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이다.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의 대표이사와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각자대표이사도 맡고 있다.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이 그룹 경영권을 물려받을 수 있도록 징검다리를 놓고 있다.

또 조선과 정유 등 거대 장치산업 위주의 그룹 사업구조 특성 상 안전에 위험을 안고 있어 안전경영에도 힘을 쏟고 있다.

1951년 2월10일 경기도 성남에서 태어나 성남 효성고등학교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과를 졸업했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 때부터 일하기 시작해 현대중공업이 걸음마를 막 떼던 시기부터 글로벌 1위 조선사에 오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했다.

현대중공업에 입사해 런던사무소 외자구매부 부장, 서울사무소 전무를 거쳐 현대중공업 부사장과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를 지냈다.

현대중공업이 아부다비 국제석유투자회사로부터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하면서 현대오일뱅크 사장을 역임했다.

조선업황이 악화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사상 최대규모의 영업손실을 내자 현대중공업으로 돌아와 구조조정을 지휘했다.

책임감이 강하며 자기관리가 철저하다.

축구인 정몽준과 경제인 정몽준 양쪽을 모두 보좌했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의 의중을 잘 파악하는 인물로 꼽힌다.

경영활동의 공과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전
권오갑은 대우조선해양에 인수 도전에 이어 현대중공업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또 한 번의 승부수를 던졌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9월28일 공시를 통해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2020년 8월7일까지만 해도 현대중공업지주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공시를 냈다.

권오갑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전을 결심한 데는 여러 요인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DBI(한국산업은행인베스트먼트)가 재무적투자자로 나서면서 재무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매물로 나온 두산인프라코어 지분 36.27%의 가치는 8천억~1조 원 수준으로 평가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상반기 말 별도기준으로 현금 및 현금성자산, 유동화 가능한 매출채권 등 가용할 수 있는 현금여력이 2279억 원에 그쳤다. 재무적투자자와 컨소시엄을 맺지 않고 단독으로는 두산인프라코어를 탐낼 수 없었다.

두산인프라코어 중국 법인 DICC가 안고 있는 최대 1조 원가량의 소송 배상금 리스크를 두산그룹이 짊어지기로 한 것도 권오갑의 마음을 움직인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두산인프라코어가 재무적투자자들의 손에 넘어간다면 이익 실현을 위해 해외로 재차 매각될 가능성이 있다”며 “국가 기간산업을 진행하는 기업집단으로서 두산인프라코어의 건설기계기술이 해외로 유출될 위험성을 없애야 한다는 점도 고려해 전략적투자자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자칫 명분 쌓기처럼 들릴 수 있는 말이지만 의외로 설득력이 있다는 시선도 나온다.

재계 한 관계자는 “권오갑은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 밑에서부터 경력을 쌓아 왔다”며 “범 현대그룹이 내세우는 ‘정주영 정신’을 권오갑도 계승한 만큼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시도에 산업보국의 의미가 없다고만 볼 수도 없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한다면 현대건설기계와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계업계는 바라본다.

다만 GS건설도 사모펀드 도미누스프라이빗에쿼티와 컨소시엄을 이뤄 인수 시도에 나선 만큼 인수전의 향방은 아직 알 수 없다.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 현대중공업그룹 실적.

△현대중공업그룹의 안전경영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산업재해 기업이라는 불명예를 벗도록 하기 위한 칼을 빼들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20년 6월1일 각 계열사의 사업장의 안전시설 개선과 교육 관련 투자를 확대해 2023년까지 안전 관련 투자를 3천억 원 늘리는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수립했다.

그룹 조선계열사의 맏형 격인 현대중공업에서만 3년 동안 1600억 원을 투자한다.

현대중공업은 안전시설에서부터 작업절차, 조직, 근로자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든 안전체계를 근본적으로 점검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안전한 작업환경 구축에 반영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안전위기관리팀도 신설해 모든 작업장에서 상시 안전점검 및 진단을 진행하면서 문제점을 조기에 발견하고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국내 최고수준의 외부 안전 전문가를 영입하고 안전 인증기관과 교수 등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혁신 자문위원단을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

모든 노동자들에 안전 개선 요구권을 부여해 작업장에서 위험요소를 발견했을 때 즉시 작업을 중지할 수 있도록 했다. 노동자들의 안전의식을 끌어올리기 위해 협력사를 포함해 2만2천 명가량의 노동자를 대상으로 특별교육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다른 계열사들도 현대중공업의 안전 강화조치를 따른다.

권오갑의 현대중공업그룹 안전경영 강화 시도는 2020년 들어 발생한 현대중공업의 산업재해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중공업은 울산 조선소에서 2020년 4월까지 사망자가 3명 발생했다. 모두 산업재해다.

고용노동부가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특별감독했으나 특별감독이 2020년 5월20일로 끝나자 다음날 곧바로 재해 사망자가 추가로 나왔다.

권오갑은 2020년 5월27일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의 정기보수 현장을, 2020년 6월8일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잇따라 방문해 현장 안전을 점검했다.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방문해서는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 이상균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 사장 등 함께 움직인 경영진들에 경고하기도 했다.

당시 권오갑은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안고 안전경영에 임해야 한다”며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마련된 만큼 수시로 평가하면서 필요하다면 일벌백계하겠다”고 말했다.

△현대로보틱스 출범, 현대중공업지주는 순수 지주사로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5월1일을 기일로 자체사업부문인 로봇사업을 물적분할해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했다.

서유성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문 대표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현대로보틱스 대표이사를 맡았다.

애초 현대중공업지주는 2017년 현대중공업이 존속법인 현대중공업과 신설법인 현대일렉트릭, 현대건설기계, 현대로보틱스 등 4개 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지주사체제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현대로보틱스가 지주사 역할을 하면서 회사이름을 바꾼 것이다.

현대로보틱스가 다시 사업회사로 분할돼 현대중공업지주는 자체사업이 없는 순수 지주사가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로보틱스를 이르면 2022년 주식시장에 상장하고 2024년 매출 1조 원을 내는 회사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6월16일 현대로보틱스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도 유치했다. KT에 현대로보틱스 지분 10%를 매각해 500억 원을 받았다.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경영지원실장은 “앞으로 제조업의 경쟁력은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만이 아니라 시장의 흐름을 읽고 변화하는 데에서 결정될 것”이라며 “KT와의 폭넓은 사업협력은 현대로보틱스뿐 아니라 현대중공업그룹 전체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투트랙체제 확립, 조선은 가삼현 에너지는 강달호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3월25일 열린 제3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안건을 포함한 안건들을 모두 승인받았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주주총회에서 신재용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의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재선임안건도 처리했다.

로봇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는 안건 승인도 이뤄졌다. 분할기일은 5월1일이다.

이날 주총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2019년도 재무제표와 배당, 이사 보수한도 등 안건도 원안대로 통과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연결 기준 매출 26조6303억 원, 영업이익 6666억 원을 거뒀다. 2018년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22.6% 줄었다.

2019년도 결산배당으로 보통주 1주당 1만8500원씩을 현금배당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20년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에 최대 34억 원을 보수로 지급한다. 2019년에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3명에 모두 9억6200만 원을 보수로 지급했다.

이번 주총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과 에너지사업의 리더가 명확해졌다.

권오갑은 2020년 신년사를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의 목표로 ‘최첨단 조선, 에너지그룹으로 변신’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조선사업을 가삼현 사장에, 에너지사업을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맡겼다.

가 사장은 하루 앞서 열린 한국조선해양의 제46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새롭게 선임된 뒤 같은 날 열린 한국조선해양 이사회에서 대표이사에도 선임됐다. 현대중공업 공동대표이사에서는 물러났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앞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조선사업의 주요 현안은 가 사장이 맡고 정유 등 에너지사업은 강 사장이 맡는 체계가 확립됐다”며 “권오갑 회장은 양대 사업부문을 총괄 지휘하는 역할에 전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에 올라
권오갑은 2019년 11월 현대중공업그룹의 회장에 올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9년 11월19일 그룹의 2019년도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이 임원인사를 통해 권오갑은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승진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글로벌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확대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그룹의 각종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 확고한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며 “권오갑 회장은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역할에 더욱 충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이 임원인사에서 전무 5명이 부사장으로, 상무 15명이 전무로, 상무보 19명이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부장 35명의 상무보 신규선임도 실시됐다.

계열사 사장단 전원을 포함해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은 대부분 유임됐다.

재계 안팎의 시선을 모았던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의 사장 승진도 이뤄지지 않았다.

△대우조선해양 인수 기업결합심사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과 관련해 기업결합심사를 진행할 주요 나라로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유럽연합, 싱가포르, 카자흐스탄 등 6개 나라를 선정했다.

한국조선해양은 2019년 9월4일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과 관련해 일본 경쟁당국인 공정취인위원회에 심사신고를 위한 상담수속을 개시하면서 사실상 6개 나라의 기업결합심사를 한꺼번에 진행하고 있다.

앞서 7월1일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낸 것을 시작으로 7월22일 중국, 8월15일 카자흐스탄, 9월2일 싱가포르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유럽연합과는 4월부터 신고 전 단계인 사전협의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기업결합심사가 끝나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 지분 55.7%를 넘겨받는 인수합병의 실무작업을 진행해 대우조선해양 인수절차를 마무리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의 모든 절차가 끝나면 한국조선해양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기존의 그룹 3개 조선사와 대우조선해양을 거느리게 된다.

2020년 10월28일 기준으로 카자흐스탄과 싱가포르 경쟁당국은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과 관련해 조건 없는 승인 결정을 내렸다.

조선업계는 유럽연합 경쟁당국의 승인 여부가 남은 한국, 중국, 일본 경쟁당국의 결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유럽연합 경쟁당국인 집행위원회는 2020년 6월 한국조선해양에 기업결합심사의 중간 심사결과를 통보했다. 가스선시장의 경쟁제한 우려만이 남았을 뿐 나머지 선박들의 독점 우려는 해소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집행위원회는 결과 발표시한을 2020년 9월3일로 제시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재차 확산세를 보이자 심사를 일시 중단했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2020년 10월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유럽연합(EU)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해 “2020년 말까지 아니면 2021년 초까지는 결정될 것으로 알고 있다”며 “EU 결정에 (현재 심사 중인) 나머지 국가도 따라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올라
권오갑은 2019년 6월3일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업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에 올랐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이사회를 열어 회사를 공식 출범했다.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인 권오갑이 한국조선해양의 대표이사까지 맡았다.

조영철 현대중공업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과 주원호 현대중공업 중앙기술원장 전무도 함께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권오갑은 2019년 6월11일 담화문을 내고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의 패러다임을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바꿀 것”이라며 “독보적 기술력을 확보하는데 모든 투자와 인력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한 한국조선해양의 성공을 ‘마지막 소임’이라고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에 앞서 2019년 5월31일 현대중공업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현대중공업을 존속법인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KT와 손잡고 5세대 이동통신 기반사업 확대 추진
현대중공업지주는 KT와 로봇과 스마트팩토리사업에서 협력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KT는 2019년 5월10일 서울 광화문 KT 사옥에서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 로봇·스마트팩토리사업 공동 협력 체결식’을 열었다.

권오갑과 황창규 당시 KT 대표이사 회장이 직접 체결식에 참석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2~3년 동안 5세대 이동통신과 관련된 커넥티드 로봇, 호텔 로봇, 커피 로봇 등 다양한 로봇을 개발하는 데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과 자동화설비,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제공하고 KT는 5세대 이동통신과 인공지능, 클라우드 등 통신인프라와 정보통신기술(ICT) 플랫폼을 제공한다.

두 회사는 5세대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머신비전과 인공지능(AI) 분야의 연구개발, 공동개발 솔루션의 상품화와 영업 추진 등에서도 협력한다.

두 회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스마트팩토리시장을 함께 개척하고 글로벌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권오갑은 “KT와 함께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며 “이번 협력이 대한민국 제조업의 수준과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창규 KT 회장은 “스마트팩토리는 5세대 이동통신 기업대기업(B2B)시장의 핵심 분야”라며 “현대중공업지주의 우수한 로봇 기술과 노하우가 합쳐진다면 이른 시일에 대한민국 제조업의 혁신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회사는 2019년 12월16일 그동안의 성과를 공개하는 워크숍을 여는 등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업 불황을 극복하고 글로벌 조선업계에서 위상을 더욱 높이기 위해 승부수를 던졌다.

2019년 3월8일 현대중공업과 KDB산업은행은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대우조선해양 민영화를 위한 본계약을 맺었다.

현대중공업이 물적분할을 통해 조선사업 중간지주사를 설립하고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지분 전량을 출자한 뒤 한국조선해양의 주식을 취득한다.

권오갑,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가삼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 최대현 산업은행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등이 본계약식에 참석했다.

권오갑은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반세기 전에 정주영 명예회장이 허허벌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조선업을 개척했던 순간이 떠올랐다”며 “생존을 위해 우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양사체제가 되기를 정말 갈망하고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고용불안 등을 놓고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한다”며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은 모든 면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대우를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나와 권오갑 부회장 모두 조선산업 재편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금의 적기를 놓치면 우리 조선업도 일본처럼 쇠락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며 “앞으로도 많은 이해관계자들을 만나 의견을 들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8년 말 수주잔량 기준으로 현대중공업그룹(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은 글로벌 1위, 대우조선해양은 글로벌 2위 조선사다.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면 수주잔량 점유율은 21.6%가 된다. 이는 글로벌 3위인 일본 이마바리조선의 3배를 넘는 수준이다.

조선업계에서는 이 인수합병이 성사된다면 거대 조선사 사이의 경쟁이 사라져 조선업황의 불황을 돌파할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내다본다.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19년 3월8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에서 열린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 체결식에서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현대오일뱅크 상장 대신 아람코의 지분투자 유치
현대중공업지주는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잠시 미루고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국영석유회사 아람코의 지분투자를 유치했다.

2019년 1월28일 현대중공업지주는 아람코와 현대오일뱅크 지분 19.9%에 관해 1조8천억 원 규모의 상장 전 지분투자(Pre-IPO)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오일뱅크 지분율은 71%로 낮아지며 아람코는 현대오일뱅크의 2대주주가 된다.

2019년 4월15일 지분투자 계약의 세부내용이 확정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 지분 17%를 아람코에 1조3749억 원에 매각한다. 나머지 2.9%는 아람코가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을 보유한다.

최종 매각대금은 해외 관계당국의 기업결합 인허가가 끝나면 지급된다.

아람코는 이와 관련해 “현대오일뱅크는 고도화율이 40.6%로 업계 최고수준”이라며 “현대오일뱅크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차례 현대오일뱅크의 상장을 시도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고 했으나 모두 실패했다. 이번 지분투자로 재무구조 개선의 활로를 연 대신 현대오일뱅크 상장 3수는 연기될 것으로 전망됐다.

현대중공업지주 관계자는 “아람코와 사업협력은 향후 중동에서 발주되는 선박 및 해양플랜트 공사 수주 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이번 협약을 계기로 더욱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중동시장 개척을 통한 사업 확장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지주 2018년 성적표
권오갑의 2018년 정유업황 부진으로 평이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7조2566억 원, 영업이익 8614억 원을 거뒀다. 2017년보다 매출은 90.6%, 영업이익은 2.2% 늘었다.

매출 급증에도 영업이익이 크게 늘지 않은 것은 자회사 현대오일뱅크가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정유업황 부진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현대오일뱅크는 2018년 4분기에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평가손실을 반영하면서 영업손실 1753억 원을 봤다.

다만 현대중공업지주는 로봇사업부문과 현대일렉트릭의 ICT(정보통신기술)부문의 호조에 힘입어 매출이 늘었다.

△현대중공업지주 자체사업 확대에 분주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10월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로보월드’에서 자체적으로 개발한 협동로봇과 다관절 소형 로봇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그동안 대형 및 중형 로봇이 주력이었는데 소형 로봇으로 제품 라인업을 넓히고 시장의 반응을 가늠해 후속 제품 출시도 검토하기로 했다. 특히 산업용 로봇 수요가 높은 중국을 집중적으로 공략한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9월 말 중국 로봇업체인 ‘하궁즈넝’과 산업용 로봇 합자회사를 설립하는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합자회사를 통해 2019년 상반기까지 산업용 로봇을 연간 최대 2만 대 생산할 수 있는 스마트팩토리를 짓고 중국 다른 지역이나 개발도상국으로도 수출 확대를 노린다.

2018년 5월에는 네이버 기술 전문 자회사인 네이버랩스와 서비스 로봇의 개발 및 생산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로봇사업부문은 2019년 본격적으로 스마트공장용 로봇을 지향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2019년 3월27일~2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공장·자동화산업전 2019’에서 스마트공장 종합플랫폼인 ‘하이-팩토리(H!-FACTORY)’를 처음으로 공개했다.

2019년 5월10일에는 KT와 5G통신을 스마트공장에 접목하는 사업협력을 추진하는 협약도 맺었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지주 로봇사업부문이 자생력을 보유했다고 판단하고 2019년 12월13일 로봇사업을 물적분할해 100% 자회사 현대로보틱스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현대로보틱스는 2020년 5월1일을 기일로 현대중공업지주에서 분할됐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권오갑은 수년 동안 별러오던 지주사체제 구축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삼호중공업은 2018년 8월22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현대삼호중공업을 투자회사와 사업회사로 분할하고 투자회사를 현대중공업이 흡수합병하는 안을 의결했다.

당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배구조는 ‘현대중공업지주→현대중공업(자회사)→현대삼호중공업(손자회사)→현대미포조선(증손회사)’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분할 및 합병을 거치면 현대중공업 아래에 현대삼호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나란히 자회사로 들어가게 됐다. 현대중공업지주의 증손회사였던 현대미포조선이 손자회사로 위치가 바뀌게 되는 셈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법은 일반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증손회사 지분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는데(100%일 때는 예외) 분할합병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와 함께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미포조선이 보유한 현대중공업 지분을 매입하기로 해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해소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합병 뒤에는 현대중공업이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을 자회사로 직접 지배하며 중간 조선지주회사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며 “그동안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여러 가지 방안을 검토해 왔으나 주주와 투자자들의 이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지주는 지주사 요건을 모두 충족하면서 자회사인 현대중공업의 지분을 30% 이상 확보해 안정적 지주사체제 구축을 위한 채비를 마쳤다.

△현대중공업그룹 신규수주 회복
현대중공업그룹의 신규수주는 2016년 바닥을 쳤다가 2017년부터 회복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사는 선박 수주영업을 그룹 단위로 진행한 뒤 선사의 요청 등을 고려해 각 선박이 건조될 조선사를 결정한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 조선3사는 2018년 10월1일까지 선박 129척, 104억 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상선부문의 연간 수주목표인 132억 달러의 79%를 채웠다.

수주한 선박을 선종별로 보면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16척, 액화석유가스(LPG)운반선 12척, 에탄운반선 3척, 컨테이너선 47척, 유조선 47척 등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상선부문에서 2013년 200척, 139억 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린 뒤 5년 만에 최대치를 달성했다. 2017년 같은 기간 103척, 62억 달러를 수주한 것과 비교하면 금액 기준으로 60%나 높다.

현대중공업은 2018년 10월 해양플랜트를 4년여 만에 수주하면서 해양부문에서도 수주가뭄을 이겨냈다.

현대중공업은 미국 석유개발회사인 엘로그 익스플로레이션으로부터 4억5천만 달러(5천억 원) 규모의 ‘킹스키(King's Quay) 프로젝트’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

이 프로젝트는 미국 멕시코만에서 추진 중인 원유 개발사업을 위해 반잠수식 원유 생산설비(FPS) 1기를 설치하는 사업이다. 1년여 동안 설계작업을 거쳐 이르면 2019년 8월부터 제작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이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낸 것은 2014년 11월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나스르(NASR) 원유 생산설비를 수주한 이후 47개월 만이다.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 구원투수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이 조선업황 악화로 위기에 빠진 2014년에 현대중공업 경영 정상화를 이끌 구원투수로 발탁됐다.

권오갑은 인력 감축을 포함한 현대중공업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이끌면서 현대중공업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현대중공업 직원 수는 2014년 말 기준 2만8291명에서 2016년 9월 말 기준 2만3749명으로 4500명 이상 줄었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12월 사무직 직원 1500명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조선업황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자 2016년 5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생산직 희망퇴직도 추진했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3사 임원 260여 명에게 일괄사표 제출도 요구했다.

2015년 11월에 비상경영위원회를 구성하고 현대중공업그룹 모든 계열사 임원의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반납하기로 결정했다. 반면 수익성 개선을 이끌어낸 직원에게 최대 1억 원의 포상금을 주기로 하는 등 포상제도를 대대적으로 개편했다.

권오갑은 2016년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권오갑의 승진과 함께 강환구 당시 현대미포조선 사장이 현대중공업의 새로운 대표이사가 됐다.

현대중공업그룹은 당시 권오갑이 사업재편과 미래전략, 대외업무 등 그룹 전체를 이끌어가는 역할에 집중하고 강환구 사장은 생산과 설계, 안전 등 울산 본사의 내부경영에 전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오갑의 승진을 놓고 그동안 현대중공업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힘쓴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권오갑의 승진이 정몽준 아산재산 이사장의 장남인 정기선 전무로 경영권 승계를 안정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울산현대호랑이 축구행정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에서 축구행정을 도맡았다.

권오갑은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은 뒤 2007년에는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이사가 됐으며 2009년에는 프로측구 울산현대축구단, 내셔널리그 울산현대미포조선축구단 등을 관리하는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도 맡았다.

2013년에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총재로 추대됐다.

권오갑은 2017년 2월에 열린 프로축구연맹 임시 총회에서 새로운 총재후보가 나오지 않자 새 총재에 다시 선출돼 총재를 연임하고 있다. 권오갑의 프로축구연맹 총재 임기는 2021년 2월까지다.

비전과 과제/평가

◆ 비전과 과제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오른쪽)이 2019년 5월10일 KT 광화문 East빌딩에서 열린 '5G기반 로봇·스마트팩토리사업 공동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황창규 KT 회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KT >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 ‘오너경영체제’의 길을 닦아야 한다.

현대중공업그룹은 근 30년 만에 전문경영인체제에서 오너경영인체제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다.

권오갑은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복심으로 꼽히는 만큼 정몽준 최대주주의 장남인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부사장의 대관식 준비를 어깨에 짊어졌다고 볼 수 있다.

정기선 부사장이 현대중공업그룹 경영권을 손에 넣는다는 것은 정몽준 최대주주의 현대중공업지주 지분을 확보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지주의 수익을 극대화해 고배당정책을 유지하면서 정기선 부사장이 승계자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임무를 맡은 셈이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와 현대로보틱스, 현대글로벌서비스 등 현대중공업지주 자회사들의 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도 하다.

권오갑은 과거 현대중공업 대표이사로서 오랫동안 선박사업을 이끌어온 만큼 정기선 부사장이 사업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길을 트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정 부사장은 2017년 말 승진한 뒤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에 올라 경영전면에 나섰다. 현대중공업 수주를 총괄하는 선박해양영업사업대표도 맡고 있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업계 최대 라이벌인 대우조선해양 인수작업도 탈 없이 끝내야 한다.

그룹 최고의 영업 전문가로 꼽히는 가삼현 사장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게 하고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전념하게 한 것도 이 작업을 진두지휘하도록 한 인사조치로 해석된다.

한국조선해양이 성공적으로 출범해 조선업계에서 자리를 잡게 되면 권오갑은 정기선 부사장에 세계 최고·최대의 조선사를 안겨주며 현대중공업그룹이 맞이하게 될 ‘정기선시대’의 초석을 성공적으로 놓는 셈이 된다.

권오갑이 현대중공업그룹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 참전까지 나서면서 전방위적으로 그룹의 몸집을 불리는 것도 정기선시대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는 시선이 있다.

오랜 숙원이었던 현대오일뱅크 상장은 아람코의 지분투자 유치에 성공하면서 3번째 도전이 다소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권오갑은 2011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로 재직하면서 상장을 추진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경제위기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줄어들어 2013년 상장을 포기했다.

2018년 두 번째 시도에서도 현대오일뱅크 사내이사를 맡아 상장 작업을 직접 챙겼지만 금융감독원의 회계 감리에 발목이 잡혀 일정이 미뤄졌다.

경징계로 가닥이 잡혔지만 이미 시간적 여유는 없어졌고 정유업황도 우호적이지 않아 상장을 미뤘다.

2020년 10월 기준으로 현재 현대오일뱅크는 내부적으로 상장작업을 재개하는 것과 관련한 움직임이 없다고 설명한다.

◆ 평가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이 2014년 11월26일 울산 현대중공업 본사 정문에서 출근하는 직원들에게 호소문을 나눠주며 악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권오갑은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의 신임을 두텁게 받는 최측근으로 분류된다. 경제인 정몽준과 축구인 정몽준 양쪽을 모두 보좌해 정 최대주주의 ‘복심’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중공업에서 프로축구단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사장과 실업축구연맹 회장을 맡는 등 주로 축구 쪽에서 일하다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에 부임하면서 전문경영인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철저한 자기관리로 리더로서 올바른 모습을 보여주는 경영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오일뱅크 사장에 오르며 전문경영인의 꿈을 이루자 직원들을 모아 “회사를 책임지는 대표에 오르는 게 목표였다”며 “이를 위해 남들보다 더 열심히 하려고 했고 더 성실하고 정직하게 일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현대오일뱅크 사장 시절 노사관계를 안정시키는 데 능력을 보여줬다.

매주 화요일마다 현대오일뱅크 서울사무소에서 충남 대산공장으로 가서 현장 직원들과 똑같이 구내식당에서 식판을 들고 줄을 서서 아침식사를 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일과를 시작했다.

매주 금요일 저녁에는 직원들과 함께 ‘경영진과 대화’ 시간을 열었다.

신입사원의 부모를 초청해 식사를 대접하고 첫 월급을 드리도록 한 ‘효도경영’도 유명하다.

권오갑은 “자녀가 현대오일뱅크에 입사했으니 부모님도 현대오일뱅크 가족이다. 가족끼리 최소한 밥 한 끼는 먹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자리를 마련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본인 스스로 일일 주유원으로 모범을 보이면서 모든 임직원이 직영 주유소에서 연 20시간 이상 근무하도록 해 직원들이 회사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했다고 한다.

현대오일뱅크 노조는 권오갑의 솔선수범을 보고 2011년 현대오일뱅크 설립 25년 만에 처음으로 임금협상을 전적으로 위임하기도 했다.

당시 김태경 노조위원장은 “임금위임과 무파업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지만 경영진이 보인 모습에 깊은 신뢰를 받았다”고 말했다.

권오갑은 ‘상생 안전론’을 내놓으며 협력사 직원들의 복지와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고 한다. 이를 위해 현대오일뱅크 대산 공장 내 협력사 직원 300여 명이 이용할 수 있는 한마음관을 준공했다.

2014년 9월 현대중공업의 구원투수로 투입됐을 때도 현대중공업에서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도 노사관계를 안정시킬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다.

권오갑은 현대중공업 노조가 강경 입장을 고수하자 노조를 달래기 위해 며칠씩 출근길 정문 앞에서 “권오갑을 한번 믿어달라”며 일일이 악수를 청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에서 4년이 넘게 보수를 받지 않았다. 누군가는 구조조정에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차원에서 보수를 반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갑은 평소 “정주영 회장은 모든 임직원에 월급을 하루라도 늦게 준 적이 없다”고 말하며 월급의 의미를 되새긴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에서 보수를 받지 않은 행동의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사장 업무용 차량인 에쿠스를 직원들 결혼, 장례식 등 경조사에 사용할 수 있도록 내줬다. 국내 대기업 가운데 최초로 임직원들이 급여 1%를 사회에 기부하도록 했다.

필요할 때는 과감히 칼을 빼들고 신상필벌을 확실히 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책임감이 강하다. 2016년 장인상 때 외부에 알리지 않고 업무를 수행했다. 2012년 모친상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

2010년 연평도 포격사건이 발생했을 때 피해장병 유가족에게 기부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종교는 불교다.

사건사고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왼쪽 4번째)이 2020년 6월8일 신현대 현대미포조선 대표이사 사장(왼쪽 1번째), 이상균 현대중공업 조선사업 대표 사장(왼쪽 3번째), 김형관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왼쪽 5번째), 한영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왼쪽 6번째)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선박 건조 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의 안전을 점검했다. <현대중공업그룹>

△현대중공업의 인적분할에 따른 지역사회와의 마찰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결정하면서 현대중공업은 2019년 5월31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존속법인인 중간지주사 한국조선해양과 신설법인인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으로 물적분할하는 안건을 승인받았다.

이 과정에서 한국조선해양은 판교에 연구개발(R&D)센터를 짓고 조선사업 중간지주사로서 연구역량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는데 울산시가 이를 ‘현대중공업 본사 이전’으로 받아들였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한국조선해양이 울산을 떠나면 울산의 성장동력이 쇠퇴할 것”이라며 한국조선해양의 울산 존치를 요구하면서 삭발을 하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은 “사업자회사 현대중공업이 그대로 울산에 남기 때문에 본사 이전이라는 표현은 부적절하다”며 “연구개발센터로 이전할 인원도 50명 안팎이며 나머지는 새로 뽑아 인력을 충당할 것이기 때문에 울산의 인력 유출도 크지 않다”고 해명했다.

△현대중공업그룹 지주사 전환에 ‘오너일가 이익봤다’ 포화 쏟아져
2018년 국정감사에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 중 현대중공업지주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비판이 일었다.

제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0월15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강환구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상대로 “현대중공업이 인적분할을 통해 돈이 되는 사업분야를 지주사 아래 넣는 방식으로 오너일가가 이득을 챙겼다”고 비판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017년 4월 현대중공업을 인적분할해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 현대중공업, 현대건설기계, 현대일렉트릭 등 4개 회사로 쪼갰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지주의 현대중공업 지분은 13.4%에서 27.8%로 뛰었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인데 현대중공업지주의 신주와 현대중공업의 자사주를 맞바꾼 것이다.

같은 원리로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지주사 지분은 10.2%에서 25.8%로 늘었고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은 지주사 지분 5.1%를 확보해 3대주주가 됐다.

제 의원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자사주를 사는 데 들인 돈은 1조5천억 원가량이다. 이 가운데 일부를 2009년부터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처분하고는 남은 자사주 9670억 원어치가 현대중공업지주에 돌아갔다.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이와 관련해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회사 측이 모든 노력을 다하려고 사업재편을 실시한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제 의원이 ‘모든 것을 다 했는데 9670억 원은 지주사에 바쳤느냐’고 반문하자 “그 부분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제 의원은 현대오일뱅크가 현대중공업 자회사일 때는 이렇다 할 배당을 하지 않다가 2017년 현대중공업지주로 편입되자 대규모 배당을 실시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현대오일뱅크는 2017년 순이익의 92.8%를 배당했다. 2016년 순이익이 전년보다 1300억 원 늘었는데도 배당을 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배당으로 현대중공업지주에 돌아간 이익은 5800억 원가량이다.

△현대중공업지주의 고배당정책
현대중공업지주는 2018년 결산배당으로 1주당 1만8500원의 배당을 실시했다. 시가배당률은 5.06%, 배당금 총액은 2705억 원이다.

정몽준 현대중공업지주 최대주주와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에게 배당금 836억 원이 돌아갔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을 놓고 경영권 승계를 지원하기 위한 노골적 고배당정책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기도 했다.

현대중공업지주의 배당정책을 살펴보면 배당성향 70% 이상, 시가배당률 5% 이상이다. 배당성향으로 따지면 대표적 고배당주로 알려진 에쓰오일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런데 현대중공업지주의 2018년도 1주당 이익은 1만8371원이었다. 이를 바탕으로 산출한 배당성향은 100.7%였다. 지배지분 순이익보다도 많은 배당을 실시한 것이 논란의 원인이 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잉여 이익금액이 발생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고배당을 실시한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지주는 앞으로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고민하고 실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 ‘19년 무파업’ 기록 깨져
현대중공업은 19년 연속 무파업을 이어왔으나 공교롭게도 권오갑이 취임한 뒤 매년 파업이 반복됐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2014년 정병모 위원장이 뽑히면서 강성 노조로 바뀌었다. 노조가 권오갑 취임 첫 해인 2014년 11월 임금협상을 두고 부분파업을 벌이면서 19년 무파업 기록이 깨졌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5년에도 갈등을 이어갔다. 노조는 2015년 8월 다시 부분파업을 실시한 데 이어 2015년 9월 현대자동차 노조와 22년 만에 연대집회를 열면서 회사를 압박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5년 말 가까스로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노조는 2016년 들어서도 여러 차례 부분파업을 벌였다.

노조는 특히 회사의 구조조정에 맞서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경영 참여와 사재 출연, 경영진 처벌 등을 요구했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2016년이 다 지나가도록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그룹에 속한 다른 조선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일찌감치 임단협을 마무리한 점과 대비된다.

현대중공업은 2016년 안에 임금과 단체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하면 회사의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빚어지고 정년퇴직자 650여 명이 임금손실을 입게 된다고 노조를 설득했다. 그러나 임단협은 결국 타결되지 못했다.

△안전사고 발생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시절 노사관계가 악화되면서 안전문제가 부각됐다.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2015년 9월과 2016년 2월 현대중공업에서 근로자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산업안전보건 정기감독을 실시했다. 그 결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 86건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68건은 사법처리했고 11건에 대해서는 과태로 2천만 원을 부과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안전사고가 계속 발생하자 2016년 초 종합안전대책을 수립하고 7가지 절대안전수칙을 마련해 실시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고용노동부로부터 특별 안전점검까지 받았다.

그러나 특별 안전점검을 받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안전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노조는 권오갑이 무리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안전문제를 소홀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고용노동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 9월2일까지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대형 조선3사에서 모두 37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에서만 23명이 사망했다. 같은 기간 대우조선해양에서 10명, 삼성중공업에서 4명이 사망했다. 규모의 차이를 고려하더라도 현대중공업의 사망사고 발생이 압도적으로 많다. 특히 23명 가운데 하청 노동자가 17명에 이르렀다.

노조는 이와 관련해 “권오갑 부회장이 2014년 10월 취임하고 구조조정을 위해 위험작업을 외주화한 뒤 사고가 더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경력/학력/가족
◆ 경력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가 2017년 1월1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제11대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 총재 선거 투표에서 신문선 명지대학교 교수의 총재선거 부결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1978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1990년 학교법인 울산공업학원과 현대학원의 사무국장에 올랐다.

1997년 울산대학교와 현대학원의 법인이사를 지냈다.

2004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단장을 맡았다.

2007년 현대중공업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2007년 울산현대호랑이축구단 대표이사가 됐다.

2008년 현대중공업스포츠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09년 한국실업축구연맹 회장에 추대됐다.

2010년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2013년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를 맡았다.

2014년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2016년 10월 현대중공업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2017년 11월 임원인사에서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2019년 6월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에 올랐다.

2019년 11월 임원인사에서 현대중공업그룹 회장으로 승진했다.

◆ 학력

1969년 경기도 성남 효성고등학교를 졸업했다.

1975년 한국외국어대학교 포르투갈어학과를 졸업했다.

1994년 울산대학교 산업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 가족관계

◆ 상훈

2011년 한국자원경제학회 학술상 에너지산업발전부문 대상을 받았다.

2012년 제49회 무역의날 은탑산업훈장을 받았다.

2012년 제21회 다산경영상 전문경영인부문을 받았다.

◆ 기타

권오갑은 2020년 10월28일 기준으로 현대중공업지주 주식을 9006주(0.06%), 한국조선해양 주식을 101주 보유하고 있다. 같은 날 장 마감가격 기준으로 20억1651만9천 원어치다.

2020년 상반기 현대중공업지주와 한국조선해양에서 5억 원 미만의 보수를 받아 공시대상에서 제외됐다.

2019년에는 현대중공업지주에서 급여 2억9600만 원, 상여 1억3200만 원을 합쳐 모두 4억2800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1978년 해병대 중위로 군복무를 마쳤다.

어록
[Who Is ?]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겸 현대중공업그룹 회장

권오갑 현대중공업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이 2018년 4월16일 서울 종로구 계동 현대사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다는 것은 안전이 경영의 최우선 방침이라는 원칙이 무너졌다는 뜻이다. 공장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안전경영에 임해야 한다. 제도, 교육, 투자 등 안전과 관련한 모든 시스템을 재검토하고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마련된 만큼 구체적이고 실질적 방안을 수립해 즉시 시행해야 한다. 수시로 그 성과를 평가해 필요하다면 일벌백계하겠다.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노사가 따로 있을 수 없다. 안전한 사업장을 위한 노조 의견도 적극 수렴해 반영하라.” (2020/06/08. 현대중공업그룹 최고 경영진들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의 현장 안전을 점검한 뒤)

“이번 안전관리 종합대책이 잘 이행될 수 있도록 그룹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안전에 있어서는 회사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모든 근로자의 적극적 참여도 중요한 만큼 모두가 한마음이 돼 안전경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 (2020/06/01, 현대중공업그룹의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내놓으며)

“현대중공업의 잇따른 중대재해로 지역사회는 물론이고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리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한동안 안전사고가 거의 발생하지 않았는데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늘어난 것과 관련해 기존의 안전대책이 실효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근본적 차원에서 재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 안전시설 및 교육과 절차 등 안전대책 전반에 걸친 재점검에 나서겠다. 안전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가치인 만큼 앞으로 모든 계열사가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는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2020/05/25,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의 사장 격상 인사와 안전조직 확대개편안을 내놓으며)

“21일은 정주영 창업자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지 19년이 되는 날이다. 매해 묘소를 참배하며 창업정신을 되새기고 있는데 올해는 창업자께서 보여주신 생전 모습들이 더욱 가슴 깊이 다가오는 것 같다. 창업자께서 코로나19로 모든 경제시스템이 흔들리고 있는 지금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을 지녀야 하고 어떤 행동을 가르쳐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금의 어려움을 벗어난다면 우리에게도 희망찬 봄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2020/03/17, 현대중공업그룹 직원들에 낸 담화문에서 ‘정주영 정신’을 언급하며)

“우리 그룹은 5G통신, ICT 융합, 스마트조선소, 스마트공장과 같은 디지털 전환을 진행해왔다. 앞으로 디지털 전환에 더욱 속도를 높여야 한다. 지난 몇 년 동안 사업부문을 별도의 회사로 독립시키는 체제 정비를 추진해왔다. 이제 각 회사는 맡은 사업분야에서 최고의 기업이 되기 위한 경쟁력 제고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대한민국 조선업을 살리기 위한 결정이다. 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이 독자적 경쟁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 대한민국 조선업의 위상을 지켜나갈 것이다.” (2020/01/03, 현대중공업그룹 신년사에서)

“조선업도 4차 산업혁명의 예외가 아니다. 5G통신을 기반으로 한 스마트조선소 구축은 조선업이 오랜 불황에서 벗어나 다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5G통신 선도기업인 KT와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협력을 통해 국내 제조업 혁신을 이끌어 나가겠다.” (2019/12/16, 현대중공업그룹과 KT의 디지털 전환 워크숍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는 그룹 창사 이래 가장 크고 중요한 일로 반드시 성공해야 하며 반드시 성공할 것으로 확신한다. 이번 인수는 우리가 여력이 있어서가 아니라 우리의 생존을 위해, 나아가 한국 조선업의 공멸을 막기 위한 것이다. 조선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조금씩만 더 힘을 모아주기를 간곡히 부탁한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책임이고 후대를 위한 사명이라 생각해 조금만 더 노력해주길 바란다. 저도 한국조선해양의 성공을 ‘마지막 소임’으로 삼겠다.” (2019/07/22, 중복을 맞아 임원들에 삼계탕과 함께 보낸 감사편지에서)

“조선업은 그동안 노동집약적 산업이었지만 한국조선해양은 조선업을 기술 중심의 산업으로 바꿔나갈 것이다. 글로벌 해운시장, 조선시장의 변화와 추이를 분석하고 전망하면서 남보다 앞서 관련 기술을 개발해 시장을 선도하는 회사가 되어야 한다. 앞선 기술력과 품질을 확보한다면 업황의 부침에 상관없이 안정적 수주가 가능하다. 한국조선해양이 갖추게 될 기술력으로 각 계열사의 설계 고도화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겠다.” (2019/06/11,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 자격으로 담화문을 내고)

“KT와 함께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로봇과 스마트팩토리 솔루션을 개발하겠다. 이번 협력이 대한민국 제조업의 수준과 위상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2019/05/10, KT와 ‘5G 기반 로봇·스마트팩토리 사업 공동협력’을 맺으며)

“정몽준 최대주주가 알았는지 몰랐는지는 나도 신문을 보고 알고 있다. 2000년대 들어 회사 업무에 최대주주가 관여한 적이 없다. 이동걸 회장이 알겠지만 내가 전권을 지니고 회사를 책임지고 경영하고 있다.”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정몽준 최대주주의 뜻이 반영된 결정이었느냐는 질문에 대답)

“현대중공업이 아마 국내에서 노조를 제일 먼저 시작했고 대화도 제일 많이 했다. 내가 얼마만큼 진실되게 직원들을 존경하느냐에 달려있고 내가 부족하면 계속 대화해서 풀어나가면 된다고 생각한다. 노조 설득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은 이 자리에서 밝히진 못한다.”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대우조선해양 인수와 관련해 노조의 반발을 우려하는 질문에 대답)

“현대중공업이 20년 전 현대삼호중공업 위탁경영을 맡은 뒤로 현대삼호중공업은 호남에서 가장 존경받는 회사로 성장하는 등 건전하게 잘 운영되고 있다. 현대중공업을 믿어달라.”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계약서에 서명하면서 반세기 전에 정주영 명예회장이 허허벌판에 사진 한 장을 들고 조선업을 개척했던 순간이 떠올랐다. 생존을 위해 우리끼리 치열하게 경쟁하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 양사체제가 되기를 정말 갈망하고 기다렸다. 고용불안 등을 놓고 나오는 우려를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한다. 인수절차가 완료되면 대우조선해양은 모든 면에서 현대중공업그룹과 동등한 권리를 지니고 대우를 받게 될 것이다.” (2019/03/08,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본계약식에서)

“올해는 현대중공업그룹의 미래를 좌우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다. 임원들이 변화와 혁신으로 세계 제일 조선 해양그룹의 위상을 되찾는데 앞장서 달라.” (2019/01/13, 현대중공업그룹 임원 결의대회에서)

“금리 인상과 환율·유가의 변동성 확대, 보호무역주의의 심화로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각 회사가 기술과 품질을 경영의 최우선 가치로 삼아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노력해 달라.” (2018/12/02, 현대중공업그룹 사장단 워크숍에서)

“두 회사가 국가 기간산업을 책임지는 기업으로서 오랫동안 협력해온 만큼 앞으로도 비즈니스적 관계를 넘어 서로 성장을 돕는 파트너십을 이어가길 바란다.” (2018/10/10, 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를 찾은 최정우 포스코 대표이사 회장과 만나)

“저희 회사가 사실상 1년에 100척 이상을 수주해야 전체 종업원을 고용할 수 있는데 현재 30척밖에 못했다. 1년에 70척 이상 지을 수 있는 물량을 2년치 정도 보유해야 공장을 돌릴 수 있는 최소한의 물량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지금 재가동하면 제 생각으로는 1천억 원 이상의 손실이 예상된다.”

“조선업황이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나빠질 수도 있다. 최길선 회장이 2019년부터 일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한 것은 잘 될 것이라는 희망사항을 말한 것이다. 선박 건조물량은 4분의 1로 줄었고 건조가격은 반토막이 났다.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으로 지역민들께는 진심으로 죄송하고 참담한 심정이다. 하지만 모든 임직원들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저도 고통을 분담하기 위해 4년째 급여를 안 받고 있다.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간곡히 호소한다.”

“1조 원이 손해 난 공장이다. 어느 사업주가 돈 벌 생각을 안 하겠느냐. 다만 군산조선소의 86개 협력사가 다 철수했기에 최소한 조선소를 가동할 3년치 물량이 확보돼야 협력사들도 다시 일하러 올 것으로 본다.” (2017/10/12,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군산조선소 가동 중단 및 재가동 가능성과 관련한 질문에 대답)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 분야를 선도하는 기업으로서의 위상을 다져나가고 전기전자와 건설장비를 비롯한 분사 회사들도 각각 세계 톱5를 목표로 힘찬 도약을 시작할 것이다. 국가경제에 기여하고 우리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모든 경영진이 최선을 다하겠다.” (2017/03/15, 현대중공업 기업설명회에서)

“아버지가 100만 원을 벌다가 60만 원을 벌면 거기에 맞춰서 살아야 한다. 아버지가 사장이었을 때 월급만 생각하면 안 된다. 그동안 노조 월급을 줄인 적이 없고 과장 이상 중역이나 내 월급을 줄여왔다. 경영합리화라는 말이 어울리지 구조조정이라고 하지 말아달라.”

“인위적 구조조정을 중단한다고 했지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말한 적은 없다. 시장에 따라 수축 대응하는 것은 당연하다. 뭐든지 시장에 따라 적응해야 하며 확정된 것은 없다.” (2016/06/29, 산업통상부 장관 주재 조선업계 최고경영자 간담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도크 가동 중단이 현실화되고 다른 사업본부도 30%가량 일감이 줄었다. 정부와 채권단은 강력한 자구계획 제출을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 생존을 위해 한마음으로 힘을 모아줄 것을 간곡히 당부한다.” (2016/05/10, 울산 본사에서 열린 임금과 단체협상 상견례에서)

“현대중공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통분담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최약자를 마지막까지 보호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2016/04/26, 김기현 울산시장과 면담에서)

“수주절벽에 따라 일감이 부족한 냉엄한 현실을 부인하지 말아야 한다. 회생을 위해 이제는 노조도 오로지 회사의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을 해달라.” (2016/4/21, 백형록 현대중공업 노조위원장 등 노조 간부들을 만나)

“수주잔량이 11년 만에 최저 수준인데다 해양플랜트는 사업계획을 세울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실을 회피하지 말고 새로운 다짐과 각오로 부딪혀야 할 것은 부딪히고 해결할 일은 반드시 해결해 고비를 넘자. 지금이야말로 ‘현대정신’으로 전 임직원이 하나가 돼 이 위기를 극복하는 것이 가장 시급하고 절실한 과업이다. 지금의 위기가 우리를 돌아볼 수 있었다는 것을 아주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어느 누구와 상대하더라도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명실상부한 1등 기업으로 다시 태어나자.” (2016/03/22,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함께 발표한 창사 44주년 CEO 담화문에서)

“2016년 반드시 흑자를 달성하자. 흑자를 달성하지 못하면 시장은 더 이상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는다. 우리의 일터를 지키기 위해서는 생산성 향상과 원가절감 노력을 분명하게 해야 한다.” (2016/01/04, 현대중공업 신년사에서)

“본부 대표들과 수많은 검토 끝에 희망퇴직을 실시하기로 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회사는 창사 이래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데 여전히 ‘우리가 제일 잘하고 있다’는 착각과 1등의 오만함에 대해 누군가는 경종을 울려야 했다. 부하 직원들이 무엇을 하려고 하면 ‘너 그렇게 잘났어? 왜 쓸데없는 짓 하고 그래?’라고 말하는 책임자들에게 채찍을 들어야 했다.”

“기존의 틀과 관행에 변화를 주는 것이 부담스러웠다. 그동안 해오던 대로 좋은 게 좋다는 식으로 적당히 지내다 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선후배들이 ‘지금이 마지막 기회다. 이대로 가다가는 현대중공업의 미래가 없다’며 내게 간절하게 이야기했다. 나는 무책임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고 자리에 연연하면서 적당히 시간만 보내고 싶지 않았다. 고민 끝에 내 모든 것을 던졌다. 월급을 포함해 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회사 하나만을 생각하면서 내가 해야 할 일을 했다.”

“우리의 일터를 살리고 경쟁력을 높이는 일은 회장과 사장의 문제가 아니다. 임원, 부서장들만의 문제도 아니고, 노조위원장, 대의원들만의 문제도 아니다. 바로 우리 자신, 우리 모두의 문제다. 현대중공업 구성원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현대중공업을 살리는 일에 동참해 주길 진심으로 호소한다.”

“나는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됐고 누구보다도 현대중공업을 아끼고 사랑한다. 여러분들에 대한 내 마음 역시 조금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나는 우리 회사가 반드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 것이라 확신한다.”

“현대중공업은 우리 모두가 함께 마시는 큰 우물과 같은 존재다. 어느 누구도 이곳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우리 모두 관심을 갖고 아끼고 사랑해야 나와 내 가족, 우리 후배들이 오랫동안 이 우물과 함께 살아갈 수 있다.” (2015/06/01, 현대중공업 담화문에서)

“조금이라도 더 다가가겠다는 한 가지 마음으로 여러분을 찾았고 많은 것을 배운 소중한 시간이었다. 이제 여러분께 다시 변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사장인 나부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여러분과 함께 변화를 만들어 나가겠다. 이제 과거를 탓할 여유가 없고 함께 뜻을 모아 출발해야 한다. 나를 믿고 여러분의 뜻을 한번만 더 모아 달라.” (2014/09/29, ‘현대중공업 임직원께 드리는 글’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미래를 바라보자. 열악한 조건이었던 현대오일뱅크도 할 수 있다는 의지와 조직력으로 동종업계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세계 1위라는 명성과 영광은 잠시 내려놓고 현대중공업의 미래를 위해 힘을 모으자. 노사 편 가르기는 그만 두자. 오직 현대중공업을 위해 열심히 일하고 현대중공업을 정상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갖고 힘을 모아 다시 시작하자.” (2014/09/16, 현대중공업 사장 취임사에서)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늘 새벽 3시30분 울산공장을 향해 출발했는데 나는 오전 5시는 돼야 출발하니 이른 것도 아니다. 오전 6시30분에 공장에 도착하면 옷 갈아입고 6시50분부터 중역들과 아침을 함께하며 회의한다.”(2012,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시절)

“전문가가 아니라 내가 잘 모른다. 그러니 알아서 더 잘해야 한다. 단지 내가 해줄 게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만 얘기해달라. 현장의 요구가 타당하다면 어떤 지원이라도 아끼지 않겠다.” (2012,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시절)

“회사는 돈만 버는 곳이 아니다. 구성원 각자의 인생을 가치 있게 해주는 것도 회사의 큰 책임 가운데 하나다.” (2012,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시절)

“팀을 이끄는 감독과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사이에 신뢰와 조직력이 무너지면 아무리 강팀이라도 경기에서 이길 수 없다. 과거 명성에만 안주해 변화하지 않으면 실패만이 있을 뿐이다. 기업도 다르지 않다.” (2012/06,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시절에 회사 창립 50주년을 맞아 직원들에게 쓴 편지에서)

“당분간 구조조정은 없다. 우리는 모두 현대중공업 식구다. 한 식구가 된 만큼 그룹과 시너지를 창출하는 데 주력하자.” (2010/08,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취임 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