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리딩 금융그룹은 누가 차지할까.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벌이고 있는 금융지주 1위 경쟁이 갈수록 뜨겁다.
 
[오늘Who] 윤종규 조용병, KB와 신한 리딩금융 경쟁 올해는 초박빙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과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의 1위 다툼이 그 어느 때보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워지고 있다. 

KB금융지주가 2분기와 3분기 연속으로 신한금융지주를 추월했지만 누적으로는 여전히 신한금융지주가 앞서고 있다. 다만 둘의 격차가 고작 723억 원에 그쳐 4분기 실적에 따라 충분히 1위와 2위가 바뀔 수 있다.

먼저 실적을 발표한 KB금융지주가 깜짝실적을 내며 리딩 금융그룹 탈환에 한 발 다가서나 싶었지만 이에 질세라 신한금융지주 역시 깜짝실적을 발표했다.

둘 모두 처음으로 분기 순이익 1조 원을 넘겼다.

KB금융지주는 분기와 누적 기준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는데 신한금융지주는 아예 누적 기준으로 국내 금융권 사상 최대 순이익을 냈다.

다만 신한금융지주는 4분기에 사모펀드 손실을 추가 반영할 수 있다는 점이 변수로 꼽힌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다른 은행이 손해 미확정 라임자산운용 펀드와 관련해 분쟁 조정을 시작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신한은행도 라임펀드 판매분 2740억 원에 대해 4분기에 손실처리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다만 회수율과 불완전판매 배상비율 등을 감안하면 손실액이 700억~800억 원을 크게 웃돌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내다봤다.

윤종규 회장과 조용병 회장은 2014년 말과 2015년 초 4개월 시간차를 두고 각각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 신한은행장에 올라 맞수가 됐다. 그 뒤 조 회장이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전선도 넓어졌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몇 년 동안 순이익, 금융 대장주 등을 놓고 엎치락뒤치락 1위 다툼을 벌이고 있다.

조 회장이 회장으로 취임한 첫 해인 2017년 KB금융지주는 신한금융지주가 9년 동안 지키고 있던  순이익 1위를 차지했다. 당시 둘의 격차는 4천억 원에 이르렀다.

그러나 2018년 다시 신한금융지주가 KB금융지주를 제쳤고 지난해에도 우위를 지켰다. 둘의 순이익 격차는 2018년 1278억 원, 2019년 917억 원이다. 올해 누가 리딩 금융그룹이 되든 둘의 순이익 격차는 그 어느 때보다 적을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실적은 조 회장과 윤 회장의 위기대응 능력을 가늠하는 잣대라는 점에서도 한층 중요하다. 여기에 조 회장과 윤 회장 모두 올해 연임을 확정하고 각각 2기와 3기를 시작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신한금융지주가 실적을 발표하면서 주가 역시 탄력을 받고 있다.

둘은 금융 대장주 자리를 놓고도 자존심 경쟁을 펼치고 있다. 28일 기준으로 KB금융지주 시가총액이 17조5천억 원가량으로 코스피 18위고 신한금융지주는 시가총액 16조3천억 원가량으로 19위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시가총액이 2조 원 이상 뒤처졌으나 실적 발표 이후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시가총액 격차도 단번에 대폭 줄었다. 이날 하루에만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4.3% 올랐다.

신한금융지주 주가가 탄력을 받기 시작하면서 한동안 KB금융지주 우위로 굳어지던 대장주 다툼 역시 흥미진진해질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지주는 2017년 6월 7년 만에 시가총액 규모에서 신한금융지주를 앞섰고 다시 1년4개월 뒤인 2018년 10월 금융주 시가총액 1위를 신한금융지주에 내줬다.

그 뒤 서로 뺏고 빼앗기는 국면이 이어졌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는 KB금융지주가 격차를 점차 벌리며 꾸준히 앞서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