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이 한식 기반 간편식과 소스류로 베트남 공략을 본격화한다.

베트남 식품시장은 성장 잠재력이 크고 사람들의 입맛이 한국과 비슷해 국내기업들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분석된다.
 
[오늘Who] 대상 베트남 공략 확대, 임정배 '빨라야 이긴다' 속도전

▲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 사장.


30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베트남 식품시장이 계속 커지고 있는 가운데 대상이 베트남에서 사업 확대에 적극적이다.

대상이 올해 8월 베트남 북부 하이즈어성에 준공한 4공장은 최근 가동을 시작했다. 약 150억 원이 투자된 4공장은 떡볶이와 같은 간편식과 칠리소스 등 소스류를 생산한다.

대상이 베트남에서 식품사업을 시작한 지는 15년이 넘었다.

대상은 베트남에 1994년 진출했고 해외 생산기지 10곳 가운데 4곳이 베트남에 몰려있을 정도로 베트남 공략에 힘을 쏟고 있다. 2016년에는 베트남 현지 육가공업체 득비엣푸드 지분 99.9%를 375억 원에 인수하기도 했다.

대상은 2019년 베트남에서 매출 1433억 원을 거둬 전체 매출의 약 5%를 차지하고 있다. 

임정배 사장은 베트남에서 매출을 2030년까지 1조6천억 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임 사장은 베트남 사람들의 입맛이 우리나라 사람과 비슷하다는 점을 적극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주식이 쌀이고 매운맛을 좋아하는 것도 한국을 닮아있다. 최근 일부 베트남 편의점에서 간편식 떡볶이가 즉석식품 가운데 가장 높은 매출을 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따라서 고추장 등 대상이 강점을 지니고 있는 소스류를 판매하기에 적합하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은 올해 3월 발표한 ‘베트남 가공식품시장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베트남 가공식품시장에 간편함, 고품질, 신세대 부상 등 3가지 트렌드가 나타나고 있다”며 “베트남 소비자들은 한국 상품에 신뢰도와 호감도가 높은 만큼 국내 기업들의 시장 확대를 기대해볼 만하다”고 분석했다.

베트남 간편식시장은 성장성 측면에서도 부각되고 있다.

베트남은 최근 10년 동안 연평균 6%대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면서 중산층 인구 비율이 증가해 유통업과 서비스업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젊은 소비층의 확대와 도시화, 현대화에 따른 생활습관 변화로 베트남 간편식시장은 성장속도가 더 가파를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베트남은 2025년 인구 수가 약 1억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시장규모도 크다. 베트남 간편식시장규모는 2019년 기준 약 21조2천억 원 규모로 2014년부터 5년 동안 연평균 6.8% 성장했다. 

진일송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베트남 하노이무역관은 “베트남은 빠르게 조리해 먹을 수 있는 간편조리식품시장의 지속성장이 예상돼 한국 기업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베트남의 국민 1인당 국내총생산(GDP) 2천 달러 초반으로 아직까지는 가격이 가장 큰 구매 결정요소임을 유념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파악했다.

임정배 사장은 30년 동안 대상에서만 근무했는데 2017년 식품부문 대표이사에 올랐고 올해 초부터 단독대표를 맡고 있다.

임 사장은 대표에 취임했을 때부터 해외공략에 초점을 맞췄는데 2019년 해외법인 순이익이 2018년보다 165.7%나 증가하는 등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임 사장은 빠른 의사결정과 실행력으로 해외사업에서 속도전을 펼치고 있다.

그는 2019년 신년사에서 “큰 물고기가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에서 빠른 물고기가 느린 물고기를 잡아먹는 시대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번 베트남 공장 신축도 베트남 간편식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속도전의 일환으로 해석되고 있다. 

심지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상의 베트남 법인은 2020년 2분기 코로나19로 물류 락다운(봉쇄령)을 겪으며 실적이 다소 둔화됐다”며 “하지만 베트남 공장 신축이 정상화되면 향후 추가 실적 증가가 가능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