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정유업황이 상반기는 부진하고 하반기부터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에쓰오일 주식은 정유업종 선호주로 꼽혔다.
 
에쓰오일, 정유업황 내년 하반기 회복되면 수혜 많이 볼 가능성 높아

▲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총괄사장(왼쪽), 후세인 알 카타니 에쓰오일 CEO.


이동욱 키움증권 연구원은 27일 “내년 정유업황은 상반기 글로벌 원유 재고의 소진 규모를 고려해야 한다”면서도 “글로벌 정제설비 순증설 물량은 올해보다 줄어드는 만큼 하반기로 갈수록 정제마진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제유가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기준으로 배럴당 40달러선을 오가는 저유가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이에 미국의 셰일에너지 시추공(리그) 숫자가 줄고 있으며 메이저 정유사들이 자본지출(CAPEX) 집행계획을 축소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원유시장에서 공급능력이 줄어든다는 지표다.

그러나 이 연구원은 이런 지표상 징후들이 원유시장의 공급 감소로 직접 이어지기까지는 변수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먼저 세계 각 나라들에 쌓여 있는 원유 재고를 해소할 기간이 필요하며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이란과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을 향한 무역규제가 완화할 수 있다.

석유수출국기구와 기타 산유국 모임(OPEC+)의 감산 협력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원하는 수준까지 빠르게 회복되지 않는다면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감산 참여국이 산유량을 속일 수도 있다.

이 연구원은 “산유량 속이기가 본격화하면 사우디아라비아도 원유시장 점유율 확대로 생산전략을 수정할 것”이라며 “결국 글로벌 원유시장의 공급이 지표상 징후와 달리 늘어날 수도 있다”고 봤다.

다만 정제마진은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직 세계 각국의 정유제품 재고가 많아 상반기에는 정제마진이 큰 폭으로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내년 가동이 예정된 글로벌 정제설비의 순증설량은 하루 48만5천 배럴로 올해 순증설량보다 37% 적다.

이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의 개발 여부와 운송연료 수요 반등의 강도에 따라 내년 정유업황이 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두 상장 정유사 주식 가운데 에쓰오일 주식이 비교적 선호주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연구원은 “신재생에너지 확대 및 글로벌 에너지 전환 기조의 측면에서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이 에쓰오일 주식보다 투자매력이 높다”면서도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소송 관련 리스크가 해소돼야 하는 만큼 정유업황이 개선될 때 지렛대(레버리지) 효과가 큰 에쓰오일 주식이 정유업종 선호주”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