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맺는 전략으로 올해 도시정비사업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우건설은 올해 남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경쟁자와 분쟁 가능성은 줄이면서 사업을 따낼 확률을 최대한 높이기 위해 컨소시엄을 맺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풀이된다.
 
대우건설, 도시정비사업에서 컨소시엄 전략으로 부진 탈출 안간힘

김형 대우건설 대표이사 사장.


18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대형건설사 가운데 이례적으로 대우건설은 올해 참여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을 모두 컨소시엄 형태로 치르고 있는데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점과 관련이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대우건설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6위인데 더 높은 순위에 있는 대형건설사와 대결에서 수주를 장담하기 쉽지 않아 공사지분이 낮아지더라도 컨소시엄 구성을 통해 수주 가능성을 높이는 전략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대우건설은 대구시 동구 효목1동7구역 재건축과 경기도 남양주시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에 컨소시엄을 맺고 수주를 노리고 있다.

공사비 4600억 원 규모의 대구 효목1동7구역 재건축사업에 현대건설, 효성중공업과 함께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 또 공사비 4천억 원 규모의 경기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에는 GS건설과 컨소시엄을 맺고 동부건설과 맞붙는다.

대우건설은 올해 유일한 도시정비사업 실적인 대구 앞산점보 재개발사업도 롯데건설과 컨소시엄을 이뤄 8월 수주했다.

대우건설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 경쟁력 있는 브랜드 '푸르지오'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 다른 대형건설사와의 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 있다.

대우건설은 5월 말 공사비 8087억 원의 반포아파트 3주거구역(반포3주구) 재건축사업에서 삼성물산과 맞붙었는데 617표를 얻으며 68표 차이로 아쉽게 시공권을 놓치기도 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반드시 컨소시엄을 맺는다는 전략을 선택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컨소시엄을 맺고 도시정비사업 입찰에 참여하면 수주 가능성을 높이고 수주 이후에도 비용조달이 쉬워지는 등 안정적 사업 추진이 가능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컨소시엄을 맺고 참여한 사업장에서 성과를 낸다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부진을 다소 메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올해 대구 앞산점보 재개발사업에서 수의계약으로 따낸 대우건설의 지분비율 50%에 따른 1950억 원 규모가 도시정비사업 실적의 전부다.

대구 효목1동7구역 재건축과 경기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은 대우건설이 맺은 컨소시엄의 수주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대구 효목1동7구역 재건축사업은 첫 번째 입찰에 대우건설이 현대건설, 효성중공업과 팀을 이뤄 참여했다. 단독입찰로 유찰된 뒤 16일 진행된 두 번째 입찰에도 대우건설 컨소시엄만 참여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시공사 선정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경기 덕소3구역 재개발사업에서도 대우건설, GS건설이 맺은 대형건설사 컨소시엄이 동부건설과 비교해 더 우수한 사업 조건을 제시했다고 알려졌다.

대우건설은 대구 효목1동7구역(공사비 4600억 원 규모)과 경기 덕소3구역(공사비 4천억 원 규모)에서 정비사업을 따낸다면 두 사업에서 3500억 원 이상의 실적을 쌓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두 사업을 따내 올해 도시정비사업에서 5500억 원 이상의 신규 수주를 거두면 지난해 도시정비사업 실적 86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극심한 부진에서는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잇는 셈이다.

다만 서울 강남이나 수도권 핵심지역에서도 다른 건설사와 컨소시엄을 맺고 성과를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시정비업계에서는 강남 등 사업성이 매우 우수한 지역의 도시정비조합에서는 시공책임 등을 이유로 컨소시엄의 시공사 입찰을 꺼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우건설은 입찰 참여를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진 서울 동작구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의 단독수주 여부가 온전한 부진 탈출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오랜 기간 흑석11구역에 공을 들인 만큼 우수한 사업조건을 내걸고 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방침을 세웠다"고 말했다.

서울 흑석11구역 재개발사업은 공사비 4500억 원 규모로 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현장설명회를 개최했고 11월23일 입찰을 마감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상유 기자]