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가 현대자동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19일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 시나리오는 현대모비스 분할 여부에 따라 현대차 지분을 현대모비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안과 2018년 개편안을 다시 추진하는 방안 등 2가지로 예상된다”며 각 시나리오에 따른 단기 수혜주로 현대차와 현대글로비스를 꼽았다.
 
현대차 현대글로비스, 정의선시대 지배구조 개편의 수혜회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은 현대차의 최대주주인 현대모비스를 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지배력을 높이는 데 있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분할하지 않는다면 정 회장 부자가 보유한 현대차 지분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현대모비스를 향한 지배력을 높일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는 현대모비스를 제외하고 오너 일가의 지분가치가 가장 큰 계열사인데 현대모비스 지분 확대를 위해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은 현물출자가 유일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는 주력 계열사인 만큼 지분을 외부로 매각할 수 없고 주식 스왑은 상호출자를 더욱 강화해 선택할 수 없는 방안”이라며 “합병 재원으로 활용하기엔 보유 지분율이 8.0%에 불과해 희석 부담이 큰 만큼 현대차 지분을 활용할 유일한 방법은 현물출자뿐”이라고 바라봤다.

정 회장 부자가 현대모비스에 현대차 주식을 현물출자한 뒤 신주를 배정 받아 지배권을 강화한다면 현재 주가 수준으로 현대모비스 지분 약 13%를 추가로 취득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후 애초 보유하고 있던 현금과 보유 계열사 지분 매각자금 등을 통해 현대모비스를 향한 지배권을 강화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차 지분을 현대모비스에 현물출자하는 방안은 공정성과 빠른 의사결정 등이 장점인 시나리오”라며 “현대차 주가가 높을수록 현대모비스를 향한 지배력이 단단해지는 만큼 이 시나리오의 최선호주는 단연 현대차”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분할한다면 2018년 제시했던 개편안을 보완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모비스를 모듈 및 AS부품사업을 하는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나눈 뒤 사업회사를 현대글로비스와 합병하는 방식인데 이 방법은 오너 일가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데 유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현대모비스 분할 이후 합병, 주식교환, 외부 매각 등 어떤 형태로 지배구조 개편이 진행되더라도 현대글로비스 지분 가치가 상승할수록 오너에게 유리하다”며 “현대모비스를 분할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현대글로비스가 최대 수혜주”라고 바라봤다.

현대차그룹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는 방안은 실현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김 연구원은 “금융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며 “글로벌 완성차업체 대부분이 금융계열사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대차 스스로 금융 경쟁력을 떨어뜨릴 의사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낮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