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플랜트부문조직을 최소화 해 코로나19 위기를 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GS건설은 플랜트부문에서 수주 부진과 비용 발생 등으로 올해 영업손실을 보고 있는데 코로나19 영향이 이어질 가능성이 커 내년에도 실적 반등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시선이 나온다. 
 
GS건설 코로나19 장기화 대비, 임병용 플랜트 줄이고 혁신방안 강구

임병용 GS건설 대표이사 부회장.


20일 GS건설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임 부회장은 내년 1분기까지 인력을 전환배치하는 방식으로 플랜트부문 조직을 계속 축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 SK건설 등 다른 대형건설사들도 최근 플랜트부문 인력을 줄이고 있지만 GS건설은 이 가운데서도 인력 감축폭이 큰 편이다. 

GS건설은 플랜트부문 인력을 지난해 말 2702명에서 올해 3분기 기준으로 1875명까지 줄였다. 

이르면 27일 플랜트부문 본사조직을 대폭 줄이는 조직개편이 이뤄지면 관련 인력은 더욱 줄어들게 된다. 

임 부회장은 플랜트부문 수주 부진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GS건설 플랜트부문은 GS칼텍스 등 소규모 그룹 내부공사를 제외하면 2019년부터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하고 있다. 

수주에 근접한 대형 프로젝트도 현재로서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인도에서 플랜트 프로젝트 기초설계(FEED) 수주에 다가섰지만 코로나19로 사업이 지연되며 수주시점을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코로나19로 내년 해외플랜트 발주가 올해처럼 위축될 가능성도 높다.

코로나19 백신이 내년 상반기에 출시되더라도 해외플랜트 발주가 내년에 바로 회복되지는 않을 것으로 플랜트업계는 보고 있다.

대형건설사의 한 관계자는 “해외플랜트는 거의 모든 현장이 도심과 떨어진 오지에 있어 근무조건이 열악하기 때문에 현장노동자들도 대부분 개발도상국 사람들이다”며 “플랜트 현장노동자들까지 면역을 갖춰 공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려면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 부회장으로서는 종합건설사 GS건설의 위상을 고려해 플랜트부문을 운영해야만 하지만 위기를 넘을 때까지 조직을 최소화 해 비용부담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비용 절감 없이 현재 추세가 이어진다면 플랜트부문의 실적은 올해보다 내년에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 

GS건설은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매출 7조3056억 원, 영업이익 5455억 원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플랜트부문은 매출 1조7860억 원, 영업손실 1943억 원을 냈다. 

인프라, 건축·주택, 플랜트, 분산형에너지, 신사업으로 나눠진 GS건설 부문 가운데 영업손실을 내고 있는 곳은 플랜트부문이 유일하다. 

2년 동안의 수주 부진과 함께 이라크 카르발라 정유공장 등 주요 현장이 코로나19로 공사가 지연돼 추가 비용이 발생했다는 점이 올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GS건설 플랜트부문은 2019년 584억 원, 2018년 785억 원, 2017년 3190억 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는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할 것이라는 점을 살피면 수익성 감소세가 뚜렷하다. 

임 부회장은 플랜트부문 위기를 넘기 위해 조직 축소와 함께 내부적으로 혁신방안 등도 준비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플랜트부문 경영진이 빠진 채 젊은 직원들로만 구성된 태스크포스가 출범해 내년 사업추진전략에 포함될 방안들을 마련하고 있다. 

GS건설은 플랜트부문이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조급하게 저가수주를 하지는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GS건설 관계자는 “플랜트부문이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업성을 따지는 선별적 수주전략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