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과 신한금융그룹이 올해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막판까지 경쟁을 펼치고 있다. 

두 금융그룹의 순이익 격차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8월 KB금융그룹에 새로 편입된 푸르덴셜생명 실적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KB금융 신한금융과 리딩금융 막판까지 경쟁, 푸르덴셜생명이 변수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이사.


3일 금융권 관계자에 따르면 두 금융그룹의 올해 순이익 격차는 어느 때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KB금융지주는 2분기와 3분기 순이익에서 모두 신한금융지주를 앞서며 연간 순이익 1위 탈환도 바라보고 있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은 신한금융지주(2조9502억 원)가 KB금융지주(2조8779억 원)에 723억 원 앞서고 있다.

두 금융지주의 순이익 격차는 2018년 1278억 원, 2019년 917억 원으로 최근 3년 동안 점점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

이에 앞서 KB금융지주는 2017년 신한금융지주가 9년 동안 지키고 있던 순이익 1위 자리를 한차례 뺏어온 바 있는데 올해 3년 만에 순이익 1위에 다시 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금융지주는 8월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면서 순이익 1위 탈환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푸르덴셜생명은 8월 말 KB금융지주에 편입되면서 9월 한 달 동안 낸 순이익 111억 원이 KB금융지주 순이익에 반영됐다.

푸르덴셜생명을 인수하며 인식된 염가매수차익 1450억 원도 3분기 이익에 반영돼 KB금융지주 역대 최대 분기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은행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 속에 비은행계열사들이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

특히 KB증권은 3분기 연결기준으로 순이익 2097억 원을 거두며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275.8%나 급증한 실적을 냈다. 주식시장에 개인투자자 자금이 폭발적으로 유입되면서 리테일부문 수익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KB캐피탈은 1~3분기 누적 1164억 원을 내며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3.9% 늘었고 KB국민카드도 수수료 인하로 어려운 업황 속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 늘어난 순이익 2552억 원을 내며 선방했다.   

신한금융지주도 비은행계열사의 약진이 돋보였다.

신한금융투자는 1~3분기 누적 순이익이 1275억 원을 내며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15% 급증했다. 신한카드는 14.4% 증가한 4702억 원, 신한생명보험은 56% 늘어난 1713억 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이런 상황에서 푸르덴셜생명의 4분기 실적이 두 금융지주 올해 실적 경쟁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푸르덴셜생명은 상반기에는 순이익 650억 원을 냈다. 2019년 순이익은 1408억 원이며 최근 3년 평균 연간 순이익은 1600억 원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전체 생명보험사의 순이익은 3조1515억 원으로 2019년 같은기간과 비교해 3.1% 늘었다. 특히 상반기 이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4분기 실적을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B금융지주의 올해 순이익 예상치를 3조3천억~3조4천억 원으로,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 예상치를 3조4천억~3조5천억 원으로 각각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는 4분기에 사모펀드 손실을 추가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은행이 손해 미확정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분쟁 조정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신한은행도 라임펀드 판매분 2740억 원에 대해 4분기에 손실처리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다만 회수율과 불완전판매 배상비율 등을 감안하면 손실액이 700억~800억 원을 크게 웃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금융권에서는 2021년부터 KB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푸르덴셜생명 인수효과를 볼 것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올해 뿐 아니라 내년에도 리딩금융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내년 일회성요인을 제외한 경상실적에서 푸르덴셜생명의 이익이 1500억 원가량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푸르덴셜생명 자회사 편입과 음(-)의 현재가치(VoBa) 상각 등이 2021년 이익에 본격적으로 반영될 것이다"며 이익 기여분이 모두 3천억 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비즈니스포스트 공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