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 K5가 ‘형님차’인 현대자동차의 쏘나타를 제치고 올해 중형세단시장에서 사실상 ‘왕좌’를 거머쥘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K5는 기아차 내수 판매량을 이끌던 쏘렌토나 카니발 등 RV(레저용차량) 브랜드보다 올해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많이 판매돼 올해 기아차 ‘판매왕’ 자리에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
 
기아차 K5가 형님차 쏘나타 제쳤다, 호랑이 얼굴 디자인이 승부 갈라

▲ 송호성 기아자동차 사장.


21일 기아차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K5는 6만6716 대 팔려 쏘나타(5만2370대)를 1만4346대 앞서면서 사실상 중형세단에서 1위를 굳혀가고 있다.

지난해 쏘나타가 10만3대 팔려 K5(3만9668대)와 판매격차를 6만 대가량 벌린 것과 반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아차가 K5의 연식변경모델인 2021년형 K5를 10월에 내놓으면서 쏘나타와 판매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는 시선도 나온다. 

연식변경모델은 일반적으로 기존 모델에서 옵션 등이 일부 변경된 모델을 말한다.

기아차는 2021년형 K5에서 주요 고객인 20대에서 40대까지의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을 기본옵션으로 넣으면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높였다.

우선 기존에 K5 최상위 트림(등급)인 ‘시그니처’에만 포함됐던 이중접합 유리를 2021년형 K5 모든 트림에 적용했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리모트 360도뷰 기능 등 고객이 고를 수 있는 선택품목을 기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 이처럼 고객이 선호하는 사양을 넣으면서도 2020년형 K5와 비교해 트림별 가격 상승은 5만~10만 원에 그친다.

K5와 쏘나타는 각각 지난해 11월과 3월에 전면교체모델을 내놓으면서 올해까지 판매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사실상 디자인에서 승부가 갈렸다고 자동차업계는 보고 있다.

두 자동차는 성능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어 디자인 외에는 뚜렷한 차이점을 찾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둘은 파워트레인을 공유하는 ‘쌍둥이 차’다. 게다가 엔진 라인업도 2.0 가솔린, 1.6 가솔린 터보, LPG, 하이브리드 등으로 겹친다.

기아차는 지난해말 K5를 4년 만에 완전변경하며 무엇보다 디자인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박한우 기아차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3세대 K5 출시 행사에 나와 “잊혀지지 않을 압도적 디자인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기아차는 3세대 K5의 디자인 콘셉트로 ‘역동성의 진화’를 내걸고 기존에 차량 전면부에서 개별적으로 분리돼 있던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를 유기적으로 연결했다.

기존에 ‘호랑이 코(타이거 노즈)’ 모양으로 상징된 전면부 모습이 ‘호랑이 얼굴(타이거 페이스)’로 진화한 것이다.

호랑이 얼굴은 기아차의 차세대 디자인 방향성을 보여주는 디자인 요소로 자라잡아 앞으로 출시되는 기아차의 신차에 차례대로 적용된다.
 
기아차 K5가 형님차 쏘나타 제쳤다, 호랑이 얼굴 디자인이 승부 갈라

▲ 기아자동차 '2021년형 K5'


기아차 관계자는 "기존 K5의 우수한 디자인을 뛰어넘기 위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한층 강화함으로써 3세대 K5만의 강렬한 인상과 존재감을 구현했다”며 “디자인에 역량을 쏟아부었던 것이 고객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K5는 이런 기세로 국내 중형세단시장에서 1위 자리뿐 아니라 올해 기아차 전체 차종의 1위 자리도 넘보고 있다.

기아차는 전통적으로 해외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RV(레저용차량)시장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기아차의 최근 5년치 주요 판매실적을 살펴보면 K5 순위는 2019년에 7위, 2018년 5위, 2017년 7위, 2016년 7위, 2015년에 5위로 집계됐다. 1위에는 쏘렌토나 카니발 등이 주로 올랐다.

하지만 K5는 올해 9월까지 누적 판매량 기준으로 기아차의 내수판매 차종 가운데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기아차 차종에서 판매순위 2위인 쏘렌토와 3100대가량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남은 석 달 동안 K5가 쏘렌토와 월별 판매량 격차를 1천 대 미만으로 유지하면 K5가 올해 기아차 판매량 1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아차는 그동안 쏘렌토와 카니발 등 RV차량들이 많이 판매됐는데 K5가 올해 이들을 제친다면 세단에서도 한층 경쟁력을 입증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며 “3세대 K5의 디자인 변화를 통해 성과를 거둔만큼 앞으로 K3와 K7의 디자인 변화에서도 기대를 해볼만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