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이 퇴직연금 적립규모를 크게 늘리고 있음에도 낮은 수익률을 이어가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퇴직연금을 두고 은행들 사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수익률을 끌어올릴 필요성이 나온다. 
 
NH농협은행 퇴직연금 적립규모 빠르게 늘어, 수익률 높이기는 숙제

▲ 손병환 NH농협은행 은행장.


29일 은행연합회 퇴직연금 수익률 비교공시에 따르면 3분기 NH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수익률이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은 확정급여형(DB)과 확정기여형(DC), 개인형퇴직연금(IRP)로 구분되는데 대부분의 퇴직연금 고객은 확정급여형을 선택한다.

확정급여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퇴직금 지급을 위한 재원을 외부 금융기관에 적립해 적립금을 운용한다. 근로자가 퇴직할 때 근속연수 등을 고려해 사전에 확정된 퇴직금을 금융회사가 연금 또는 일시금 형태로 지급한다.

3분기 확정급여형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을 살펴보면 신한은행 1.84%, 하나은행 1.7%, KB국민은행 1.62%, 우리은행 1.61% 등으로 4개 은행의 평균 수익률은 1.69%다. 반면 NH농협은행은 1.49%의 수익률을 보였다. 

1분기와 2분기 NH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은 각각 1.47%, 1.50%로 같은 기간 주요은행 5곳 가운데 가장 낮았다.

NH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운용수익률이 낮은 것은 자산운용에서 안정성을 추구하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수익률 추이를 보면 자산운용을 적극적으로 하는 은행의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다”며 “NH농협은행의 특성상 퇴직연금 운용에 있어서 다소 안정적 경향을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은 주요 고객으로 공무원, 농촌 고령층이 많아 무리하게 공격적으로 자산운용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NH농협은행의 퇴직연금 수익률이 다른 주요 은행의 평균치에도 미치지 못한 만큼 수익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NH농협은행도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등 계열사의 퇴직연금부서 실무자들과 달마다 정기회의를 열고 마케팅정보 공유, 공동상품 개발 시너지 극대화 등을 논의하며 퇴직연금 수익률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퇴직연금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은행들은 퇴직연금 고객을 유치하는데 힘을 기울이고 있다.

2019년 말 기준 전체 퇴직연금 적립금은 약 220조 원에 이른다. 2023년에는 30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퇴직연금상품은 고객들이 입사한 뒤 퇴직할 때까지 장기간 위탁운용되기 때문에 은행의 큰 수익원이 될 수 있다. 퇴직연금 가입자들 대부분이 상품을 변경하지 않아 계약유지율이 높기 때문에 퇴직연금은 예대마진 이외의 수수료 수익을 내기 위한 전략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운용수익률이 높다고 해서 고객에게 돌아가는 수익이 당장 늘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고객을 유인하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다.   

NH농협은행 퇴직연금 적립액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3분기 누적 퇴직연금 적립금은 13조371억 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7.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의 적립금이 8% 늘어난데 이어 두 번 째로 증가규모가 크다.

NH농협은행은 최근 퇴직연금 수수료율을 낮추고 가입 이벤트를 벌이는 등 고객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남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