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서발전이 충청북도 음성에 대규모 액화천연가스발전소 건설을 밀어붙이고 있다.

동서발전의 연료별 설비용량에서 석탄화력발전 비중이 높아 정부의 에너지전환정책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액화천연가스발전을 늘리는 일이 시급하기 때문이다.
 
동서발전 음성 LNG발전 밀어붙여, 주민 반대 거세 부지 확보 쉽지않아

▲ 박일준 한국동서발전 사장.


다만 주민들이 환경오염과 경제효과 과장을 문제 삼아서 발전소 건설 자체를 강하게 반대하고 있어 동서발전이 주민들을 상대로 발전소 부지를 매수하는 일도 순조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9일 동서발전에 따르면 액화천연가스발전소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11월에 토지 및 지장물에 관한 감정평가를 시행하고 12월부터 지역 주민과 협의매수를 시작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12월부터 협의매수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지만 감정평가가 늦어지면 협의매수가 조금 미뤄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사업은 동서발전이 충북 음성군 평곡리 38번지 일원 32만5668㎡에 약 1조2천억 원을 들여 1122MW급 발전소 1기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2015년 동서발전은 음성군과 발전소 건설과 관련한 업무협약을 맺고 2017년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연료전환사업의 하나로 반영했다.

동서발전은 2022년 7월 발전소 공사를 시작해 2024년 12월 1단계 준공, 2026년 12월 2단계 준공을 각각 마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동서발전은 10월29일 발전소 기본설계를 발표했고 10월30일에는 산업통상자원부에 전원개발실시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등 발전소 건설을 위한 절차를 하나씩 밟아가고 있다.

하지만 주민들로 구성된 음성천연가스발전소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동서발전이 진행하는 협의매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여 공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발전은 애초 올해 상반기 내 부지 협의매수를 진행할 계획을 세웠으나 11월 현재까지도 절차를 시작하지도 못하고 있다. 주민 반대로 가뜩이나 발전소 건설절차가 늦어졌는데 갈수록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는 상황에 놓인 셈이다.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천연액화가스발전소가 석탄화력발전소보다 오염물질이 상대적으로 덜 나오는 것은 맞지만 온실가스와 같은 오염물질이 나오고 발전소 건설로 기대되는 경제효과도 과장됐다며 2018년부터 발전소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건설반대투쟁위원회 관계자는 “처음 건설 계획이 발표됐을 때 고용인원이 2400명, 인구 유입이 5천에서 6천 명이라고 했는데 사업계획서에 의하면 발전소 운영인원이 100여 명에 불과하다”며 “온실가스도 연간 288만5천 톤가량 발생하는 것으로 환경영향평가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9일에도 음성 시내에서 차량시위를 했다”며 “동서발전이 협의매수를 한다고 하지만 우리는 동의하지 않으며 수용이 되면 소송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반대투쟁위원회는 현재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 허가 무효확인 행정소송 1심을 진행하고 있다.

동서발전은 최첨단 친환경 기술을 발전소에 적용해 주민들의 환경오염에 관한 걱정을 덜 계획을 세우고 있다.

동서발전은 발전소를 법적 기준보다 강화된 기준으로 설계하고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세워 시행하는 등 환경적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을 마련하고 있다.

또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가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추진되는 국가사업으로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 따른 경제 활성화의 기대효과도 있다고 바라본다.

동서발전 관계자는 보도자료를 통해 “공사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며 “청정 환경을 유지하는 발전소를 건설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겠다”고 말했다.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는 동서발전이 정부의 에너지 전환정책에 따라 석탄화력발전을 액화천연가스발전으로 전환하기 위해 추진하는 프로젝트다.

2020년 기준으로 동서발전의 연료별 설비용량 가운데 석탄화력발전은 62.5%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청정에너지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이에 따라 동서발전은 현재 운영하는 900MW급 일산 액화천연가스발전소와 2072MW급 울산 액화천연가스발전소에 이어 음성 액화천연가스발전소를 건설하는 것이다.

정부는 청정에너지발전 비중을 2030년 20%까지 늘리고 2034년까지 기존 석탄화력발전소 60기 가운데 절반을 폐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도 국회 예산안 시정연설에서 에너지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