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이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건설공사로 올해 토목 기술형입찰 수주를 눈앞에 뒀다.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1공구 입찰 토목공사'를 비롯해 국내외에서 토목공사 수주 확대를 추진하며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대림산업 토목 기술형입찰 올해 첫 수주 눈앞, 국내외 수주 고삐 죄

배원복 대림산업 건설사업부 대표이사 부회장.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 컨소시엄은 기술형입찰 방식의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설계심사에서 현대건설 컨소시엄, 극동건설 컨소시엄을 제치고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수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된다.

기술형입찰은 토목공사 수주를 원하는 건설사가 발주처에 직접 설계 또는 계획을 제안해 평가받는 방식이다.

국가철도공단이 발주한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건설공사는 고막원과 목포 구간의 4.67km에 터널과 무안공항 지하정거장을 짓는 사업이다.

이번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건설공사는 기술형입찰로 수주전이 치러지는 3개 공구(2, 4, 5공구) 가운데 공사비가 가장 많아 3182억 원에 이른다.

대림산업은 건설업계에서 높은 토목공사 경쟁력을 보유한 것으로 평가되지만 올해 들어 토목 기술형입찰 수주가 없었다. 호남고속철도 2단계 4공구 건설공사를 따낸다면 올해 들어 겪은 부진을 털어내는 셈이다.

또 지난해 월곶~판교 복선전철 6공구 건설공사에서 토목공사 강자 현대건설에 시공권을 내줬던 아쉬움도 풀게 된다.

대림산업은 17일 입찰을 마감한 2622억 원 규모의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조성사업 토목공사 1공구에도 주관사로서 컨소시엄을 꾸려 수주를 노리고 있어 대규모 토목 기술형입찰에서 잇달아 좋은 결과를 거둘지 시선이 쏠린다.

해외에서도 하반기 들어 토목사업 수주에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대림산업은 올해 초 1700억 원 규모의 싱가포르 도시철도 환승역 공사를 따낸 뒤 한동안 수주를 전하지 못하다가 10월 필리핀 최초의 수도권 광역고속철도인 마롤로스~클락 철도 프로젝트 2공구에서 3626억 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따냈다

이를 계기로 대림산업은 해외 토목 인프라공사 수주에도 더욱 고삐를 죄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대림산업은 세계 최장 현수교인 터키 차나칼레 대교, 싱가포르 투아스 항만 등을 건설하며 해외 토목공사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대림산업은 석유화학사업부문과 건설사업부문 분리를 뼈대로 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앞두고 있어 건설사업부문에서 주택 외에 토목 비중을 높이는 일이 필요하다.

대림산업은 2021년 1월1일 지주회사 디엘과 건설사업부문 디엘이앤씨로 인적분할한 뒤 디엘에서 석유화학사업부문 디엘케미칼을 물적분할하는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사업부문의 주력인 주택사업에서 신규분양 물량이 정체하는 모습을 보이는 데다 플랜트 비중이 줄어들고 있어 석유화학사업부문 분리 이후 성장동력을 유지하기 위해 토목사업 비중을 점차 늘려가는 것이 더욱 중요해진 상황에 놓였다.

대림산업은 2019년 말 기준으로 토목사업의 매출비중은 전체 매출의 16.7%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반해 주택사업 매출비중은 54.6%로 3배 이상 높다.

증권업계에서는 대림산업의 내년 신규분양 물량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정체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많다.

더구나 플랜트사업의 매출비중은 2017년 전체 매출의 19.8%에서 2018년 11.4%, 2019년 9.8%로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석유화학 경기가 확대되지 않아 대림산업이 해외에서 대규모 플랜트사업 수주를 늘리지 못할 가능성도 나온다.

따라서 토목사업 수주의 중요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커진 셈이다.

정부가 도로, 철도, 다리 등 인프라시설을 포함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꾸준히 늘릴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대림산업이 토목사업 비중을 높이는 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2021년 사회간접자본 관련 예산으로 올해 23조2천억 원보다 11.9% 늘어난 26조 원을 책정했다.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는 것인데 내년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호남고속철도와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공사 모두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수주하게 된다면 토목부문에 반가운 일"이라며 "국내외 모두 수익성 높은 토목 공사 중심으로 수주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