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가 배터리 신설법인의 출발부터 미국시장에서 원통형 배터리로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시장은 LG에너지솔루션 고객사인 테슬라와 루시드 등의 전기차 생산계획에 힘입어 성장 전망이 밝다.
 
[오늘Who] LG에너지솔루션 첫 대표 김종현, 미국 전기차 성장 반갑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 내정자.


27일 LG화학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출범 뒤 원통형(소형) 배터리 생산을 확대한다. 

LG화학 관계자는 “새로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은 전략적 차원에서 파우치형(중대형) 배터리뿐 아니라 원통형(소형) 배터리 생산을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특히 미국 공장에서 원통형 배터리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이라고 본다. 

미국에서 테슬라와 루시드모터스(루시드)를 고객사로 두고 있는데 모두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사장이 올해 2월 루시드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원통형 배터리시장을 적극 공략하여 앞으로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확실한 글로벌 1위를 달성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보인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테슬라는 글로벌 전기차 1위 생산기업이다. 루시드는 신생 전기차회사로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로부터 1조 원이 넘는 막대한 투자를 받으며 ‘테슬라 대항마’로 불리고 있다.

미국 전기차시장은 중국과 유럽시장에서 보이는 빠른 성장세와 달리 그동안 전기차 전환에 소극적 태도를 보여왔다.

배터리시장 조사기관들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상반기 코로나19에 따른 역성장에도 지난해보다 50% 성장한 30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지만 미국 판매량은 30만 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당장 내년부터 테슬라와 루시드 등 전기차 생산회사들이 증산에 들어갈 계획을 세우면서 성장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앞서 9월 2030년 현재보다 55배가량 늘어난 2천만 대까지 연 전기차 생산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루시드도 현재 연 2만 대 생산능력을 앞으로 13만 대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미국 전기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루시드 등을 포함한 미국 28개 전기차기업들은 ‘배기가스 제로 운송협회’(ZETA)라는 대형 로비단체를 출범시켜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는데 분주하다. 이 단체는 2030년까지 미국 전기차 운송체계 구축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을 향한 시장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첫 대표로 내정된 김종현 사장에게는 이런 미국 전기차시장의 성장이 반가울 수 밖에 없다. 

LG화학에 따르면 원통형 배터리로 테슬라와 루시드를 고객사로 만든 데에는 애초 전지사업본부장을 맡고 있던 김 사장의 전략적 판단이 큰 역할을 했다.

김 사장은 지난해 일본 파나소닉의 독점 고객사였던 테슬라의 중국 전기차 모델3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게 되면서 테슬라와 거래를 텄다.  

앞서 20일에는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모델3에 이어 두 번째 전기차 모델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테슬라와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김 사장은 테슬라와 협력을 바탕으로 2월 원통형 배터리를 사용하는 루시드도 고객사로 확보한 데 성공했다.

LG화학은 루시드의 첫 전기세단 ‘루시드에어’에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고 2023년까지 독점공급하는 계약을 맺어뒀다.

김 사장은 이처럼 LG화학 배터리사업의 전성기를 열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아 LG에너지솔루션 초대 대표이사에 오르게 됐다.

LG화학 관계자는 “전지분야의 직책을 두루 경험하고 전기차배터리시장에서 1등 지위를 확보하며 배터리사업을 이끌어 온 김종현 사장을 향한 임직원들의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1959년 태어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와 캐나다 맥길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했다.

2009년 소형전지사업부장으로 LG화학 전지사업본부에 발을 들인 뒤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을 거쳐 전지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김 사장은 12월1일 출범하는 LG에너지솔루션을 2024년 매출 30조 원 넘는 회사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향해 첫 발을 뗀다. [비즈니스포스트 성보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