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재연임에 성공해 건설사 최장수 최고경영자(CEO) 반열에 들어설까? 

이 부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지주사를 출범하며 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태영그룹이 어떤 선택을 할지 시선이 몰린다.
 
태영건설 변화냐 안정이냐, '장수CEO' 이재규 대표 재연임이 가늠자

▲ 이재규 태영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1일 태영건설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재연임 여부는 내년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태영건설은 11월30일 임원인사를 실시한 것과는 별도로 다음 대표이사 선임안을 내년 2월에 공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영건설은 2018년 3월 이 부회장의 연임을 결정했을 때도 이보다 한 달 이른 2018년 2월에 주주총회 안건으로 연임안을 상정한다고 공시했다.

이 부회장은 건설업계에서 대표적 장수 최고경영자로 꼽힌다. 

2015년 3월부터 태영건설 대표이사를 맡아오고 있는데 2013년부터 GS건설을 이끌어 오고 있는 임병용 부회장 다음으로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것으로 파악된다. 

최광호 한화건설 대표이사 사장도 건설사 장수 최고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지만 2015년 6월부터 대표를 맡아 이 부회장보다는 경력이 3개월가량 짧다. 

이 부회장이 3년 임기의 태영건설 대표이사 재연임에 성공한다면 현역 건설사 최장수 최고경영자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이 부회장의 재연임 가능성을 놓고는 건설업계의 전망이 엇갈린다. 

이 부회장이 재연임하지 못할 것이라고 보는 쪽에서는 태영그룹이 지주사 출범 등 변화를 맞아 세대교체 필요성이 커졌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윤석민 태영그룹 회장이 그룹 변화를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윤세영 태영그룹 명예회장 세대로 구분되는 이 부회장의 역할이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부회장은 1982년부터 태영그룹에서 일해왔다. 1946년에 태어나 연령대가 대체로 높은 건설사 최고경영자 가운데서도 가장 나이가 많은 편이기도 하다. 

반면 이 부회장이 풍부한 경험을 보유한 만큼 급변기를 맞은 태영건설을 안정화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태영건설은 그동안 수익 창출원 역할을 했던 TSK코퍼레이션 등 환경 관련 자회사를 모두 지주사인 티와이홀딩스로 넘기고 건설업만으로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 부회장처럼 태영건설과 건설업계를 모두 잘 아는 최고경영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부회장은 올해 철도사업 등 새로운 건설업 영역으로 진출하며 태영건설의 먹거리를 다양화하는 데도 성과를 냈다. 

태영건설은 한라, 남화토건 등과 컨소시엄을 이뤄 2375억 원 규모의 호남고속철도 2단계 5공구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됐는데 이 부회장이 수년 전부터 철도사업 관련 인력을 영입한 효과 덕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당분간 코로나19 위기가 이어질 것을 고려해 내년 초로 임기가 끝나는 건설사 대표들 대부분의 연임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면서도 "이 부회장은 태영건설이 놓인 특별한 상황이 있어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태영건설은 이 부회장의 재연임과 관련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다. 

태영건설 관계자는 “이 부회장 임기가 내년 3월27일까지인 만큼 재연임을 결정하기 위한 시간이 아직 남아있다”며 “현재로서는 재연임절차 등에 관해 알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마산고등학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72년에 호남정유에 입사했고 1982년 태영그룹에 전무로 영입됐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