, KB국민은행 인사부장 등을 지냈고 2016년부터 KB국민은행과 KB금융지주에서 리스크관리총괄 임원을 역임했다. 2018년부터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를 맡아왔다.

이에 앞서 KB금융그룹은 18일 "김기환 부사장은 재무, 리스크, 홍보, 인사, 글로벌 등 다양한 컨트롤타워 업무경험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핵심 사업에 대한 높은 이해도 및 경영관리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지주 최고재무책임자로서 리딩 금융그룹의 위상 견인을 지원하며 리더십을 발휘한 바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