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이 식품계열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해 계열사별 전략을 전면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롯데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해보면 롯데그룹 인사에는 이영구 식품BU장 사장 임명은 식품사업의 새 판을 짜라는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롯데 식품BU장 오른 이영구, 유통BU의 혹독한 구조조정을 요구받다

▲ 이영구 롯데그룹 식품BU장 사장.


유통BU가 가혹할 정도로 구조조정을 해 위기상황을 극복해 가고 있는 점과 비교하면 식품BU는 상대적으로 변화가 더뎌 강력한 쇄신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식품BU장과 롯데푸드 대표, 롯데GRS 대표, 롯데네슬레 대표를 교체하고 그 자리를 주로 롯데지주와 롯데칠성음료 인사들로 채워 이 BU장이 식품사업의 새판짜기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줬다.

롯데제과는 올해 상반기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해 수익성을 높이고 있어 이번 인사대상에서 제외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 BU장은 즉시 계열사별 진단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첫 주자는 롯데푸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푸드는 올해 신사업 투자를 이유로 롯데그룹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바람에서 한발 벗어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푸드 대표로 롯데미래전략연구소장을 역임한 이진성 부사장이 내정된 점이 이런 시선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대표 내정자는 경영전략 전문가로 꼽힌다.

롯데푸드는 올해 가공식품업계의 호황 속에서 홀로 실적이 저조했다. 롯데푸드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4728억 원, 영업이익 209억 원을 내 지난해 3분기보다 매출은 1%, 영업이익은 1.2% 감소했다.

가공식품업계 경쟁자인 CJ제일제당, 대상, 동원F&B 등이 6~8%대 외형 성장을 이루는 동안 롯데푸드만 실적이 줄어든 것이다.

이 BU장은 계열사별 진단 뒤 구조조정을 일단락한 뒤 브랜드와 국내외 영업망의 재정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 BU장은 브랜드와 영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롯데칠성음료의 칠성과 클라우드라는 브랜드를 젊고 친숙하게 만드는데 공을 들여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그는 2017년 롯데칠성음료 대표가 된 뒤 직원들에게 “현장의 경험이 지금 리더로서 큰 도움이 되고 있고 지금도 의사결정할 때 현장을 먼저 생각한다"고 말해왔다.

2019년 12월부터는 주류부문까지 아우르는 통합대표를 맡아 2017년 1분기부터 14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내며 롯데칠성음료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주류부문을 3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번에 식품계열사 대표에 새로 오른 2명 모두 이 BU장과 함께 롯데칠성음료 출신의 영업 전문가라는 점에서 변화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해외영업 전문가 박윤기 경영전략부문장이 롯데칠성음료 대표에 내정됐고 글로벌사업본부장을 지낸 김태현 상무는 롯데네슬레 대표를 맡게 됐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