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삼수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이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항암제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한 차례 신약 개발에 성공한 만큼 항암 신약 개발에도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삼수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

▲ 이삼수 보령제약 공동대표이사 사장.


1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보령제약이 연매출 700억 원이 넘는 자체개발 신약을 보유하고 있는데 항암 신약 개발에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을 받고 있다.

보령제약은 현재 항암 신약 후보물질을 3개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신약 후보물질은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성 림프종을 적응증으로 하는 표적 항암제 'BR2002'다. 지난해 임상시험 승인을 받은 뒤 미국과 국내에서 각각 올해 4월과 5월부터 임상1상을 진행하고 있다.

보령제약은 6월에는 전환사채를 발행해 780억 원의 자금을 모집해 이 가운데 150억 원을 2023년 상반기까지 BR2002 개발에 투입하기로 했다. 2024년 안에 BR2002 임상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BR2002는 보령제약이 보유한 항암제 신약 후보물질 가운데 유일하게 임상시험에 들어간 것이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BR2002에 관해 "임상1상을 진행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중간에 기술수출할지, 끝까지 개발할지는 개발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그동안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제네릭(복제약)을 개발하며 신약 개발역량을 키워왔다. 올해 5월 기존 전문의약품(ETC)부문 산하에 있던 항암사업본부를 별도의 항암제부서 'ONCO MKT PM'로 독립시키며 항암제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또 5월에 도입약 젬자의 자산을 사들이며 국내판권도 독점했다. 젬자는 췌장암, 비소세포폐암, 방광암, 유방암, 난소암, 담도암 등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IMS헬스에 따르면 2019년 젬자의 국내 매출은 142억 원 정도다.

9월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바이젠셀과 면역세포 치료제 연구개발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으며 항암제 개발을 위한 개방형 혁신에도 나섰다. 바이젠셀은 보령제약이 지분 29.5%를 보유하고 있는 관계사이기도 하다. 바이젠셀은 현재 혈액암을 적응증으로 하는 면역항암제 'VT-EBV-201'의 국내 임상2상을 진행하고 있다.

11월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액암 제네릭 '벤코드'의 품목허가도 받으며 항암제 품목을 늘렸다. 벤코드는 일본 제약사 에자이의 '심벤다'의 제네릭이다.

같은달 보령제약이 보유한 충남 예산 공장의 항암 주사제 생산시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적합 인증을 받으며 다발성 골수종 제네릭 ‘벨킨’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로 했다. 벨킨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다국적제약사 얀센의 벨케이드다.

내년에는 예산 공장에 유럽 GMP인증도 획득한다는 목표도 세운 것으로 확인됐는데 예산 공장에서 생산하는 벨킨의 해외수출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예산 공장에서 벨킨을 생산하는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 항암 주사제 생산을 확대해 나가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보령제약은 2019년 항암제사업에서만 매출 1천억 원가량을 올렸는데 대부분 다른 국내외 제약사로부터 도입해 판매한 것들이다. 2014년에는 로슈의 '젤로다', 2015년에는 일라이릴리의 '젬자', 2016년에는 삼양바이오팜의 제넥솔 등을 도입했다.

이삼수 대표는 다양한 항암제 판매를 통해 항암제시장에 밝은 데다가 자체개발한 신약 '카나브'로 큰 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는 만큼 항암 신약 개발을 자신하고 있다.

이삼수 대표는 올해 2월 국내언론과 인터뷰에서 "앞으로 항암제에서 많은 매출 증가를 이루려고 하는데 항암제 관련 영업조직이 잘 갖춰져 있다"며 "현재 직접 개발과 개방형 혁신(오픈이노베이션) 등을 진행하고 있어 제품만 갖추면 충분히 카나브의 뒤를 이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폴라리스마켓리서치는 2025년 혈액암 치료제의 글로벌시장 규모가 870억 달러(96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영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