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글로벌이 올해 마지막 서울 도시정비사업인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하며 도시정비사업 강화를 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은 수입차 유통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운데 이어 주력 주택사업에서도 도시정비사업으로 발을 넓히며 수익구조 다각화에 고삐를 죄고 있다.
 
코오롱글로벌 도시정비와 수입차 유통 넓혀, 윤창운 수익구조 다각화

윤창운 코오롱글로벌 대표이사 사장.


23일 코오롱글로벌에 따르면 이날 접수 마감한 4500억 원 규모의 서울시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했다.

10월 열린 현장설명회에 코오롱글로벌을 비롯한 건설사 10곳이 참석하며 높은 관심을 보였는데 실제 입찰에는 코오롱글로벌과 대우건설 2곳이 참여해 맞대결이 성사됐다.

건설업계에서는 대형건설사의 각축전이 될 것으로 예상됐던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중견건설사 코오롱글로벌이 뛰어든 것이 의외라는 목소리가 많다.

앞서 코오롱글로벌은 10월14일 입찰마감한 2천억 원 규모의 인천 미추홀구 용현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SK건설 컨소시엄과 대결하는 등 대형건설사와 수주를 놓고 정면대결을 펼치며 도시정비사업 확대를 향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다만 최근 인천 산곡5구역과 남앙주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을 포함해 대형건설사와 중견건설사가 대결한 수주전에서 모두 대형 건설사가 승리를 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코오롱글로벌 수주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이와 함께 코오롱글로벌은 경북 포항시 화목아파트 재건축(200세대), 학잠1구역 재개발(620세대), 부산시 남구 대연맨션 재건축(150세대), 대구시 수성구 청원맨션 재건축(140세대) 등의 현장설명회에 잇달아 참여하며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이 지방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에서 성과를 쌓는다면 이를 바탕으로 서울에서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을 본격적으로 노려볼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가 최근 제15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소규모 도시정비계획 3곳을 통과시키며 소규모 도시정비사업이 활기를 띨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데 국토교통부도 올해 가로주택정비사업 조건을 낮추는 등 소규모 도시정비사업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부터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중심으로 실적을 쌓아왔던 코오롱글로벌은 도시정비사업으로 주택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히고 있다. 지역주택조합사업은 특정 지역의 무주택자, 소형주택 소유자들이 조합을 구성해 주택을 짓는 사업을 말한다.

코오롱글로벌은 2018년 도시정비사업에서 4300억 원 규모의 신규 일감을 따냈는데 2019년에는 58% 증가한 6800억 원을 달성했다.

올해도 10월까지 대전 동구 가오동1구역 재건축사업(1454억 원)을 시작으로 대구 동구 효목1동6구역 재건축사업(1690억 원)까지 6천억 원가량의 도시정비사업을 수주했다. 올해 부쩍 경쟁이 치열해진 도시정비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윤창운 사장은 풍력발전과 모듈러건설 등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는데 기존사업에서도 도시정비사업과 수입차 유통사업으로 수익구조를 다변화하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

윤 사장은 최근 코오롱이 보유하고 있던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 93.75% 모두를 사들이며 수입차 유통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BMW 한국판매를 담당하고 있는데 아우디와 볼보의 판매를 맡고 있는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 지분도 확보해 수입차 유통채널을 넓혔다.

코오롱오토케어서비스는 수입차 정비·수리도 담당하고 있어 코오롱글로벌은 이번 지분 인수를 통해 수입차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수입차 유통사업에서 2019년 기준 매출 1조1300억 원을 2025년 2조5천억 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코오롱글로벌은 올해 신규 인허가를 받은 국내 전체 육상 풍력발전단지의 45%를 수주했을 만큼 풍력발전 사업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또 국립중앙의료원의 30병상 규모의 음압병동을 착공 두 달 만에 완공하고 중동, 동유럽지역 진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는 등 모듈러건축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윤 사장은 올해 초 신년사에서 "지속성장의 기틀을 마련해 올해는 더욱 치열하게 수익을 확보하는 한 해가 돼야 한다"고 말했는데 기존 건설, 수입차 유통사업에 신사업까지 다양한 수익구조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업계에서도 코오롱글로벌이 도시정비사업, 수입차 유통사업, 신사업으로 수익구조를 다양화하는 점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평가가 나온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코오롱글로벌은 건설과 수입차 유통사업의 매출 증가가 계속될 것"이라며 "풍력과 모듈러건설사업 등 새 사업의 성장 가능성도 큰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신규 수주금액이 늘어나고 수입차사업 확대로 건설부문과 유통부문 모두 추가 성장이 기대된다"며 "최근 성과를 거두고 있는 신사업도 빠르게 안정화해 다양한 성장기반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